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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문제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이창형 논설위원 전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   기사입력  2023/03/15 [17:22]
▲ 이창형 논설위원 전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     © 울산광역매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인구 동향 조사 출생ㆍ사망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아이의 예상 숫자를 가리키는 합계출산율(total fertility rate)이 지난해 0.78명으로 집계된 것으로 나타나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이는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운 것으로, OECD 회원국 평균(1.59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며 OECD 꼴찌이다. 연간 혼인 건수는 2년째 20만건을 밑돌았고, 처음 엄마가 되는 평균 나이는 33.0세로 OECD 평균보다 네 살이나 많다. 저(低)출산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어서, 저(低)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 16년간 무려 280조원에 달하는 예산을 쏟아 부었다. 하지만,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더욱 악화되어 출생아 수가 20년 전의 반 토막인 25만명 수준으로 급감하였다.

 

 합계출산율은 출산이 가능한 여성의 나이인 15세부터 49세까지를 기준으로 한 여성이 평생 낳을 수 있는 자녀의 수를 나타내는데, 5세 단위로 연령별 출산율을 계산한 뒤에 이걸 합산하기 때문에 `합계`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다. 합계출산율은 한 국가의 출산력을 추정하는데 주요한 지표로 사용되고 있으며, 향후 인구는 물론 노동력의 변동을 가늠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유럽경제위원회(UNECE)는 선진국의 경우 현재의 인구를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합계출산율이 최소 2.1명은 되어야 한다고 추산한 다.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1982년 2.39명을 정점으로 계속 떨어져 결국 1.0명 이하로 추락하였다. 앞으로 합계출산율이 현 수준보다 크게 높아지지 않는다면, 2030년 이후 우리나라 인구는 빠르게 감소할 것으로 우려된다.

 

 역사상 합계 출산율이 1.0 이하로 떨어진 것은 경제위기나 전쟁 등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극히 드문 현상이다. 1929년 세계대공황 시기에 오스트리아 빈 등 유럽 대도시에서 일시적으로 그런 일이 있긴 하였으나, 그건 어디까지나 아주 예외적인 것이었을 뿐이다. 도대체 왜 이처럼 드문 일이 21세기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그 이유에 대해서는 주거비, 사교육비, 일자리, 물가, 수도권 인구집중 등 많은 학자들과 전문가들이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지만, 이러한 문제들이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만약 경제적인 어려움이 저(低)출산의 원인이라면, 저개발 국가에 불과했던 과거 50~60년대의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5.0을 넘었다는 사실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인가? 

 

 지금과 같은 고(高)비용 사회에서 젊은이들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서 키우고 노후를 준비하는 것이 매우 힘든 일이라는 점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결혼과 출산이 단지 어렵고, 귀찮고, 힘들다는 이유만으로 회피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우리가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살아가면서 맞이하는 결혼과 출산은 피할 수 없는 숭고한 책무이자 의무이다. 출산율이 떨어져서 인구가 급감하게 된다면 생산가능인구, 즉 노동인력이 부족하게 되고, 소비수요 인구가 줄어듦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잠재성장력을 떨어뜨릴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결혼과 출산을 사회적으로 강요할 일은 아니지만, 젊은이들이 이러한 문제들을 정확하게 인식해 스스로 결혼과 출산 문제에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간절하게 바란다.

 

 그렇다고 정부나 기성층이 결혼과 출산 문제에 손을 놓고 있으라는 얘기는 아니다. 정치권과 정부는 일시적이고 단편적인 땜질식 지원책에 몰두할 것이 아니라, 보다 근원적이고 중장기적으로 지금의 고비용 사회구조를 개선하는데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젊은이들이 기꺼이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할 수 있도록 사회적 여건을 조성해 나가야 한다. 아울러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결혼과 출산의 숭고한 책무를 이해하고 인식할 수 있도록 학교 교육을 펼쳐나가는 것도 긴요하다. 지나치게 개인주의적인 사고방식을 지양하고, 개인의 자유를 소중하게 여기되 공동체적인 삶의 가치를 유지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은 가정의 몫이다. 여하튼 지금은 청년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고 청년들이 좀 더 안정된 미래를 그릴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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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형 수필가 겸 칼럼니스트
「문학저널」 신인문학상(수필부문)을 통해 문단에 등단

현재 문학저널 문인회 수필분과위원장
한국문인협회 회원, 표암문학 회원
사회복지법인 「서울성만원」 경영인
KDI 경제전문가 자문위원
사회복지사, 관광통역안내사

< 주요 경력 >
한국은행 외환조사실장
한국은행 울산본부장
울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평화통일자문회의 외교안보분과 상임위원 등 역임

< 저서 >
이창형 교수의 울산경제 산책 (칼럼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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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실무대사전 (공동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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