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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사(三司)는 존재하는가
 
박서운 논설위원 울산과학대 명예교수   기사입력  2021/10/04 [17:11]
▲ 박서운 논설위원 울산과학대 명예교수     © 울산광역매일

 요즘 넷플릭스에서 상종가를 치고 있는 `오징어게임`은 빚에 쫓기는 수백명의 사람들이 서바이벌 게임을 벌이는 내용이다. 상금 456억원으로 새로운 삶을 새로 시작하기 위해 목숨을 건 이 게임에 던져진 이들은 모두 승자가 될 수 없기에 탈락하는 이들은 치명적인 결과를 각오해야 한다. 잔혹한 게임 속에서 이들은 인간이 가져야하는 도덕성과 인간성도 내던지고 오로지 이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물론 이런 아수라장에서도 일부 참가자들의 인간애와 사랑이 빛을 발하긴 하지만. 이들은 대체로 목숨을 버리기 전에 윤리와 인간다움을 먼저 버리는 것을 보게 된다. 요즘 여와 야를 포함한 우리나라의 대통령후보 선출과정이나 이후 벌어질 대선 레이스를 미리 보는 것 같아 씁쓰레한 느낌이 드는 것을 감출 수 없다.    

 

 조선왕조의 붕당정치와 사화(士禍)를 되짚어 본다. 1506년 일어난 중종반정은 연산군의 폭정 때문에 쉽게 성공했다. 성공한 반정이었기에 대규모의 포상이 이뤄지는 것은 자연스러웠다. 수백명의 정국(靖國)공신이 책봉되었고, 주요 역할을 한 박원종ㆍ성희안ㆍ유순정의 삼대장을 중심으로 한 공신들은 중종 초반의 국정을 주도했다. 이들은 삼정승을 모두 장악하면서 권력의 정점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별다른 공로도 없는 사람이 정국공신으로 과도하게 책봉되는 잘못과 편중된 권력에 대한 비판이 일어나게 된다. 특히 삼사(三司)는 이런 객관적 문제를 강력하고 지속적으로 비판했다. 삼사는 감찰기관인 `사헌부`와 문필기관인 `홍문관` 그리고 간쟁기관인 `사간원`을 말하는 데, 지금으로 치자면 언론기관들과 감사원 그리고 검찰조직 같은 것이 아닌가 싶다. 이들의 주요 임무는 잘못 시행되는 정치 전반에 걸친 비판적 기능을 수행하는 직책이었다. 조선시대 관료들은 삼사에서 관직생활 하는 것을 영예로 여겼을 정도로 숭상 받는 관직이기도 했다. 이들의 힘이 강할 때는 왕권과 신권의 전제를 막았으나, 이들의 힘이 약하거나 파벌에 의해 나누어질 때는 나라가 혼란스러워 지기도 했다.

 

 조선조 기묘사화의 들어가기에 해당하는 이 기사를 쓰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떠올라 500년 전의 사건과 비슷해 보이는 것은 나만의 무리한 생각일까. 물론 박근혜 전 대통령을 연산군과 등치시키는 것은 아니고 단지 정치적 상황이 그렇다는 것이다. 권력 정점에 있던 장관들과 청와대 비서관들, 그리고 약 1만개에 달하는 대통령의 임명직들이 지금까지 정국을 주도하여 왔다. 조선조의 삼사와 현금의 조직을 등치시키기는 어렵지만 기능으로 보면 지금은 언론기관들과 감사원 그리고 검찰이나 국정원이 이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느 시대이건 삼사에 해당되는 이들 기관들이 어떤 역할을 감당했느냐 하는 것은 국가통치가 온전히 기능하고 있는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잣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주요 언론기관은 현 정권의 실정부분에 대해 지속적으로 지적하고 비판하고 있다. 물론 현 정권으로서는 눈에 가시 같은 존재이겠으나, 언론의 비판은 어느 정권이던지 안고가야 할 책무인 것이다. 그러나 현 정권은 오히려 언론중재법이란 포장을 씌어, 언론을 통제하고 호도하려고 하는 기획을 하는 것 같아 불안하기 짝이 없다. 대통령이나 여당은 물론이고 국제기구에서조차 반대하는 기류가 상당함에도 말이다. 이는 삼사의 기능 중 `상소`라는 민의전달 기능을 약화시키는 잘못된 처사임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에 공무원들은 감사원의 감사를 가장 무섭게 생각했다. 그들의 업무가 불법이거나 위법일 경우 고발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 정부는 감사원의 월성1호기 조기 폐쇄 결정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하자 감사원장을 나라의 원흉인 양 비난한 바 있다. 그리고 정권의 치부를 밝히려는 검찰총장에 대한 압박과 겁박은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이다. 조선왕조가 500년을 유지하여 세계 왕조사에서도 칭송을 받는 것은 임금의 자질이나 통치기술이 어찌됐던 간에 삼사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다 아는 그 아름다운 전통을 어찌 살리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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