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가정의 달 사랑나누기 글짓기 대회 최우수상 수상작(산문)
운동회  
옥산초등학교 4학년 6반 김민관
 
  나는 이때까지 운동회를 세 번 하였다. 그러나 이때까지 한 것 중 3학년 때 한 운동회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 가장 최근에 한 것이라서 그럴 수도 있지만, 이 두 가지 이유 때문이라고 본다. 첫 번째, 내가 최고 기록인 2등을 했다는 것. 두 번째, 가족과 친구들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정과 가족 간의 친근함을 더 키울 수 있었다.

  친구들과 백군띠를 매고 신발을 단단히 매어 신을 때 나는 한 편으로는 긴장이 되고 한 편으론 신났다. 밖에 나왔을 때 나는 얼른 엄마를 찾았다.

  ‘아! 어딨지?’

  하며 힐끔힐끔 돌아보았지만 엄마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살짝 실망한 채 국민 체조를 하는데 엄마가 오셨다. 해맑게 웃으시며. 그런데 매일 보는 얼굴이었는데 그 때 만큼은 유독 반가웠던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살짝 브이 표시를 해 보이며 달리기 선에 섰다.

  ‘엄마가 보고 있다.’
  생각을 하니 더욱 긴장되었다. 긴장된 탓인지 아깝게 2등을 하고 말았다. 힘 빠진 표정으로 돌아왔다. 엄마가 말씀하셨다.
  “잘했어, 잘했어. 좀 더 앞으로 나갔으면 1등 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쉽지만 지나간 일이니까 잊어버리자!”

  역시 엄마다. 엄마 말고는 내게 격려해 줄 사람은 없다. 그 때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매번 오셨지만, 그 때 찾아온 아빠의 얼굴은 잊을 수 없이 밝았다. 아빠가 내가 2등한 걸 보셨을까? 그건 그렇고 아빠는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계셨어야 했는데 어떻게...... 아빠는 최대한 시간을 내서 나를 보러 온 것이다. 아빠께 감사하다고 했어야 했는데...... 아빠, 감사하고 사랑해요!

  학부모 참여 종목이었다. 내가 그 때 장난삼아,
  “엄마, 나가봐!”
  했다. 엄마는 그 때부터 줄곧 나가서 맹활약(?)하였다. 일기장에도 썼지만 날 위해 힘든 것도 참은 엄마께 감사의 말씀을 다시 한 번 전하고 싶다. 또 엄마는 우리가 밀릴 때 격려도 해 주고, 박수도 쳐 주셨다. 엄마 덕분에 내가 그 때 꽤 잘한 것 아닌가 싶다.

  3학년 운동회 때 엄마의 격려도 큰 힘이 되었지만 친구들과 협동한 것도 중요했다. 우리 반의 어떤 여자애가 춤도 추고, 목청이 터져라 응원한 것 역시 점수를 올릴 수 있었다. 혹시 한 종목에서 패하더라도 서로 격려하였다. 그러면 다시 기운을 차릴 수 있었다. 기다릴 땐 서로 과자도 나누어 먹었다. 이 땐 서로 원수지간인 녀석들도 바꾸어 먹으며 싸운 일을 잊었다. 그 때 만큼은 서로의 우정을 쌓으며 즐겁게 보냈다.

  드디어 팽팽한 접전 끝에 100점이 걸린 계주 경기에서 결판이 났다. 초반엔 팽팽했다. 남자부의 우리 반 아이는 여자부의 승부로 끌었고, 우리 반의 여자애가 역전시켰다! 이 땐 저절로,

  “○○○! ○○○! 힘내라!”

  하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그러나 우리 편의 5학년이 바턴을 떨어뜨리는 바람에 우리는 패하였다. 우리는 서로를 격려하며 마지막으로 국민 체조를 하였다. 벌써 세 번째로 진 것이었지만 가장 소중하고 가장 보람되고 가장 멋졌던 운동회였다. 친구와 우정을 쌓고, 엄마께 감사할 수 있었으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