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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5회> 그날 밤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24/09/29 [19:01]

대학 4년 동안

애인이었다가 친구였다가

제 맘대로였던 그녀가

어느 날

우리들의 아지트 그 생맥줏집에서

지나가는 말처럼

결혼하게 됐다고 내게 말했다

미안한 기색 하나 없이

그것도 

떼 죽으로 몰려다니던

친구 녀석에게 시집을 간다며

‘축하해 줄꺼지?’ 

다짐을 받는다

그날 밤 술로 목욕을 했는데도 

잠을 이루지 못했다

당연히 내 여자라는 생각이 밤새 미웠다

 


 

 

▲ 정성수 시인  © 울산광역매일

사람들은 누구나 가슴속에 지울 수 없는 `그날 밤`을 간직하고 있다. 이날은 각자의 삶에 깊은 인상을 남기며, 추억이자 상처로서 기억 속에 오랫동안 머무른다. 이런 추억을 꺼내 들 때, 우리는 그 순간의 감정과 아름다움, 그리고 아쉬움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추억은 때로는 지나간 시간의 아름다움만을 남기며, 그 순간을 돌아볼 때 가슴이 아프다. 우리가 기억 속에서 꺼내든 `그날 밤`의 이미지와 감정은 좋았던 일만을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그와 동시에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상실감도 동반한다. 추억의 감정은 현재와 과거를 연결하며, 그 시절의 감정을 다시 경험하게 만든다. 추억이 가슴 시린 이유는 그것이 우리의 일상에서 벗어나 과거와의 연결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과거의 아름다움을 떠올리는 것은 현재의 현실과 비교할 때, 종종 더 큰 상실감과 그리움을 불러일으킨다. 그 날밤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있는 것은 그때의 순간이 얼마나 특별하고 소중했는지를 말해준다. 결국, 사람들은 이러한 추억을 통해 자신이 어떤 감정을 경험했는지, 그리고 그 감정이 현재의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이해하게 된다. 가슴 시린 `그날 밤`의 기억은 단순한 과거의 회상이 아니라, 현재의 자신과 삶을 돌아보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추억이 오래도록 마음속에 남아있는 이유는 그 순간이 삶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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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9/29 [19:01]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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