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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흐르는 아침> 몽돌 해수욕장
 
손미 시인   기사입력  2024/10/07 [16:50]

네가 돌이 됐다고 해서 찾아왔다 

 

나는 아무 돌이나 붙들고 

안아봤다

 

거기 있는 돌을 모두 밟았다

돌을 아프게 해 보았다

 

돌들에게 소리지르고

돌 위에 글씨를 써 보았다

 

옷을 벗고

누워 보았다

돌에게 내가 전염됐다

 

이쪽 저쪽으로 굴러 보았다

 

돌 돌 돌 돌 돌 돌 돌  

사방으로 부서진 

 

이토록 많은 충돌

이토록 많은 생각

 

절대 뒤를 보면 안 돼

다시 사람이 될 거야 

 

움켜쥐면 말하는 돌 

 

너는 누구인가 

 

돌을 집어 

네 위에 올려놓고 

손을 모은다

 


 

 

▲ 손미 시인  © 울산광역매일

<시작노트>

 

몽돌 해수욕장에 가서 누워 본 적이 있다. 많은 생각, 많은 충돌 위에 누워 본 적이 있다. 그 위에 누워 돌돌돌 밀려드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깊은 곳에서 보내오는 신호를 들었다. 몽돌들이 살아있는 소리를 들었다.

 

 

손 미

 

2009년 『문학사상』 등단

시집 『양파 공동체』,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 『우리는 이어져 있다고 믿어』

산문집 『『나는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이상합니까』, 『삼화맨션』

2013년 제32회 김수영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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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10/07 [16:50]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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