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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질 결심] 박찬욱
 
울산광역매일   기사입력  2023/01/03 [09:16]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aver?code=198413

 

마침내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을 보게 되었습니다. 일부러 영화관을 찾아서 본 것은 아니고 넷플릭스에 올라오자마자 보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영화감독 중에 한 사람인 박찬욱 감독이 만든 이 영화는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하여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탁월한 영상미와 스토리텔링, 그리고 감독의 인터뷰처럼 영화를 보고 난 후, 오만가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복잡한 감정이 여운으로 남았습니다. 대개의 영화가 어떤 확실한 결말을 이야기하는데 비해 이 영화는 그래서 뭐지? 라는 질문을 하게 만듭니다. 마블 영화때문에 생긴 쿠키 영상을 기다리는 버릇때문에 이번 영화를 보면서도 혹시나 추가 영상이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영화는 칸 영화제에서 세번의 수상을 한 감독의 명성답게 뛰어난 영상미와 미장센으로 장면 하나하나가 매우 다채롭고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극이 전개될수록 알듯말듯 미묘한 주인공의 심리 변화는 관객의 마음을 조금도 쉴틈없이 긴장하게 만듭니다. 특별한 서스펜스나 스릴러 장르가 아님에도 장면 하나를 놓치면 다음을 이해하지 못할까봐 긴장을 하면서 봐야 했습니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이 영화는 정말 영화팬들에게는 선물같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가 주는 미묘하고 특이한 맛은 어떤 영화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 느끼는 점은 인생이 너무 복잡하다는 것과 이 영화를 만든 사람은 진정한 행복에 대해서는 영영 알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살인사건을 수사하는 형사는 살인이나 강력사건이 없으면 심심할 정도로 강력 사건에 집착합니다. 뛰어난 감각과 능력으로 가장 빠른 승진을 했지만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할 정도로 예민합니다. 주말 부부인 아내와는 의무적인 성행위를 지속하면서 의미없는 결혼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남부러울 것 없는 경력과 형사로서의 자긍심과 실력을 가지고 있지만 인생 자체를 놓고 보면 행복과는 거리가 멀고 만족감을 느끼게 하는 자극만이 남아 있는 사람입니다. 남편을 살해했다고 의심받는 피의자인 여주인공 역시 어떤 심경변화를 겪고 있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신비한 인물이지만 영화의 내용을 보면 결국 진정한 행복을 모른채 끄나풀처럼 잡고 있는 작은 희망에 인생의 모든 것을 거는 사람입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두 주인공은 어찌보면 우리 주변에 많은 사람들입니다. 실력이 탁월하지만 지나치게 예민해서 잠을 자지 못하는 형사는 우리 주변의 능력있는 엘리트들 중에 흔히 볼 수 있는 강박증을 갖고 있습니다. 이 강박증은 병은 아닌것 같지만 실제로 이렇게 인생을 사는 사람들에게 인생은 원래 그렇게 재미가 없습니다. 형사가 피의자인 여주인공에게 빠져 형사의 본분을 망각하고 자신이 세운 여러가지 원칙을 모두 깨버리자 그는 스스로 붕괴되었다고 고백합니다. 형사의 세상에서 그가 가진 원칙과 룰은 겨우 자신을 지탱하는 울타리였지만 그보다 더 매혹적인 대상에 집착하게 되자 그 울타리가 무너졌고 스스로 붕괴되었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결국 영화 속 인물들의 인생은 진정한 행복을 모르기 때문에 행복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 착각하는 집착을 위해 살아갑니다. 그리고 그 집착을 위해 모든 것을 무너뜨리고 자신의 원칙도 깨뜨리면서 무너져 갑니다. 영화의 결말에서 사실 형사의 일상은 엄청난 변화를 겪습니다. 그저 행복의 요소중 하나로 생각한 단란한 가정과 아내, 철저한 수사와 완벽한 형사로서의 일상은 무너집니다. 그리고 자신이 집착하는 희망은 사라집니다. 영화를 보는 사람들은 이 복잡한 상황을 겨우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인생이 이렇게 복잡해야 하는지 의문을 품습니다. 진정한 행복을 모르는 사람에게 집착은 마지막 동아줄 같습니다. 그 동아줄을 놓지 않으려 범죄를 저지르기도 하고 일탈을 저지르기도 합니다. 

 

복음을 가졌다는 것은 매우 단순해진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절대적인 행복을 알기 때문에 집착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복음을 제외한 세상의 모든 것은 그저 지나가는 것이고 부수적인 것들입니다. 그러나 복음을 모르면 이 영화처럼 작은 것에 인생을 걸어야 합니다. 그 길이 잘못된 것인줄 알면서도 돌이키지 못하는 것이 불신자의 삶입니다. 자기계발서와 종교는 집착을 버리라고 하지만 유일한 동아줄이기 때문에 그것마저 놓는다면 아무 희망이 없고 설혹 놓는다해도 아무런 재미를 찾을 수 없습니다. 성경대로 돌아가야 합니다. 복음은 모든 집착과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생각보다 행복은 그렇게 복잡하지 않습니다. 행복은 매우 단순한데 이 길을 찾지 못한 사람들은 인생이 매우 복잡하게 느껴지고 행복은 요원해집니다. 복음만이 구원이고 유일한 길입니다. 이 길을 찾기를 바랍니다. 

 

[출처] 2022년 1월 3일 오늘의 영화 : [헤어질 결심] 박찬욱 (문헌정보팀 WE) | 작성자 문헌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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