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루틴, 일상 운동
꾸준한 운동이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모두 알고 있지만 지키기가 쉽지 않다.
운동하는 습관만 있어도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운동을 일상 루틴으로 만드는 방법, 어렵지만 지금부터라도 실천에 옮겨보자.
헬스클럽 사장이 가장 좋아하는 고객은?
‘1년 VIP 회원권 등록하고 딱 두 번 온 회원’이란다.
꾸준한 운동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이처럼 잘 표현한 우스갯소리가 있을까? 대한민국 국민은 남녀노소 모두 바쁘다. 한창 뛰어놀아야 할 어린이들도 학교와 학원을 전전하느라 흙냄새 한번 제대로 맡아볼 시간이 없다. 햇살 보기 힘든 대한민국 중고생중 상당수가 비타민D 부족 상태라는 슬픈 보도를 접하기도 한다. 그나마 청년기까지는 운동을 안 해도 건강에 큰 이상을 별로 느끼지 못한다. 숨쉬기운동만으로는 점점 불러오는 아랫배를 감당할 수 없는 중장년 시기가 문제다.
이 시기는 삶의 무게에 휘둘리느라 정기적으로 운동할 시간을 낼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 당장은 먹고사는 일이 바쁘니 은퇴 후로 미루겠다고? 천만의 말씀이다. 은퇴 후의 시간 관리 역시 녹록지 않다. 오죽하면 백수가 과로사한다는 말이 공감을 얻겠는가? 다른 대안으로 먹는 것을 줄여보지만 이 또한 만만치 않다. 도대체 먹는 재미 없이 사는 인생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이래저래 건강하고 보기 좋은 몸매를 유지하는 것, 쉽지 않다!
‘홀로’보다 ‘함께’
당연한 얘기지만 혼자보다는 누군가와 함께하는 운동계획이 지속력이 높다. 조깅이든 수영이든 헬스든 가족, 친구와 약속을 정해서 운동하면 게으름과 미룸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혼자하는 운동을 선호하더라도 온오프라인 동호회 활동 등을 하면서 정보를 공유하면 동기부여에 도움이 된다.
‘무료’보다 ‘유료’
같은 운동이라도 돈을 투자하면 지속력이 높다. 많은 사람이 홈트가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것을 알면서도, 값비싼 헬스장 회원권을 끊고 PT를 신청하는 이유이다. 운동 횟수나 체중감량 등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가족이나 친구에게 일정 금액을 먼저 맡긴 후 실패하면 돌려받지 않겠다는 약속을 정해도 좋다. StickK 등 몇몇 앱은 금연, 운동, 다이어트 등 목표를 설정하고 소정의 금액을 걸게 한다. 만약 목표를 달성하면 리펀드해주지만, 그렇지 못하면 자신이 지정한 기부단체에 기부하도록 되어 있다.
‘의무감’보다 ‘재미’
경기를 앞둔 선수나,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가 웨딩드레스 핏을 위해서 단기간 체중감량을 해야 하는 경우라면 절식과 강도 높은 PT 등이 효과적일 것이다. 하지만 보통 사람이 건강 루틴으로서 실천하는 일상 운동은 무조건 ‘재미’가 있어야 한다. 공놀이를 즐기는 사람, 맨몸운동이 더 즐거운 사람, 혼자 하는 등산이 맘 편한 사람, 경쟁을 즐기는 사람 등 운동으로 추구하는 재미는 저마다 다르다. 그런데 운동의 재미란 막상 해보면 다른 경우도 있다. 지루해 보이는 헬스도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 거울 속 몸매에 자신감이 붙기 시작하면 얼마든지 재미난 운동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성공의 선순환’이라고 하는데 일단 궤도에 오르기가 힘들지 오르기만 하면 다시 내려오기도 어렵다.
작심삼일은 없다, 운동 루틴 만들기
1단계:쉽고 간단한 것부터 시작하라
멀리 가야 하거나,비싼 돈이 들거나,준비와 과정이 복잡한 운동보다는 일상생활을 하면서 간단히 시작할 수 있는 아이템을 먼저 찾아라.푸시업,스,플랭크,계단오르기 등 맨몸운동이나,줄넘기,풀업,아령 같은 간단한 도구운동 등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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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계:실행가능한 계획을 꼼꼼히 준비하라
아침 기상 시부터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일과를 떠올리면서 자투리 시간을 확보한다. 1단계에서 선택한 간단한 운동을 언제 어디서 어떻게 실천할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라.예를 들면,점심 식사 후 습관적으로 동료들과 몰려가서 담배를 피우는 대신,회사 계단을2회 오르내리는 루틴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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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계:계획을 습관화하라
가장 어려운 단계이다.일단 가족이나 친구에게 계획을 알리고 도움을 청하라.보통 새로운 시도가 습관이 되려면 최소3개월은 지나야 한다.좀 넉넉하게100일 실천계획을 세우자.곰이 마늘을 먹고 사람이 되었다는 단군신화를 떠올리자. 100일간 운동을 지속한 후에는 본인과 도와준 분을 위해 조촐한 백일잔치를 베풀자.스마트폰 스케줄러에 매일 실천한 내용을 기록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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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 바쁜 당신을 위한 일거양득 운동법
동시에 두 가지 과제를 수행하는 것을 어려운 말로 하면 ‘멀티테스킹(multitasking)’이고 쉬운 말로는 ‘일거양득’이다. 필자가 실천 중인 일거양득 운동법은 하루 24시간 중 운동시간을 별도로 만들기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는 사람을 위한 특별 처방이다. 평소에 주 4~5회, 하루에 1~2시간을 헬스장, 수영장에 가거나 조기축구회, 테니스, 배드민턴, 탁구 등을 하는 분에겐 해당되지 않는다. 이런 분들은 이미 운동 루틴이 형성된 셈이니 하던 대로 하면 된다.
일과를 떠올리며 시간별로 운동계획을 세워보자. 여기서 주의할 점은 별도로 시간을 내기보다 매일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일을 하면서 동시에 할 수 있는 운동방법을 생각해내는 것이다. 예를 들면, 아침 기상 시 스트레칭, 양치·세수·설거지할 때 스 , 5층 이하는 무조건 계단 이용, 지하철 안에서 까치발로 종아리 운동하기, 실내자전거 타면서 TV 시청, 잠들기 전 다리 20회 들기 등이다.
필자는 TV 볼 때 자전거 타기, 연구실을 드나들 때 팔굽혀펴기와 턱걸이 10회씩, 주 3회 설거지할 때 스 , 월 1회 주말 등산을 20여 년간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물론 처음부터 잘되었던 것은 아니다. 실내자전거 타면서 TV 시청을 결심했지만, 몸은 수시로 소파로 향했다. 특단의 조치로 당시 초등학생이던 딸아이와 약속을 했다.
“오늘 이후로 아빠가 TV 볼 때 자전거 안 타고 있는 것을 들키면 1,000원씩 줄게~”
그날 이후, 거실에서 TV 소리가 나면 딸아이가 하던 일을 멈추고 나를 감시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몇천 원을 뜯긴 후에 ‘TV 볼 때 자전거 타기’는 나의 운동 루틴 1번이 되었다! 여러분도 100일 동안 꾹 참고 나만의 운동 루틴을 만들어보자. 100일 지나면 하루라도 하지 않으면 몸이 반응해 나도 모르게 루틴이 만들어져 있을 것이다.
글 정유석 단국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한국건강관리협회 2022년 건강소식 12월호에서 발췌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울산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