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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밖에서 칭찬받고, 안에서 욕먹는 韓國
 
편집국   기사입력  2009/07/13 [17:24]
◈ 박정희를 높이 평가한 베트남 공산당 간부들
 
4,5년 전의 일이다. 외교통상부를 취재하면서 우리나라와 아세안간 기자 교류 프로그램으로 베트남과 라오스 등을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 베트남 공산당 간부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이들 대부분이 베트남전에 참전해 전과를 올린 사람들이었는데, 박정희 대통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 물어봤다.
 
답변은 의외였다. 한국의 근대화를 성공시킨 대통령이라며 아주 좋게 평가했다. 박 전 대통령은 우리 군을 베트남에 파병해 월맹과 전쟁을 한 당사자다. 당연히 적개심을 갖고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예상과 달랐다. 그러면서 베트남이 추진하고 있는 '도이모이'란 경제 개혁도 박정희식 경제 개발 정책을 본뜬 것이라고 했다.
 
역시 사회주의 국가인 라오스도 마찬가지였다. 라오스 정부 관계자는 과거 한국의 경제 개발 5개년 계획을 그대로 본떠 라오스에서도 경제 개발 5개년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한때 전쟁까지한 국가가 우리나라를 높이 평가하고, 경제 개발 모델로 벤치마킹까지 한다는 사실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우리나라는 경제발전과 민주주의를 동시에 이뤄낸 신생독립국가 가운데 거의 유일한 국가다. 70년대까지만 해도 라틴아메리카나 필리핀 등 일부 아시아 국가들이 경제 성장을 이루는 데 성공했지만, 민주화 과정에서 실패해 다시 몰락한 경우와 대비된다.
 
그래서 한국은 국제적인 모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경제발전과 민주주의를 이룬 모범 국가로 연일 한국을 거론하고 있다.
 
◈ 오바마의 한국 찬양
 
지난 18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아프리카를 방문한 오바마는 가나 의회에서 가진 연설에서 이런 말을 했다. "내가 태어났을 때 케냐와 같은 아프리카 국가들은 한국보다 1인당 경제 규모가 더 컸다. 하지만, 이제는 완전히 추월당했다. 질병과 갈등이 아프리카 대륙을 황폐화시켰다". 그러면서 "한국을 배우라."라고 조언했다.
 
아버지가 케냐 출신이기 때문에 아프리카는 오바마의 뿌리라고 할 수 있고, 그런 만큼 그의 언급은 아프리카에 애정이 담긴 충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이탈리아에서 열린 G8 정상회의에도 한국에 대해 언급했다. 폐막 기자회견에서 기자의 질문을 받은 오바마는 "아버지가 미국으로 유학을 왔을 당시 케냐는 한국보다 더 잘 살았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은 발전되고 부유한 나라지만 케냐는 여전히 심각한 빈곤으로 허덕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한국은 정부가 민간ㆍ시민사회와 협력해 투명성과 책임성,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제도를 창출해 두드러진 경제 발전을 이뤄냈다. 아프리카 국가들이 똑같은 일을 못해낼 이유가 없다"면서 한국을 경제 발전의 모델로 제시했다.
 
이전에도 오바마는 대선후보 시절부터 교육과 경제 발전과 관련된 모범 사례로 한국을 여러 차례 소개해왔다. 지난 3월에는 교육정책 비전을 제시하는 연설에서 "미국 아이들은 한국 아이들보다 학교에 한 달 정도 덜 보낸다. 한국 아이들이 하는데 우리 아리들이라고 못하란 법이 없다'고 했다. 한국의 높은 교육열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평가한 것이다.
 
5월에는 이집트를 방문해서 "한국과 일본 같은 국가들은 독특한 문화를 유지하면서도 엄청난 경제성장을 이뤄냈다."라고 평가했다.
 
◈ 경제와 민주화 동시에 이룬 유일한 국가
 
사실 우리나라는 해방 이후 60여 년 만에 세계가 부러워할 만한 경제 성장과 민주주의를 동시에 이룩했다. 다른 나라는 수백 년 걸리는 것을 우리나라는 60년년만에 압축해 이룬 것.
한국과 적대시하고 심지어 전쟁가지 한 국가도 우리나라의 모델을 배우고 있다. 이제는 국제사회의 초강대국이라고 하는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성공 모델을 언급하는 건 국제사회에서 달라진 우리의 위상을 반영한다.
 
외교관들도 이런 말을 많이 한다. 8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가 경제는 발전했지만, 인권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으로 국제사회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지만, 지금은 우리를 바라보는 눈이 완전히 달라졌음을 실감한다는 것.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은 "전 세계 200여 개 나라가 있는데 한국보다 인구도 많고 일 인당 국민소득도 높은 나라는 여섯 개 나라밖에 없다."라고 했다. 우리 국력이 그만큼 커졌다는 것.
 
◈ 국내에서는 욕먹는 나라
 
산업화와 민주화는 해방 이후 우리가 이룬 성과로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그런데도 국내에서는 우리 스스로 우리가 이룬 업적을 폄하하고 있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룩한 두 세력이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서로 상대를 인정하지 않고 갈등하며 상대를 깎아내리는 데 혈안이 됐기 때문. 아직도 우리 사회는 이념의 극한 대립에 갇혀 있다. OECD 국가 가운데 이념 문제로 국론이 이처럼 첨예하게 대립하는 국가는 우리나라 뿐이다.
 
산업화 과정에서 인권 탄압의 아픈 기억이 있다. 민주화 과정에서도 시행착오가 없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국제사회가 우리를 모범 사례로 벤치마킹할 만큼 우리 사회는 발전했다. 이제는 상대를 인정하고, 두 세력이 이룩한 긍정적인 업적을 발전적으로 승계할 시점이 됐다. 그래야 대한민국이 한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
지금은 보수정권이 집권하고 있다. 힘을 가진 측에서 먼저 마음을 열어 상대를 존중하고, 경청하는 포용의 큰 정치를 펼 때다. 그것이 모두가 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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