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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삭의 몸으로 건축공사현장을 다닐 정도로 대범하고 두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로서 도저히 온전한 시간을 낼 수 없어 본인의 필명을 구틈틈이라고 지은 저자가 발견한 오늘의 행복입니다. 틈틈이 그린 그림들이 귀엽고 따뜻합니다. 요즘같은 세상에 아이 둘을 키우면서 직장생활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과거에는 당연했던 일들도 인권의 개념이 상대적으로 높아진 지금 시대에는 두아이의 엄마로서, 아내로, 직장인으로 사는 것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끊임없이 비교를 통해 더 편해지고 싶을테니 말입니다. 그러나 이런 일상의 기쁨은 편리함과 바꿀 수 없는 인생의 기쁨이기도 합니다. 당연하게 여기면서 일상속에서 스쳐지나갔던 기쁨과 행복을 다시 리마인드해주는 책이네요

이런 책을 읽다보면 소소한 행복은 어쩌면 꼭 누가봐도 좋고 뭔가 내게 금전적이나 육체적으로 이득을 얻는 행위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육신적으로는 아주 힘든 날이 될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책에는 아이를 키워본 사람들은 다 공감하는 내용들이 가득합니다. 참기 어려운 정수리들 이라는 그림도 위에서 내려다본 아이들의 정수리를 보고 있자면 그 앙증맞은 모습에 자연스럽게 웃음이 나옵니다. 

인생에는 내가 노력해서 얻을 때도 기쁨을 주지만 어느 순간 내 앞에 와 있는 행복들이 있습니다. 그런 행복은 처음부터 그런 결과를 얻으려고 기대하며 얻은 것이 아니라서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그러다보면 우리는 자연스레 세상을 그렇게 창조하신 하나님께 감사하게 됩니다. 그리고 내가 값없이 얻은 이 행복을 누리고 지속하길 원합니다. 특히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상대를 해주는 부모의 모습이 너무 마음에 듭니다. 

아이들이 클때, 어른들은, 부모들은 자칫 그 자라는 속도를 조절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자기의 속도대로 크고 있습니다. 경험할 것은 경험해야 하고 넘어질때가 있다면 넘어져봐야 제대로 서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그 모든 순간이 다 기억에 남습니다. 수상한 뒤태를 보이며 열중하는 아이의 모습은 저자가 포착한 순간이지만 저역시 예전에 한번쯤은 본 적이 있는 장면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열중하면서 무슨 사고를 칠때, 그 귀여운 모습을 떠올리게 됩니다.

저자의 둘째 아이는 발달장애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 가족은 그런 장애를 슬기롭고 재치있게 넘어서고 있습니다. 등하교 길에 동요를 부르는 엄마, 건조기에서 꺼낸 이불빨래에 나도 모르게 누워서 그 따뜻한 온기를 느끼며 행복해 하는 순간 등등 이 책에는 어떤 목적이나 성취감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닌 당연히 삶의 과정에서 아이들이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며 생기는 하루 하루의 행복에 집중했습니다.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깨끗하고 고요한 평안이 느껴집니다.

이 책을 보면서 복음으로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가 있다면 이런 순간들을 그림으로 남겨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범한 육아를 할때도 아이들이 크는 순간을 포착하면서 알 수 없는 행복을 느낄때가 많은데 복음으로 아이를 키울때 느끼는 행복한 찰나의 순간을 누군가 기록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이정도 그림 실력이 있어야 되겠지만 말입니다.

[출처] 2024년 12월 6일 오늘의 책 : [이웃집 구틈틈 씨의 매일] 구틈틈 (문헌정보팀 WE) | 작성자 문헌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