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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지친 현대인의 행복에 대한 나름의 감상을 적은 에세이입니다. 읽다보니 주변의 어떤 사람들이 떠오릅니다. 연예인 홍진경씨가 행복에 대해 말한 비유가 인상적입니다. 자려고 누웠는데 걸리는 것이 없는 것이 행복이랍니다. 세상 사람들이 행복에 대해 바라는 것은 매우 소박합니다. 불행해지지 않는 것이지요. 이 책의 저자도 가슴벅찬 행복의 그림을 그리기보다는 그저 불행해지지 않는 삶을 꿈꾸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행복은 그렇게 수동적이고 방어적인 개념일지 의문이 듭니다. 행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불행에 대한 수비력을 길러주는 58가지 이야기라고 합니다.
이 책의 첫번째 장에는 '다정함은 체력에서 나온다'라는 글이 실려 있습니다. 체력이 괜찮은 날에는 아내를 데리러 간다는 생각이 든다고 합니다. 그러나 삶이 약간만 삐끗해도 다정함을 길을 잃고 이미 모든 체력을 밖에 소진하다보니 자기 외에는 다른 사람을 돌아볼 여유가 없어진다고 합니다. 결국 내가 괜찮지 않으면 주변을 돌아보는 것, 친구, 가족을 챙기는 것 역시 귀찮음과 짜증의 영역이 되버리고 만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체력이 다시 회복되면 다시 친구와 가족, 주변 사람들을 챙기게 된다는 것이지요. 솔직한 고백이지만 씁쓸해집니다. 그가 버텨낸 1초의 시간만큼 다정함의 크기가 커진다니 만약 세상 사람들이 모두 그렇다면 누군가 진이 빠지는 날이면 모두가 불행해지고 다정함을 나누거나 다른 사람을 챙기지도 못할 것입니다. 성경에서 왜 5력을 이야기하는지 이해가 갑니다.
아무 문제도 없이 조용한 하루가 행복일까요? 많은 사람들이 그런 삶을 꿈꿉니다. 다시 말해 그들의 평균점은 제로이고 행복은 그 평균점을 약간만 상회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대부분의 삶은 평균점 밑으로 내려가지 않도록 방어하는데 급급합니다. 이 책이 많은 사람의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고 하는데 아마도 이 책에 공감하는 사람들은 일상의 수많은 사건들을 스트레스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을까요? 사실 많은 직장인들이 조금만 스트레스를 받아도 큰 난리가 난 것처럼 충격을 받곤 합니다. 물론 처음부터 그렇지는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작은 스트레스들이 쌓이고 쌓여서 어느날 폭발한 것일수도 있습니다. 번아웃도 이것과 어느 정도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자가 이야기한 생산적 외로움은 자신의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의도적으로 혼자가 되는 것입니다. 내향적인 사람들의 선택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나 외의 다른 사람에게 쓸 에너지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외롭지만 생산적이라는 것은 참 맞는 말이지만 그 사람의 인생의 가치는 어디에서 발견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아무것도 안 일어나고 소중한 나를 잘 지키면 생산적인 것이 맞겠지요. 그러나 그런 삶은 어떤 가치를 남길 수 있을까요? 어쩌면 이런 말을 하는 것조차 사치처럼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내가 죽을 것 같은데 무슨 남을 돌보냐는 것이지요
남을 돕고 말고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 삶이 가치를 갖고 있는가? 입니다. 그렇게 불행을 수비하다보면 어느새 불행의 총량이 커지고 회수와 빈도가 늘어날수 있습니다. 이 책의 한 챕터처럼 섬세한 사람일수록 번아웃이 자주 올수도 있습니다. 고대하던 대학에 합격했을때나 회사에 합격했을때도 무표정한 반응과 밋밋한 표현들은 사람을 메마르게 합니다. 맞습니다. 그럴때는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격려해줘야 합니다. 아마도 그런 반응들이 쌓여서 이 사람의 마음과 자존감을 낮춰줬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외부의 환경이나 다른 사람의 반응때문에 나 역시 그 반응에 동조해야 할까요? 그렇게 나도 낙심하거나 또는 무덤덤해져야 할까요?
중요한 것은 외부에 있지 않습니다. 이 책의 내용은 너무나 공감이 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동의하지는 못하겠습니다. 기분이 성격이 되지 않게라는 장은 맞는 말이지만 그 사람의 내면이 변하지 않는데 예의상, 또는 나를 지키기 위한 하나의 매너로 바람직한 성격을 갖게 되는 것은 과연 그 사람의 영적 상태에 도움이 될지 의문입니다. 내면에서 흘러나오는 것이 얼굴과 표정, 성격에 드러나는 것이 건강한 삶이 아닐까요?
성격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분명히 영적 상태입니다. 성경 골로새서 3장 15절에는 '그리스도의 평강이 너희 마음을 주장하게 하라 너희는 평강을 위하여 한 몸으로 부르심을 받았나니 너희는 또한 감사하는 자가 되라'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어떤 일에도 감사하는 사람은 멍청이가 아니라 진짜 영적인 내면의 힘을 가진 사람입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외부의 문제가 해결되고 말고를 떠나 상관없이 이미 근본문제가 해결된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만이 진짜 행복을 말할 수 있고 인생에 있어 수비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살릴 수 있게 됩니다. 진정한 에너지는 밖에서 상황에 따라 수혈받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계신 그리스도로부터 나오기 때문입니다.
[출처] 2024년 11월 25일 오늘의 책 :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 태수 (문헌정보팀 WE) | 작성자 문헌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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