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글을 읽고 있다 하여 남해에 갔었네
서포는 보이지 않고
다만 유배문학관에 어머니가 구운몽을 읽고 있었네
관광객들도 끊어진 앞마당이 가을비에 젖고 있었네
아비 없는 호래자식의 마음은 돌처럼 무겁네
문학관 벽에 기대어 사무치는 마음으로 어머니를 생각하네
구운몽 한 구절이 늙은 어머니는
하회탈처럼 웃으시네
나는 어머니의 자식이었음을 고마워하네
남해의 푸른 파도들이 문학관 쪽을 향해 굴건제복을 하고
무릎을 꿇고 있었네
효의 시작과 끝이 어디서 어디쯤인지
몇 번이고 자문자답하네
어머니를 제대로 한 번 불러 본 일이 없는 나는
돌아온 탕자처럼
구운몽의 한 대목을 쓸어안고 오랫동안 유배되어 있었네
구운몽九雲夢은 조선 후기 김만중이 쓴 소설로‘아홉 개의 구름 속에서 꾸는 꿈’이라는 의미를 지닌 제목에서 알 수 있듯, 꿈과 현실을 넘나드는 이야기를 펼친다. 소설은 인생의 의미를 묻고, 우리가 이룬 것들, 경험한 것들이 결국 사라져버릴 수 있다는 현실을 직시하게 만든다. 인생의 무상함을 강조하지만, 중요한 교훈을 남긴다. 김만중은 소설을 통해 인간의 삶이 일시적이고 덧없는 것이지만, 그 속에서 진정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철학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그 소설은 꿈처럼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끊임없이 성찰하고, 진정한 자아를 찾으려 노력해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뿐만 아니라 인생은 한순간의 꿈과 같아서 물질적 성취나 외적인 성공이 아닌, 내면의 깊은 깨달음과 성찰에 있다는 점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또한 인간의 감정, 욕망, 집착에 대한 성찰을 이끌어낸다. 구운몽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이유는 바로 이 보편적인 삶의 진리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구운몽은 살아가는 동안, 매 순간을 의미 있게 보내며, 무엇이 중요한지 되새기도록 하는 작품이다. 꿈같은 인생에서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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