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김상중(46)이 홍상수(51) 감독의 영화 '북촌방향'에 출연한 별난 이유를 공개했다.
22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이 영화는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다. 사실 지금도 알지 못한다"고 털어놓았다.
"홍상수 감독의 작품에 출연할 기회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다른 상황이 겹쳐 출연하지 못하다가 이번에는 마음먹고 출연하게 됐다. 솔직히 감독을 씹으려고 출연했다"는 위험수위 발언을 내놓았다.
"보통 배우들은 준비된 시나리오와 환경에서 작업을 한다. 하지만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준비된 게 없다. 유준상은 홍 감독의 영화에 몇 편 출연했다. 나도 이 감독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었다"면서 "하지만 뭘 모르고 함부로 얘기할 수가 없었다. 씹을 때도 알고 씹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그것이 알고싶다'식 잣대를 들이댔다.
김상중은 "함께 작업해보니 감독이 게을러서 현장에서 시나리오를 쓰는게 아니었다. 머리에는 영화에 관한 모든 것들이 들어 있으면서 현장에서 조금씩 알려준다. 조금씩 꺼내는게 그의 작업스타일"이라면서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배우의 내면적 심리를 꺼내고자 한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여러 가지로 새롭고 신선했다. 늘 대사를 외우고 계산해서 나왔는데 백지에서 시작하는 상당히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영화 '북촌방향'은 홍 감독의 12번째 장편영화이자 '오 수정'에 이은 두 번째 흑백영화다. 영화감독 '성준'(유준상)이 서울 북촌에 사는 선배 '영호'(김상중)를 만나기 위해 서울에 머무르다 만나는 사람들의 기묘한 우연을 그렸다. 9월8일 개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