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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회> 희망 직업
 
하 송 시인   기사입력  2022/12/20 [17:05]
▲ 하 송 시인     © 울산광역매일

 "요즘 공무원 인기가 없다며요?"

 

 작은 아들이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뒤에 많이 듣는 말입니다. 아들이 높은 경쟁률을 뚫고 어려운 시험에 합격했기에 이 말을 들을 때마다 약간은 기운이 빠집니다. 

 

 뚜렷한 희망 직업이 없던 아들이 열심히 공부해서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날, 잔칫집 분위기에서도 얼떨떨한 채 크게 실감이 나지 않았습니다.

 

 아들은 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습니다. 특별히 본인이 원했던 것은 아닙니다. 뚜렷한 꿈이 없던 상태에서 공무원 되기를 바라는 가족들의 권유로 자연스럽게 진학했던 것입니다. 

 

 아들이 초등학교 때 소풍 가서 장기자랑에서 상품을 타온 적이 있습니다. 노래하는 친구 뒤에서 백댄서를 해서 상품을 탄 것입니다. 내성적인 성격으로 남 앞에 나서지 않고 지내오다 갑자기 자신감이 생긴 아들이 장래에 백댄서를 해야겠다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큰 아들이 작은 아들을 말리면서, 가수 뒤에서 춤추는 백댄서보다는 노래를 잘하니까 이왕이면 가수를 하라고 권했습니다. 그러자 잠시 고민하던 작은 아들은 즉시 가수로 장래 희망을 바꾸었습니다. 

 

 그 뒤로도 작은 아들의 꿈은 수시로 바뀌었습니다. 고등학교까지 장래 희망이 정착되지 못한 채 바뀌고 또 바뀌었습니다. 

 

 고등학교 다니던 어느 날, 갑자기 꿈을 요리사로 변경했다고 했습니다. 가족 모두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집에서 라면 한 번도 끓이는 것을 본 적이 없는데 갑자기 요리사를 하겠다니 모두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간단한 요리인 라면 끓이는 것부터 해보라고 했지만 아들은 한 번도 시도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봐도 음식 만드는 것을 즐기는 것 같이 보이지 않아서 급기야 가족들이 만류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때가 한참 셰프라는 이름으로 남자 요리사들이 텔레비전에 멋지게 출연하던 시기였습니다. 

 

 요리사의 꿈을 접은 아들은 한동안 뚜렷하게 하고 싶은 것을 찾지 못했습니다. 공부보다는 게임을 좋아해서 프로게이머 하랬더니 직업으로 하는 순간 재미가 없어지고 스트레스 쌓인다면서 취미로만 하겠다고 했습니다. 특별한 꿈이 없이 행정학 전공한 아들에게 공무원 시험공부를 권했지만 고개를 저었습니다. 

 

 그런 아들이 드디어 공무원 시험공부를 시작하고, 만약에 합격을 하면 시민들께 최선을 다해서 봉사하는 삶을 살겠다고 자기소개서에 진심을 담아서 적었습니다. 그리고 거의 날을 새다시피 열심히 공부한 끝에 드디어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것입니다. 본인 스스로 공무원이 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니 열심히 공부하게 되고 열심히 노력하니 드디어 합격하게 된 것입니다.

 

 우리나라 중고교생의 장래 희망이 컴퓨터 공학자나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희망하는 비율이 늘어났습니다. 그에 비해 이제까지 상위권을 차지했던 공무원의 인기는 예전보다 내려갔습니다.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에서 초등학교 6학년ㆍ중학교 3학년ㆍ고등학교 2학년 학생 22,702명 대상으로 조사한 초ㆍ중등 진로교육 현황을 발표했습니다.

 

 조사 결과 초등학생 희망직업 순위는 1위 운동선수, 2위 교사, 3위는 유튜버 크리에이터였습니다. 중학생 희망 직업 순위는 1위 교사, 2위 의사, 3위 운동선수이고, 고등학생은 1위 교사, 2위 간호사, 3위 군인이었습니다.

 

 중학생 장래 희망 직업에서 2020년 10위, 2021년 8위였던 컴퓨터공학자ㆍ소프트웨어개발자는 올해 5위로 오르고 고등학생 희망직업 순위에서도 2년 연속 5위를 자리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 메타버스(가상세계)의 온라인 산업이 주목받으면서 프로그래머 등 컴퓨터공학, 정보통신(IT) 계열 직업을 원하는 학생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공무원은 2020년 7위, 2021년 6위였는데 올해는 10위이고 고등학생에서도 작년 6위에서 올해 11위로 내려갔습니다. 적은 월급에 과중한 업무 때문인 듯합니다. 

 

 장래 희망 직업이 없는 중학생과 고등학생 숫자도 증가했습니다. 우리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장래 희망 직업을 물었을 때, 하고 싶은 것이 없다고 하는 경우엔 애가 타면서 빨리 찾으라고 해왔습니다. 그런데 어려서부터 장래에 하고 싶은 일을 일찍 정하고 꿈을 키우면서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우리 아들처럼 이것저것 꿈을 찾다 뒤늦게 발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장차 하고 싶은 꿈을 일찍 찾아서 달려가면 좋겠지만, 늦게 찾는다고 실패자로 몰아붙여도 안 될 것 같습니다. 늦게라도 꿈을 찾아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형의 뒤를 이어 공무원으로서 봉사하는 삶에 들어선 작은 아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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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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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의 보건교육은 물론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하송은 대한문예신문신춘문예에 동시로등단했으며,문학저널에 수필, 국보문학과 청산문학에 동시로 신인문학상을 수상을 비롯해서 제1회 지필문학 대상,제6회 한국문학신문 대상,제7회 농촌 문학상,2013년 서울지하철 스크린도어 시 공모전 당선,제13회 한류예술상 등을 받았다.


저서로는 금연교육서‘담배와 폐암 그리고 금연’동시집‘내 마음의 별나무(청어출판사)’창작동요집‘맑은 별(인문사아트콤)’‘밝은 별(인문사아트콤)’‘창작동화 모래성(고글출판사)’을 출간하여 어린이들의 정서 순화와 인성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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