나는 보도로 걷고 싶어
아침에 일어나 학교를 향해 가다 보면 매일 공사하는 원룸촌을 통과한다. 별다른 바리케이드 없이 공사장 옆을 지나면 그 좁은 1차선 도로로 양방향에서 진입하는 차들 때문에 잠시 멈춰서 길이 날 때까지 기다린다. 이렇게 원룸촌을 지나면 한창 출퇴근하는 차들이 다니는 왕복 2차선 도로가 나타난다. 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보도 위에서 맨홀 뚜껑을 열고 공사하느라 바리케이드가 세워져 있고 사람들은 자연스레 차도로 비켜간다. 일주일에 반은 이렇게 위험하게 시작된다. 이렇게 보도 위의 장애물을 피하다 보면 보도에 불법주차한 차량이나 홍보용 설치물이 장애를 빚는다. 이 장애물들로 위의 사례처럼 찻길로 사람들이 다니게 된다. 보도는 보행자를 위한 길이다. 보행자의 안전을 보장하고 통행할 권리를 주는 보행자만의 길이다. 하지만 이제는 공사장이나 제2의 주차장이 되어가는 것 같다. 물품을 운송하기 위해서 보도 위에 정차한 택배운송 차량과 보도 한가운데 당당하게 세워진 에어간판, 심지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음식물 쓰레기통까지 방치되어 있다. 보행자가 맘 놓고 편히 다닐 길이 없어진 것일까. 에어간판의 경우 바람에 쓰러지면 큰 사고를 낼 수 있어 사용할 때 쓰러지지 않도록 사전에 안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또한 원룸촌이나 주택가는 편도 1차선이라서 양방향에서 오는 차는 보행자에게 큰 불편함을 준다. 따라서 일방통행으로 길을 정해야 최소한 보행자와 운전자의 불편을 초래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보행자의 안전을 보호하는 것이 우선이다. 보도 위에서 공사를 하거나 보도에 인접한 건물의 공사를 할 경우 반드시 바리케이드와 안전방벽을 설치하고 임시 보도를 확충해야 한다. 도로 보수와 확충이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차들은 넘치고 있다. 하지만 보도는 보행자의, 보행자에 의한, 보행자의 길로서 남아야 한다. 중구 서동 권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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