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우디이우카=AP/뉴시스] 스웨덴 싱크탱크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21일(현지시간) 지난해 전 세계 군사비 지출은 2조4400억 달러(약 3370억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러시아의 공격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아우디이우카 인근 스테포베 마을 모습.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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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2개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전 세계 군사비 지출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가디언에 따르면 스웨덴 싱크탱크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21일(현지시각)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전 세계 군사비 지출은 2조4400억 달러(약 3370조원)로,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6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6.8% 늘어난 것으로, 2009년 이래 가장 가파른 증가율을 보였다.
SIPRI는 특히 사상 처음으로 유럽과 중동, 아메리카, 아시아 및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등 5개 대륙에서 모두 군비 지출이 증가했다고 짚었다.
SIPRI는 또 각 국 정부가 군비 경쟁에 나서면서 의도치 않은 충돌이 발생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난톈 SIPRI 군비 지출 및 무기생산 프로그램 선임연구원은 "전례 없는 군비 지출 증가는 전 세계 평화와 안보 악화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이라면서 "국가들은 군사력을 우선시하고 있지만 점점 더 불안정해지는 지정학·안보 환경에서 '행동하고 대응하는(action-reaction)' 소용돌이를 일으킬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군비를 가장 많이 지출한 국가는 미국으로 전체의 3분의 1(37%)이 넘는다. 그 다음이 중국(12%)으로 두 강대국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해 전년 대비 각 2.3%와 6% 군비 지출을 늘렸다.
이어 러시아,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영국 순으로 군사비를 많이 지출했다.
이 중 러시아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5.9%, 정부 총 예산의 16%를 군사비로 사용했다. 옛소련연방 해체 이후 최고치다. 우크라이나 침공 1년 만에 군비 지출이 24% 증가했다. 크림반도를 점령한 2014보다는 57% 늘었다.
중국 및 파키스탄과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인도는 인건비 및 운영비 증가로 전년 대비 4.2%, 2014년 대비 44% 증가했다.
사우디는 4.3% 늘어난 758달러로 추정됐다. GDP의 7.1% 수준이다.
영국의 경우 전년 대비 7.9% 많아져, 중부 및 서부 유럽에서 가장 많은 군비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륙별로는 중동이 9% 증가한 2000억 달러로 집계됐다. GDP의 4.2% 규모로 가장 높았다. 이어 유럽은 2.8%, 아프리카는 1.9%, 아시아 및 오세아니아는 1.7%, 미주는 1.2%였다.
팔레스타인 하마스와 가자지구 전쟁 중인 이스라엘은 중동 지역에서 사우디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24% 증가한 275억 달러를 썼다. 이어 튀르키예, 이란 순이다. 이란은 103억 달러로 전년 대비 0.6% 소폭 증가했는데 2019년부터 이란혁명수비대(IRGC) 군비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러시아와 3년째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세계 8위 군비 지출 국가가 됐다. 전년 대비 51% 증가한 648억 달러에 달했다. 다만 여전히 같은 해 러시아 군비 지출의 59%에 불과하다고 SIPRI는 덧붙였다.
모든 국가 중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것은 콩고민주공화국으로 105% 늘었다. 이 국가는 동부 지역에서 비국가 무장단체와 장기간 분쟁을 벌이고 있다. 남수단은 내부 폭력 사태로 두 번째로 높은 증가율(78%)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