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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미국의 20대와 촛불 든 한국의 20대의 차이
 
변희재 미디어발전국민연합 공동대표   기사입력  2009/10/05 [18:44]
지난 노대통령 장례를 전후로 시사평론가 김용민씨가 대학의 한 신문에 기고한 20대 포기론이 뒤늦게 논란이 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지금의 20대들이 MB 정권 타도를 위한 집회에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에, MB 정권은 이들에 관심을 보이지 않을 것이므로 희망이 없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김용민씨는 “나는 지금 10대에게 큰 기대를 건다. 이 친구들은 촛불의 발화점이 됐던 소위 촛불 소년 소녀 세대이다”라며 이들 10대들이 대학을 졸업하면 지금의 20대들을 앞지르는데 판돈을 모두 건다고까지 주장했다.
 
표현이 과격해서 그렇지, 이른바 친노좌파 진영의 전형적인 시각이다. 88만원세대론을 주장해온 우석훈 박사 역시 지난해 촛불시위 당시, 사실 상 20대를 포기하고 10대 희망론을 제기한 바 있다.
 
촛불이 활활 타오르는 상황, 대학가의 20대들이 조직을 결성하여 MB정권 타도에 나서주기만 하면 언제라도 정권을 엎을 수 있을 듯한데, 이들 20대가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 나서지 않으니 답답했던 것이다. 그러다 급기야 20대 포기론과 10대 희망론까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김용민씨나 우석훈 박사의 방법론에 동의를 하지 못해서 그렇지, 깊이 고민해보면 20대들은 이들의 비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특히 이른바 보수우파 진영에서는 이와 반대 방향의 20대 비판론조차 없는 상황이라면 말이다. 그나마 친노좌파 진영에서는 20대에 관심이라도 있는 것이고, 보수우파 진영에서는 나의 경험으로 볼 때, 애초에 관심조차 없다. 친노좌파에서는 20대를 정치투쟁의 도구로 이용하고자 하고, 보수우파에서는 관심이 없다면, 차라리 이용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과 대화하는 게 낫다는 거다. 즉 일을 풀어나가려면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던지는 화두부터 해결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80년대의 20대, 즉 지금의 386세대와 비교할 때, 20대의 권력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74년생인 김용민씨나 나의 문제의식이 똑같고, 평범한 20대 역시 동의할 것이라 믿는다.
 
물론 그 권력의 성격이 무엇이냐에 대해서는 섬세한 논쟁이 필요하다. 아마도 이에 대해서도 김용민씨와 나의 견해는 일치할 듯하다. 사회의 제도와 틀을 바꿀 수 있는 정치권력, 언론권력, 학술권력의 기준으로 볼 때, 20대의 권력이 미약한 지경을 넘어 아예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30대와 20대 CEO 포럼을 운영하는 나의 기준으로 보자면 경제권력도 없다.
이 부분에 대해서라면 나는 보수우파 진영을 신뢰하기 어렵다. 보수우파 진영이 원하는 20대는 촛불을 들지 않고, 데모하지 않고, 조용히 도서관에서 취업 공부하여 기업에 입사하는 순응형 인재를 원하던지, 그게 아니라면 그냥 대체로 무관심이다. 하여간 20대들이 실업자가 되든 굶어죽든, 그들의 희망이 사라지던, 촛불만 들고 나오지 않으면 된다는 시각이 범 보수우파 진영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인터넷에 잡글이라도 써대는 20대의 다수가 보수우파라 하면 경기를 일으키는 것이고, 이런 20대를 보면서 김용민씨와 우석훈 박사는 조금만 더 끌어올리면 횃불을 들고 정권 타도 운동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지금 이 시기에 경제개혁 방향이 잘못 잡히면 나중에 20대들이 차기 정권을 창출해도 되돌릴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한다. 즉 20대들이 안정되고 활기찬 30대와 40대의 삶을 누리려면 지금의 20대의 이해관계에 맞도록 국가와 사회의 방향을 설정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할 수 있는 수단이 바로 권력이기 때문에, 권력 없는 20대의 미래의 삶이 보장될 수 없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을 만들어낸 20대와 30대는 대부분 인터넷기업 CEO들이나 이 분야의 전문직 청년들이었다. 이들은 노무현처럼 오바마의 이미지나 따라다닌 것이 아니라, 실제로 오바마 정권에 인터넷 정책을 관철시켰고, 이를 주도한 대표적인 인물인 마이스페이스 창업자 크리스휴즈(24세)는 백악관의 인터넷 담당으로 들어갔다. 이런 미국의 CEO 청년들과 한국에서 촛불이나 들고 댓글이나 쓰다 처벌받는 한국의 20대를 보면 가슴이 아플 지경이다.
우리 입장에서는 현 정부에 최대한 청년창업 정책을 관철시킬 것이다. 도저히 안 되겠으면 차기 정권 창출에까지 나서서라도 우리가 원하는 경제판을 만들 것이다. 이러한 우리의 계획에 대해 “모든 청년들이 창업하지는 않는다”라는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서 내가 진보좌파 대학 학생들과의 토론회 때 제안했던 것은 20대 정당을 만들라는 것이었다. 20대의 이해관계에 맞는 정책들 딱 10가지만 선정하여, 이 깃발 들고 지자체부터 총선까지 출마하라. 20대와 30대의 표만 절반 이상 얻겠다는 목표를 갖고 매진하라. 최소한 등록금 인하부터, 창업 활성화까지 20대를 위한 정책은 수도 없이 많다. 다른 것 다 떠나서 대통령 후보 자격을 40세 이상으로 제한해놓은 그 이상한 규정부터 뜯어고쳐라. 이런 정책들을 정치권에 관철시킬 수 있는 힘이 없기 때문에 밀려날 뿐이다.
 
이게 과연 가능할 것이냐는 반론도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김용민씨의 거친 비판 그대로, 이대로 가면 비전은 없고, 나 역시 김용민씨의 말대로 10대들에게 판돈을 걸어야할지 모른다. 10대들이 20대보다 더 뛰어나 다기 보다는 지금의 10대가 왕성한 활동을 하게 될 5년에서 10년 뒤에는 최소한 실크로드CEO포럼이 중심이 되어 10와 20대들이 사회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국가의 방향을 완전히 재설정해놓을 것이기 때문이다. 즉 10대들에게 지금의 20대보다 더 좋은 판이 제공된다는 것이다.
 
20대들에게는 이를 앞당겨야할 과제가 있는 것이며, 아마도 해보면 알겠지만, 지금 촛불과 짱돌을 들라고 선동하는 바로 낡은 권력형 386세대가 20대를 위한 세상의 가장 큰 걸림돌로 등장하게 될 것이다. 그때 싸울 때 싸우더라도, 일단 20대에 관심을 갖고 있는 친노좌파 인사들의 비판을 지금 단계에서부터 무시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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