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없는 철새'가 먹이를 향해 날아다니고 있다. 
 
어떤 철새는 배가 고파 먹이를 찾고 있으며, 어떤 철새는 때가 됐으니 먹이를 찾고 있다.  절박한 철새는 먹이로 유혹하는 곳에 덜썩~ 자리를 잡지만,  불러주는 곳없는 처량한 철새는 이곳저곳 기웃거리기만 할 뿐 아무리 둘러봐도 앉을 자리가 없다. 
 
일부 사람들은 공무원에게는 영혼이 없다고 한다.  사무적이고 실적주의에 사로잡혀 소신을 잃어 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공무원에게만 영혼이 없는 게 아니다. 일부 정치인도 영혼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여,야가 영혼없는 철새정치인들을 공천에서 배제하겠다는 원칙을 세우고도 막상 선거일이 닥아오자 경쟁력을 앞세운 외부인사를 영입하고 있다.  그 중에는 상당수가 당정을 변경한 정치인이 있어  일명 '철새 정치인'들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여,야 모두 능력 있는 인재를 두루 발탁한다는 취지를 내세우고는 있지만 결과적으로 공천을 얻기 위해 쉽게 당적을 바꿔버리는 '선거 철새'를 양산하는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각이 적지 않은 것이다.
 
한나라당의 경우 잦은 당적이탈 및 변경, 상습적 공천 불복자에 대해서는 공천심사에서 배제하겠다는 원칙을 세웠지만 이번 1차 영입인사 명단 뚜껑이 열리자 철새 정치인 영입 현상이 되풀이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철새 정치인 영입 논란은 여당뿐 아니라 야당에서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최근 한나라당을 탈당한 일부 구청장후보를 영입해 잡음이 일고 있다.
 
당적 변경 정치인은 세종시 수정안 논란의 중심인 충청권 지역에서 두드러진다. 염홍철 전 대전시장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는 한나라당 소속이었지만 이번에는 자유선진당에 입당해 다시 대전시장 선거에 나선다. 이밖에 김대중 정부 시절 보건복지부 장관, 새천년민주당 당무위원을 맡았던 이태복 전 장관도 선진당에 입당해 충남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으며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을 지냈던 오시덕 전 의원은 선진당 공주시장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지방정치도 중앙정치의 구태를 그대로 따라하는 분위기다.

특히나 삼각구도로 편성된 지역정가는 사실상 중앙청치를 뺨치는 '철새정치'가 전개될 양상으로 보인다.  충청권을 대표하는 정당으로의 쏠림현상을 그의 방증이다.  당선가능한 정당을 쫒는 철새들의 본능은 정치의 이중성을 여실히 드러낸다.
 
천안지역의 경우 과거 한나라당에서 팽(烹)당한 딴나라당(?) 식구들이대거 지역정가의 선진화를 표방하며 자유롭게 자유선진당으로 입당해 결전의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소신과 철학을 내세웠던 일부 민주당 사람들마저 이번에는 선진화가 좋다며 선진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기득권의 프레미엄은 잡음이 많다. 대부분 지역기초의원들의 공천은 지역공심위나 지역 지구당위원장들의 입김이 작용하는 만큼 지구당위원장을 향한 구애활동이 본격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이다.  특정인을 전략공천하기로 사전 약속을 했다느니, 특정인을 공천에서 배제시키기 위해 '대포공천'을 했다느니, 벌써부터 반발이 심상찮다.
 
이러한 분위기가 철새를 더 불러 들이고 있다.  노골적으로 유혹하고 있다.  "당선을 위해서는 지역을 대표하는 당으로 오라는 유혹을 철새들은 뿌리치기가 쉽지 않다."고 어느 예비후보는 솔직한 고백처럼 정당들이 철새의 양산을 부채질 하고 있다.
 
그러나 당정을 쉽게 옮기는 영혼없는 철새는 정치발전을 가로막는 AI(조류독감)바이러스를 지닌 철새에 다름아니며, 결국 다음 선거에서 똑같은 전철을 밟는다는 점에서철새는 날아가고 조류독감만이 남는다는 점을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