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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로전서 5장] 하나님
 
울산광역매일   기사입력  2023/01/11 [09:06]

http://www.holybible.or.kr/B_GAE/cgi/bibleftxt.php?VR=9&CI=15365&CV=99

 

선한 청지기들과 교회의 미래

 

이 세상에서 교회만큼 특별한 조직은 없을 것입니다. 교회는 피를 나눈 혈연으로 맺어진 관계가 아니지만 졸업이 없습니다. 주일학교에는 졸업예배가 있지만 다음 단계의 기관으로 올라갈뿐 한 교회를 출석한다는 것은 사실상 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입니다. 교회에 출석하고 신앙생활을 하는 것은 이땅에서 우리의 생명이 다할때까지입니다. 그 이후엔 천국이 예비되어 있습니다. 우리의 영혼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사를 갈 뿐입니다. 그래서 멀리 이사를 가서 다른 교회에 가는 위해 교회를 옮기는 경우는 있지만 하나님의 성전이라는 성도가 교회를 떠난다는 것은 가장 위험한 타락입니다. 

 

저의 대학과 청년 시절은 어두운 시절이었습니다. 어두움을 극복하는 방법은 더 단단해지는 것 뿐이었기 때문에 나의 말투는 단호했고 눈빛은 차가웠고 입가엔 웃음기가 없었습니다. 인생을 바꿀 기회가 보이지 않았지만 어떻게든 놓치지 않으려 늘 긴장을 하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시절에 찍은 사진을 보면 지나치게 경직되어 있고 뭔가 화가난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집사람을 만나 결혼을 결정할때도 제 모습은 너무 비장해보였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마태복음 11장 28절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모른채 나 혼자  세상의 짐을 모두 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실은 그 짐을 질수도 없으면서 말입니다. 어릴적에 교회를 다니긴 했지만 대학을 다니고 직장생활을 하면서어느새 교회를 떠났었습니다. 복음없는 신앙생활을 하다가 교회를 떠났고 세상 풍파를 만났기 때문에 마치 보호자가 없는 고아가 살아남기 위해 애쓰듯이 살아야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인자한 눈의 전도자에 의해 지금의 교회에 오게 되었습니다. 현장에서 말씀 모임에 참석했다가 1년여를 지속한 후에야 아주 작은 교회에 오게 되었습니다. 원래 다니던 교회는 1만명이 들어갈 수 있는 홀을 가지고 있었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성도를 가진 교회로 기네스북에 오른 교회였기 때문에 상가 3층의 작은 교회는 내가 가본 가장 작아 보이는 교회였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신앙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 교회에 간지 벌써 20년이 다 되어갑니다. 

 

교회에 갔지만 교회를 떠나 20대의 10여년을 세상의 진리로 살아가던 나는 교회에서 예배드리는 것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교회는 작았고 예배는 많았습니다. 예배때마다 말씀이 들리는 것은 좋았고 은혜도 받았습니다. 그러나 예배가 끝나고 밥을 먹는 시간은 고역이었고 뭔가 어색한 그 현장에 내가 앉아 있는 것조차 쉽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어색함과 내 안의 혼란한 마음을 조금씩 잡아주던 작은 이벤트가 매주 교회 갈때마다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우리 교회는 3층 본당으로 가기전에 중직자들이 계단 앞에 서서 성도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셨었습니다. 계단은 좁았고 어린 딸을 안고 올라가던 저에게 늘 따뜻하게 악수해주시던 분이 있었습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저보다 키가 크시고 덩치도 더 크셨습니다. 유난히 따뜻한 손에 묵직한 음성으로 인사하시는 그 분의 아주 작은 환영이 나를 그 교회에 머물 수 있도록 권면하는 복음의 인사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지금도 가끔 생각이 납니다. 지금은 나도 장로가 되어 안수집사였던 그때의 그분보다 나이가 많아졌지만 그분보다 더 편안한 중직자가 되었는지 질문을 해보게 됩니다. 그분의 악수와 인사는 마치 예수님이 나를 반기시는 것 같은 편안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그분을 그렇게 느낀것은 하나님의 은혜였겠지만 한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을 나는 늘 기억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교회의 30년사를 발간하는 일을 맡아서 은혜로 책을 냈었습니다.  수많은 사진을 정리하면서 그 분의 사진을 문득 보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그리 크지 않은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대로 복음을 듣고 생명가진 신앙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나는 너무 작고 나약했기 때문에 그 분이 더 크게 느껴졌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생각해봅니다. 우리 교회에는 예수님의 환영과 같은 따뜻한 손을 가진 중직자가 몇명이나 있을까? 하나님의 은혜를 맡아서 하나님이 나와 같은 초신자에게 은혜를 주시고자 작정하실때 누구를 통해 그 은혜의 온도를 전달하실까? 

 

솔직히 그 분과 대화를 나눠본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했다해도 아주 형식적인 내용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20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그 온기를 잊지 않은 것을 보면 수려한 메시지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적인 존재인 인간은 선택적으로 은혜를 기억하나 봅니다. 대사와 자막이 하나도 없는데 그때의 은혜가 온도와 함께 남아 있으니 말입니다. 중직자는 기도의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 기도가 하나님께 상달되기 때문에 복음의 안테나 역할을 해야 합니다. 

 

교회의 성도들은 교회를 벗어나 세상으로 흩어지는 순간부터 우는 사자처럼 삼킬자를 찾는 사탄의 공격대상이 됩니다. 우리를 구원하신 그리스도의 손아귀에서 빼앗아갈 수 없지만 그 연약함을 공격해 은혜에서 멀어지게 만들고 교회로 갈 힘을 잃어버리게 합니다. 많은 말이 필요한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지금 기도하는 중직자, 선한 청지기를 필요로 하십니다. 지금도 세상의 각인과 상처를 숨긴채 굳은 얼굴로 교회에 출석하며 마음을 열지 못한채 교회에 출석하는 많은 성도들이 있습니다. 그들에게 은혜의 온기를 전달할 청지기가 되길 소원합니다. 그래서 나와 같은 떨리고 약한 사람의 손을 잡아줍시다. 그에게 나에게 주셨던 은혜를 전달하실 것입니다. 

 

[출처] 2023년 1월 11일 오늘의 책 : [베드로전서 5장] 하나님 (문헌정보팀 WE) | 작성자 문헌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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