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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130편] 하나님
 
울산광역매일   기사입력  2023/01/09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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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의 깊은 곳에 있는 깊은 사람

 

나는 생각이 많은 사람입니다. 그 생각이 비전이 되거나 발전적인 아이디어가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공상이 되거나 길을 잃어버린 흩어진 생각들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생각의 줄기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가 중요합니다. 세상의 걱정이나 염려 때문에 시작된 생각은 저를 깊은 절망에 빠지게 했습니다. 그러나 깊은 절망으로 떨어져 본 경험은 나쁜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여러번 절망하다보니 왠만한 절망은 두렵지 않게 되었고 덤으로 생각이 깊어지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젊은 날에 처음 겪는 어려움은 아주 쉽게 절망으로 날아갔지만 조금 나이가 들다보니 어려움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습니다. 어려움에는 여러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대개 성장기에 겪는 고민은 어려움 같아 보이지만 사실상 경험부족인 경우가 많습니다. 나에게는 그런 사춘기를 겪을 만한 여유가 없었습니다. 당장 경제적인 어려움, 육신적인 어려움이 너무 리얼하게 눈 앞에 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책이나 영화에서 봤던 성장기의 간지러운 갈등과 고민은 당시 내게는 그저 귀여운 투정으로 보였습니다. 그 당시에 내게 다가온 어려움은 그런 간지러운 생각에 빠질 틈을 주지 않았습니다. 그때문인지 공상과 상상을 좋아했지만 현실의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상당히 사실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생각이 많으면 우유부단할수도 있지만 내게는 빨리 결정하지 않으면 안되는 절박한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내 생각은 깊이 내려갔지만 빨리 현실로 올라와 결정을 내려야 했기 때문에 간결했습니다. 생각의 깊이와 폭이 넓어진 것은 순전히 바깥에 나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때문이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차비가 없었고, 밥값은 부족했지만 냉정히 생각하면 다시 갚을 수가 없을 것 같아 빌리지도 않았습니다. 자존심때문인지 누군가에게 신세를 지는 경우도 없어서 친구들이나 선배들은 나를 잘사는 집의 귀한 아들로 생각했던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그 당시 하나님은 나를 잘 다루고 계셨습니다. 세상에서는 늘 부족했지만 배가 고파서인지 마음은 늘 선명했던것 같습니다. 편도 비용만 가지고 학교에 와서 저녁노을이 질때쯤 미래를 생각하면서 마음은 더 단단해지게 하셨던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복음을 몰랐기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나중에 들을 복음이 자리잡을 수 있는 그릇을 제 안에 만들고 계셨던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서른이 넘어 복음을 들었을때는 한치의 의심도 없이 그 복음을 받아들이게 하셨습니다. 어려움은 가장 값진 진주를 구별할 수 있는 좋은 교재였습니다. 

 

솔직히 저는 어려움때문에 깊어질 기회를 잡게 되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 어려움들이 아니었다면 나는 상당히 얕고 가벼운 사람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진짜 깊고 놀라운 것은 어려움이 아닌 하나님의 말씀, 복음입니다. 어려움은 복음의 선행조건이 아닙니다. 복음을 듣지 못한 사람들은 어려움을 겪었고 듣고도 가치없이 경홀히 여긴 에서는 장자의 축복을 빼앗겼습니다. 우리 후대들은 성경에서 이스라엘이 늘 반복해서 겪었던 고난을 굳이 겪을 필요가 없습니다. 시련과 고통과 어려움속에 배우고 깊어질 필요가 없습니다. 복음의 전제조건은 시련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시련이 왔을때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온 세상이 막막하던 그때, 아주 작은 희망을 가지고 미래를 위한 도전을 하면서 치열한 하루를 살고 나서 들었던 도서관의 종소리는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차비가 없었지만 걷는 것을 즐기며 걸었던 그 많은 길들은 마음도 몸도 더 단단해지는 여정이었습니다. 지금 다시 그 길을 걸어도 그때의 맛이 나지 않습니다. 마치 흉내낼 수 없는 가장 맛있는 쓴 맛을 가진 커피같습니다. 그 맛은 그때가 아니면 다시 맛볼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시련이 오면 그냥 온전히 즐기면 좋겠습니다. 그때가 아니면 다시 없을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순간은 하나님이 내게 직접 과외를 해주시는 다시 없을 소중한 시간입니다.

 

깊은 생각대신 깊은 기도를할 수 있다면 깊은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 후대가 굳이 어려움을 통해 깊어진 생각을 가지고 하나님을 만날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믿음으로 언약을 붙잡고 복음을 깊이 누리는 기도가 있으면 됩니다. 순서를 바꿔서 고난대신 믿음을 가지고 하나님께 직접 배우는 후대들이 일어나길 기도합니다. 세상의 경험도 중요하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그런 경험이 없어도, 고생을 하지 않아도 오직 복음으로 깊어지면 세상을 살릴 수 있습니다. 

 

복음으로 넓어진 그릇은 세상의 풍파가 만들어낸 깊이와는 비교할 수 없는 사이즈를 갖게 됩니다. 세상을 품을 수 있는 그릇은 세상의 풍파를 겪으며 구멍나고 상처투성이인 그릇이 아닙니다. 세상의 경험을 언제 그랬나며 잊어버리고 복음으로 치유된 그릇만이 세상을 담고 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 그릇을 가진 자가 바로 하나님과 소통하는 안테나가 될 수 있습니다. 이제 복음을 누리며 언약붙잡고 사람을 살리는 플랫폼이 되길 도전합시다. 사람들이 그 사람을 보며 평안을 느끼고 그 사람 주위로 모이게 될 것입니다. 혹시 못찾아오거나 헤매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니 빛을 비추는 파수망대가 됩시다. 유라굴로 풍랑이 불때 배 밑으로 내려가 기도했던 바울처럼 기도의 깊은 곳으로 더 내려가 기도하면 됩니다. 하나님과 소통하는 기도의 안테나로서 오늘 부르짖어 이 축복을 누리도록 기도합시다. 

 

[출처] 2023년 1월 9일 오늘의 책 : [시편 130편] 하나님 (문헌정보팀 WE) | 작성자 문헌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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