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학교 의과대학이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하며 지난 13일 예정했던 개강을 또다시 연기했다.
의대생들이 수업 일수를 채우지 못하면 대규모 유급 사태가 현실화할 수 있다.
대부분 의대에서는 수업일수의 3분의 1 또는 4분의 1 이상 결석한 학생에게 F학점을 부여한다.
의대생은 한 과목에서라도 F학점을 받으면 1년 유급 처리된다.
15일 울산대에 따르면 의과대학은 지난 12일 전날 관련 회의를 열고 개강일을 오는 27일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상당수의 학생들의 복귀 움직임이 없을 경우 또다시 개강이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울산대 의대의 개강 연기는 이번이 8번째다.
의사와 정부 사이의 갈등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울산대 의대는 학생 집단 유급을 막고자 개강을 미루고 있는 것이다.
울산대 의대생 190여명은 의대 증원에 반발해 휴학계를 제출한 상태다.
대학은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매 학년도 30주 이상 정해진 최소 수업 일수를 채워야 한다.
울산대는 학기당 15주 이상 수업을 운영하고 있는데 개강 시점이 5월을 넘기면 주간, 야간 모두 수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학들은 통상 2과목(6학점) 또는 3과목(9학점)으로 묶여 있는 계절학기 수강 관련 규정을 풀어 학생들이 최대한 방학 중에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개강해 온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하고 있는 대학들은 수업을 계속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방안도 제안됐다.
특히 일부 대학은 본과 4학년 학생들을 위해 정부가 통상 7~8월인 의사 국가시험 원서접수 일정을 늦춰달라고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대 관계자는 "개강을 잠정 연기한 상태"라며 "연기된 일정에 맞게 수업일수를 어떤 방식으로 채울지 내부적으로 지속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울산대는 2025학년도 의대 신입생을 올해보다 60명 늘어난 100명을 모집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말 대학교육협의회에 모집 정원을 최종 제출했다.
이는 정부가 발표한 증원 규모의 75%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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