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amu.wiki/w
넷플릭스에서 중증외상센터를 소재로 만든 8부작 드라마입니다. 원작소설의 작가가 의사라서 의학적 요소들의 그나마 잘 반영되어 있습니다. 로맨스와 심파를 특징으로 하는 한국 드라마에서 이 두가지 요소를 모두 뺐지만 오징어게임 시즌 2의 인기를 뛰어넘을 정도로 전세계적인 인기를 끈 화제작입니다. 의료 사태로 대한민국의 큰 홍역을 앓고 있기 때문에 의사를 소재로 한 드라마는 방영을 미뤄거나 제작 조차 안되는 상황이지만 대한민국 상급종합 병원의 실태를 비판하며 중증외상센터 운영이 왜 힘든지를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최초의 메디컬 히어로물을 표방하면서 판타지 영화라고 봐도 좋을 정도로 박진감 넘치는 전개가 특징입니다.
이 드라마가 나오기 전에 이미 원작 웹소설과 이를 바탕으로 한 웹툰이 연재된 바 있습니다. 드라마 소재 중에 의학과 병원, 의사를 소재로 한 드라마들 중에 크게 성공한 드라마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 드라마를 보다보면 실제 중증외상센터하면 떠오르는 의사 '이국종'씨가 자연스럽게 연상되는데 극중 테러단체와 전쟁중에 총상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은 과거 아덴만 여명 작전이나 2017년 판문점 귀순 북한군 총격사건을 떠오르게 합니다. 실제 사건이 드라마만큼이나 드라마틱했고 보건당국과 해당 대학병원과 적자 운영때문에 끝없는 마찰이 있었던 것을 보면 드라마의 내용이 오늘날의 대형 병원들의 모습을 꼬집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 병원에서 매출 관련 회의를 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생명을 살리는 병원이 매출 실적을 가장 우선순위로 평가하지 않나 하는 생각은 의심같지만 요즘 의대를 지원하는 의대생들 중 상당수가 외과 등 힘든 분야 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성형외과, 치과, 피부과 같은 분야는 가장 선호하는 과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생명이 위독한 환자들보다는 삶의 질을 높이거나 미용의 성격이 강한 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해당 과의 의사들은 좀더 편한 진료 형태를 갖게 되고 대우 역시 훨씬 더 좋은 편입니다. 그러나 한번 수술하면 4~5시간을 하거나 그 이상인 고강도의 노동과 리스크가 높은 외과의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지원이 낮은 편입니다. 소아과나 산부인과도 상황은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그러나 질병은 그런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찾아옵니다. 이 드라마에서도 예산 적자때문에 중증외상센터의 주인공을 공격하던 의사는 자신의 딸이 교통사고로 심장이 파열되는 절체절명의 응급 수술을 하게 되자 비로소 중증외상센터의 중요성을 깨닫고 주인공을 지지하게 되지요. 특히 사고로 다친 중증환자의 경우는 골든 타임을 놓치게 되면 생명을 잃거나 살아 있더라도 심각한 장애를 겪을 수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한 제도적, 시스템 마련이 시급합니다. 드라마에 나온 닥터 헬기의 경우, 이국종 교수에 의해 도입된 것을 신문지상에서 볼 수 있었는데 헬기가 한번 뜰때마다 엄청난 비용이 든다는 이유로 현실에서도 병원 예산 적자의 원흉으로 몰리곤 했습니다. 그러나 만약 내 가족 중 한명이 그런 일을 당했다면 과연 돈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요? 생명을 구하는데 돈보다 더 중요한 국가적 시스템 구축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드라마에서 주인공은 매우 냉소적이고 자신감이 넘치는 독특한 캐릭터입니다. 다른 사람과 화합하거나 대의를 따르는 인물이라기보다는 생명 구조에 있어서는 타협이란 없는 독단적인 인물로 비춰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사고 피해자, 환자의 입장에서는 그 누구보다 든든한 의사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 대학입시에서 가장 선호하는 과는 누가 뭐라해도 '의대'입니다. 서울이나 지방이나 의대라면 가장 최상위권 학생들이 지원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나라에는 의사가 부족합니다. 더 정확히는 부족한 과가 존재합니다. 힘들지만 대우나 근무여건은 상대적으로 좋지 못한 외상외과로의 지원자가 많아지길 기도합니다. 의사는 생명을 살리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는 전문직입니다. 너무나 중요하고 필요한 이 의사들이 정말 필요한 분야에도 많이 진출해서 초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는 대한민국에도 의료에 대한 공백이 생기지 않기를 바랍니다. 복음적으로도 의사는 치유에 있어서 꼭 필요한 존재입니다. 이 드라마를 통해 대한민국의 의료현실을 바로 알고 의료 각 분야에 골고루 필요한 의사들이 채워지길 기도합니다.
[출처] 2025년 2월 4일 오늘의 드라마 : [중증외상센터] 이도윤 (문헌정보팀 WE) | 작성자 문헌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