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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례한 정치
 
박서운 논설위원 울산과학대 명예교수   기사입력  2021/07/12 [16:56]
▲ 박서운 논설위원 울산과학대 명예교수     © 울산광역매일

 일본은 한국과의 정치적 대립상황에서 반도체 제조공정의 중요물질인 불화수소를 포함한 3대품목의 수출규제를 시행했고, 이에 맞서 우리 산업계는 아예 자체기술을 확보하여 국내조달은 물론 수출까지 하게 되었다. 관련 기업체가 어렵게 일궈낸 성과다. 그러나 대통령은 일본의 견제를 이겨낸 성과를 이야기하며 "우리는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향해 전진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대일외교정책의 실패로 무역전쟁을 자초한 부끄러운 일은 덮어두고 이를 마치 자신의 성과로 치부하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사건의 원인제공자가 아무것도 한 일 없이 슬그머니 숟가락 하나 올리는 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원자력발전은 위험하다며 과도한 선전과 감성팔이로 국민을 현혹시키더니 지금은 신한울 1호기를 조건부로 가동을 승인하는 등, 공약뒤집기를 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으로 인한 산림의 황폐화와 발전요금 상승으로 인한 전기요금인상이 불가피하니 국민들 보기가 무섭기는 한가보다.  

 

 친환경정책이랍시고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을 깔아뭉개면서 해체한다고 기세등등하던 모습이 사라졌다. 경제성평가나 환경검사를 제대로 해보지도 않고 무조건 전임 대통령을 옭아매려는 술책이 아니었나 하는, 국민을 볼모로 삼아 한번 해본 짓거리밖에는 되지 않았나하는 의구심을 떨쳐 버릴 수 없다. 이 정권이 경제 분야에서 이룬 성과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 집값을 그리 올려 집 가진 사람들 기분 좋게 했으니 그것이 성과인가? 재난지원금 마음껏 뿌려대어 용돈처럼 쓰는 국민들 많아졌으니 이게 성과려나.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자랑거리가 없는 것 같으니, 있다면 정부당국자가 마음껏 자랑해주시기를 바란다. 대통령은 아시나 모르겠다. 한국의 국가행복지수는 OECD 37개국 중 35위이고, 노인빈곤율은 자랑스럽게도 1위인 것을. 예나 지금이나 국민은 희망을 먹고 산다. 지금 어렵더라도 참고 견뎌내면 행복한 내일이 기다린다는 참으로 소박하고 단순한 소망이 국민이 가질 수 있는 최대한의 사치이다. 그러나 이 정부는 서민의 그 작은 소망마저 빼앗아 버렸다. 가정경제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가족구성원 누군가의 소득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나라경제도 별반 다르지 않아 경제 주체인 기업이 기업가정신으로 충만 되어 활발한 기업 활동으로 재화를 생산해야 하는데, 이 나라는 기업을 돕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악한 존재로 낙인찍어 제재를 가하기에 여념이 없다. 모든 국가 행위를 이념화하여 경제성이나 효율성보다는 낡아빠지고 퇴색된 이데올로기의 노예로 만들어 버리고 말았다. 지금 정권을 잡고 있는 민주화세대라고 하는 집단이 그나마 정직과 청렴을 가지고 나라를 경영하고 있다면 어느 국민이 이들을 나무랄까? 그러나 그 실체를 들여다보니 과거 어느 정권보다 위선적이고 비효율적이지 않나? 건국이념이나 건국과정을 부정하고 경제성장을 이뤘던 경제부흥 시대를 깡그리 흩어 내버리며, 북한에 맞서 싸운 용사를 오히려 죄악시하는 지금의 정부아래서 어느 누구가 나라를 위해 싸울 것인가? 

 

 건강한 시민사회는 `예의범절`이 있어야 한다. 훌륭한 민주시민을 배양하는 견고한 청사진이 있어야 한다. 그것은 순전히 대통령을 포함한 집권층의 책무인데,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도덕성이다. 지금의 정치권은 국민들에게 무례하다. 조국전장관이나 박미향의원 같이 보편적 가치에 위배되며 위선적인 사람들이 마음껏 활개 치게 하는 것은 참으로 염치없는 일이다. 사회는 도덕적 관점에서 볼 때 재능이나 사회적 여건 등 우연적이고 운명적인 행운에 의해 특정한 집단이 이득이나 편리의 세례를 받아서는 안 된다. 정의로운 사회란 오히려 모든 구성원이 자신만의 이익이 아니라 모든 이의 공동선을 함께 이루어 나가야하기 때문이다. 왜 대통령은 국민을 바라보지 않고 열렬한 자신을 지지자들만 바라볼까. 참으로 미스터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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