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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시대를 일컬어 '갈등의 시대'라고 보는 견해가 많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세대갈등, 남여갈등, 지역 갈등, 정치적 갈등 등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수많은 갈등과 대립이 있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사회가 발전하면서 문명과 인권의 중요성이 강조되기 시작했기 때문에 자기 중심적으로 사고하고 자신의 생각과 개성이 중요해지면서 나와 다른 사람의 의견에 대해서는 수용하는 것보다는 갈등과 대립을 하는 경우가 더 늘어난 것 같습니다. 게다가 한국은 대학진학율이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입니다. 대부분의 국민이 대학학위를 갖고 있어서 지식과 학력에 있어서도 다른 사람과 대등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갈등은 더욱 커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성인답고 품격있는 대화를 할 수는 없는 것일까요? 이 책은 개싸움을 지적 토론의 장으로 만드는 어른의 문답법을 담고 있습니다.
이 책은 원활하게 논의하고 상대를 회유하고 부드럽게 설득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자습서입니다. 흔히 사람들은 자신이 말을 많이 하고 대화를 주도하면 좋은 대화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대화는 서로 주고 받는 소통이 기본입니다. 그런데 내가 주도적으로 모든 대화를 이끌고 심지어 상대방의 의견을 묵살하거나 논리로 압도했다면 토론에서는 승리했을지 몰라도 그것은 대화라기보다는 논쟁과 언쟁에 가깝습니다. 로버트 새폴스키가 말한 것처럼 '지금은 저마다 극단적인 소셜미디어 동굴에 갇혀 독선적 믿음을 키워가는 양극화 시대'라는 말은 이 시대를 진단한 매우 정확한 표현입니다. 그러나 직접 얼굴을 보고 논쟁을 하는 것은 피곤하기 때문에 온라인으로 숨어들어가 어른답지 못한 말들을 내밷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리고 그런 글들을 보고 어떤 사람은 큰 상처를 받게 되지요
또 한편으로, 인간은 살아가면서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과 논쟁을 해야할 때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대화의 단절과 부재 상황, 지나친 언쟁을 피하기 위해 철학 교수와 수학 박사가 성숙하고 지속적인 대화를 위해 실용적이면서도 철학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습니다. 이 책에서 그 둘 사의 간격을 좁혀 하나의 합의점을 찾아내는 36가지 길을 논리학, 인식론, 수학, 심리학을 바탕으로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 역시 논쟁적인 주제에 몰입하는 경향이 있어서 이 책의 내용을 유심히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책 역시, 말이 안통하는 대화, 예를 들어 상대방의 생각이나 믿음, 도덕관, 정치관, 세계관이 너무 달라서 대화해봤자 소득이 없거나 상대방이 아예 대화할 마음이 없거나 폭력적, 위협적으로 나오는 대화는 아예 논외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어떤 경우든 대화든 풀어나갈 수 있다고 믿어야 하고 그런 측면에서 검증된 기법들을 통해 해법을 제시하는데 기본, 초급, 중급, 상급, 전문가, 달인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일단 가장 기본적인 대화의 일곱가지 기본원리를 잊지 않고 익혀놓는 것 만으로도 대화의 큰 진전이 있습니다. 첫번째는 목표를 인식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협력관계를 조성하는 것입니다. 이기는 대화에서 이해하는 대화로 바꾸는 것만으로 큰 수확이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KKK단원들과 예의있는 대화를 나눠서 그들로 하여금 KKK에서 탈퇴하도록 설득했다고 합니다. 물론 대화에서 원하는 결과가 안나올 수 도 있지만 저자는 그래봐야 최악의 결과는 지독한 이야기를 들어주어야 하는게 다일뿐이라고 말합니다.
진솔한 대화로 들어가기 위해서 라포를 형성하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한 팁도 매우 좋습니다. 진지한 주제로 바로 들어가지 않도록 해야 하고 특히 논쟁의 소지가 있는 주제는 자제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 사람과 나의 공통분모를 찾고 화제를 가로채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합니다. 가급적 양보하고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이해는 내 몫이라는 점도 잊어서는 안된다고 합니다. 특히 감정이 느껴지면 상대방이 쓰는 단어에 집중하고 끝까지 양보하고 대화중에 휴대폰을 꺼내지 말며 추임새를 넣으라고 말합니다. 설교 본능도 철저히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합니다. 설교 듣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메시지 전달은 통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특히 메시지 전달에 메시지 전달로 맞설 경우, 대화가 아니라 논쟁이 된다고 합니다.
요즘은 인터넷이 발달해서 SNS로 자신의 생각을 언제든 수많은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과 나눌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혼자만의 생각을 소셜미디어에 올릴때는 신중해야 합니다. 연예인들이나 정치인, 그밖의 유명한 셀럽들도 과격한 글을 올렸다가 수많은 질타를 받거나 심지어 자신이 이룬 사회적 지위까지 흔들리는 경우를 많이 봤기 때문입니다. 소셜 미디어의 글은 삭제해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서버에서 사라졌다고 해도 누군가 캡쳐해서 저장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따라서 화가 났을때는 글을 쓰지 말고 왠만하면 소셜미디어에서 논쟁을 피해야 합니다. 감정이 격앙되면 실수를 할 수 있고 그 실수를 소셜미디어에서 만회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 책에서 하지 말아야 할 리스트를 살펴보고 나를 돌아본다면 큰 도움이 되리라 믿습니다.
사실 이 글을 쓴 사람은 복음이나 기독교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다른 사람의 믿음을 바꾸려 하지 말라고 말하는 부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믿음을 말로 바꿀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그런 논쟁은 그 사람의 믿음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냥 놔두라는 말로 끝나긴 하지만 여기서 복음가진 사람이라면 기도하면 됩니다. 기도는 사실 겉으로는 사람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상당히 예의바르고 여유가 있지만 실제로는 엄청난 뒷배경으로 영적 대화를 하나님과 나누고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강력합니다. 상대방이 불신자라면 이 방법이 유일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혹시 대화를 하다가 상대방이 다시 돌아올 수 없을 정도의 말을 했다 하면 퇴로를 만들어주라는 조언이 참 좋았습니다. 심지어 상대방이 나를 공격한다 싶을때도 퇴로를 만들어주라고 조언합니다.
이 책을 다 읽고 느낀 점은 대화를 할때 더 중요한 것은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기다릴 수 있는 힘은 하나님이 주시는 힘을 누리면 온유와 절제로 아무리 이상한 사람을 만나도 싸우지 않고 승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꼭 토론에서 말로 이길 필요는 없습니다. 대화를 나눌때 진짜 승리가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논리로 다른 사람을 압도하는 것이 대화의 승리는 아닙니다. 복음 가진 자는 그 대화 속에서 하나님의 소원이 실현되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소원은 그 일이 어떻게 해결되는것 보다 살리는데 있습니다. 살리는 대화를 위해 이 책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출처] 2024년 8월 29일 오늘의 책 : [어른의 문답법] 피터 버고지언 (문헌정보팀 WE) | 작성자 문헌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