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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먼저 살려야 할까?] 제이콥 M.에펠
 
울산광역매일   기사입력  2021/03/31 [09:33]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8031494

 

의료윤리에 있어서 생명과 정의에 관한 79가지 딜레마를 소개한 책입니다. 의사가 되려는 사람들과 의료서비스를 받아야할 사람들이 알면 좋을 이야기입니다. 저자는 20년간 윤리강연을 해온 분으로 생명윤리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입니다. 의료윤리는 막상 나에게 닥쳤을때는 생명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이 책을 보고 결정을 내려야 할 사항도 있을 수 있습니다. 누구라도 이런 상황을 만났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의학윤리 문제에 맞닥뜨렸을때 의사와 환자, 보호자로서 생각해봐야 할 문제들을 모아서 의료서비스를 받을 대상자이자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게 알기 쉽게 설명을 했습니다. 

 

예를 들어 절실하게 이식을 받아야할 환자가 있다고 하고 그 환자의 나이가 거의 7~80대라고 합시다. 그런데 유력한 제공자 중의 하나인 딸이 사실은 자신의 딸이 아닌 경우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 병원에서는 환자에게 당신의 딸이 사실은 당신의 실제 딸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 옳은지를 물어봅니다. 만약 그렇다면 그 사람은 먼저 세상을 떠난 자신의 부인이 외도를 했다는 것을 알아야 하고 이식을 해줄 유력한 후보인 딸에게도 이식을 받을 수 없습니다.

 

과연 이런 상황에서 병원은 어떻게 환자에게 사실을 알려줘야 할지에 대한 내용입니다. 굳이 친자확인을 요청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냥 맞지 않는다고 말하기만 하면 될지 아니면 사실대로 알려줘야 할지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어떤 수술에 의사로서 자신의 성공률이 얼마나 되는지를 알려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딜레마가 있습니다. 가까운 곳에 위치한 병원의 어떤 의사는 자신보다 성공률이 15%정도 더 높다고 한다면 그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 맞는 것일까요? 

 

만약 그 사실을 알려준다면 인터넷이 발달한 현재 병원 의사들의 성공률을 다 검색해볼 수 있기 때문에 어떤 병원은 환자들로 가득찰 것이고 어떤 병원들은 문을 닫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특정인에게 환자가 몰리기 때문에 그 수술을 경험해봐야할 잠재적인 의사들은 경험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실력은 더 이상 늘지 않게 되겠지요. 그래서 다른 의사를 키우는 것에도 상당한 차질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차별적인 정보는 시골에 살거나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어찌보면 괴로운 정보일수도 있습니다. 

 

저자가 정신과 의사이기 때문에 상담도중 환자가 자백한 범죄사실을 당국에 이야기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습니다. 원래 범죄사실의 경우는 당연히 당국에 이야기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여기서는 특이하게 미국대법원에서는 상담내용을 증언하지 않을 특권을 인정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미국의 많은 주에서는 '타라소프 규칙'이라고 해서 여전히 앞으로 일어난 범죄를 의사가 인지했을때는 비밀 보장 원칙을 깨고 피해자에게 경고해 보호해줄 뿐 아니라 아예 그렇게 하라고 요구한다고 말합니다. 다시 말해 신고의 의무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잘못하면 의료과실 책임까지 떠 안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놀라운 것은 역대 미국 대통령의 의료정보입니다. 1913년에 대통력직에 오른 우드로 윌슨은 뇌졸증을 앓았던 병력이 있었고 1919년에 더 심각한 뇌졸증을 겪었고 퇴임하기까지 2년동안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아이젠하워는 30대부터 크론병을 앓았고 존 F 케네디는 에디슨병과 만성통증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1776년부터 1974년까지 재임한 미국 대통력 37명 가운데 무려 49%인 18명이 정신질환으로 진단하는 기준에 부합하는 증상을 겪었다고 합니다. 

 

세계 최강대국의 리더인 미국 대통령 절반이 정신병에 준하는 증상을 앓고 있었다는 것은 매우 충격적입니다. 한편으로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또한 기업의 최고 경영자가 거대 합병을 앞두고 자신의 치명적인 질병을 속인다면 그것 역시 문제가 된다고 합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면 또 모르지만 자신은 매우 건강하고 앞으로 50년은 더 살거라는 식의 이야기를 한다면 이는 사기성 주가조작에 해당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담당의사가 이를 증권거래소에 알리는 문제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의료윤리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외 살인죄로 복역했던 살인자가 나중에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가 될 수 있는가? 만약 술을 끊고 싶지 않은 알콜중독자가 있다면 그를 어떤 식으로 강제할 수 있을까? 최근에 문제가 되고 있는 것처럼 코로나 바이러스와 같은 바이러스 보균자를 강제 격리하는 부분도 나라마다 인권보호와 개인의 자유 침해와 관련해서 다른 견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만약 치료법이 발견되지 않은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면 그를 영구적으로 강제격리하는 것이 옳은가? 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을 것입니다. DNA 검사 같은 유전자 검사에 대한 이슈도 다양합니다. 범죄자를 찾아내고 범죄를 증명하는데 있어서 DNA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만 다른 목적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보니 이 조사에 협조하는 것이 좋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윤리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가하면 의사로서 누구든 치료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엄청난 범죄를 저질렀거나 국가적인 재앙을 일으키며 수많은 사람을 죽인 독재자의 치료를 거부하는것이 과연 옮은가에 대한 이슈도 있습니다. 그 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데 독재자인 그는 최고급 의료서비스를 서방의 민주주의 사회에서 받게 되는 것이 비윤리적인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죠. 그런가 하면 크리스천 사이언스 같은 사이비 종교로 인해 현대 의약품의 효과를 믿지 않고 오로지 기도로만 치료가 된다고 믿는 사람에게 생명윤리학자는 어떤 의료 결정을 내려야 할지에 대한 내용들이 들어 있습니다.

 

그외에도 마치 의학드라마에나 나올법한 딜레마 상황에 대한 의료윤리와 생명윤리에 대한 가치대립과 딜레마 상황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묻는 에피소드들이 가득 들어 있습니다. 마치 정의란 무엇인가의 의학편 같은 느낌입니다. 의료 현장에서는 이렇게 생명을 살려야 하는 의사의 기본 의무와 과연 살려야 하는지에 대한 생명윤리의 싸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의사가 되려는 사람은 꼭 읽어보면 좋겠습니다. 

[출처] 2021년 3월 31일 오늘의 책 : [누구 먼저 살려야 할까?] 제이콥 M.에펠 (문헌정보팀 WE) | 작성자 문헌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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