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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47회 >김치
기사입력  2020/12/01 [16:31]   하송 시인
▲ 하송  시인    

1시간 거리에 거주하는 여동생에게 문자를 했습니다. 김치 있냐고 물으니 `언니도 얻어먹으면서 나까지 챙겨 줄려고?`라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나눠 먹을 만큼 있다고 했더니 고맙다고 했습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김장하느라 온 나라가 들썩거립니다. 올해도 둘째 형님이 골고루 종류별로 김장김치를 담가주셨습니다. 고마운 마음으로 수고비를 챙겨 드렸습니다.

 

절대 받지 않으시려는데 기어이 드렸습니다. 해마다 김장철만 되면 동기간(同氣間)의 따뜻한 마음이 크게 전해옵니다. 한 편으론 덕을 보고, 다른 한 편으론 베풀면서 더욱 굳건해지는 정을 느낍니다. 오래전 일입니다. 열흘 일정으로 인도로 연수 갔을 때입니다. 독특하면서 강한 향신료가 어우러진 음식이 맞지 않아서 거의 먹지 못했습니다.

 

온종일 굶다가 마침 시장 옆을 지나기에 바나나를 사 먹기도 했습니다. 어느 날 한식당에 가서 먹는 날엔 김밥을 먹으며 감격스러움에 눈물이 났습니다. 일행과 일정이 정해져 있어서 개인행동을 할 수가 없어서 내 입맛에 맞는 음식점을 찾아다닐 수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인도에서 지내는 동안 생각은 오직 하나! 한국에 가고 싶은 생각뿐이었습니다. 더불어 김치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평소에 별로 김치를 많이 먹지 않은 편인데 참으로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음식으로 인하여 고행의 열흘을 지내고 드디어 한국에 돌아왔습니다. 집에 들어선 순간 거실에 가방을 놓음과 동시에 바닥에 주저앉아서 울었습니다. 남편과 아이들이 깜짝 놀라서 무슨 일 있었는지 물었고 힘들었다는 대답 한 마디만 겨우 했습니다.

 

그리고 한 달 동안 김치하고만 밥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나서야 겨우 평정심을 찾게 되었습니다. 김치는 발효음식입니다. 우리 민족의 대표적인 음식으로써 그 가치는 이루 말로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예전에는 `지`라고 불렀으며, 이후 음운 변화가 일어나 `딤채`를 거쳐 `김치`가 되었습니다. 보통 배추와 무 등의 주 재료를 소금에 절이고 마늘과 파, 고추가루, 젓갈 등 양념을 해서 발효시킵니다. 1600년대 말엽의 요리서인 〈주방문(酒方文)〉에서는 김치를 `지히(沈菜)`라 했습니다.

 

  지히가 `팀채`가 되고 다시 `딤채`로 변하고 `딤채`는 구개음화하여 `짐채`가 되었으며, 다시 구개음화의 역현상이 일어나서 `김채`로 변하여 오늘날의 `김치`가 된 것입니다. 김치의 종류는 무척 다양해서 가정과 지방에 따라 다릅니다. 서울은 궁중음식이 있고, 경기도는 풍요하고 모양이 화려합니다. 강원도는 평야가 적고 산이 많아서 먹을 것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장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충청도는 대부분 젓국을 쓰지 않고 소금만 사용하며 전라도는 조기젓, 밴댕이젓, 병어젓을 사용하고, 참깨와 찹쌀풀을 넣고, 경상도는 멸치젓을 사용했습니다. 예전에는 이렇게 지역별로 특색이 뚜렷했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지역에서 입맛이 비슷해진 경향을 보입니다. 김치 관련 소식을 접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환구시보(環球時報)에서 지난달 29일 중국 시장 관리ㆍ감독 전문 매체인 중국시장감관보를 인용해 중국이 주도해 김치 산업의 6개 식품 국제 표준을 제정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환구시보는 중국의 ISO 인가 획득으로 김치 종주국인 한국은 굴욕을 당했다면서 한국 매체들이 분노하고 있다고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다행히 우리나라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이번 ISO 국제 표준 제정이 중국의 김치가 국제 표준이 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우리 김치(Kimchi)에 관한 식품규격은 2001년 유엔 국제식량농업기구(FAO) 산하 국제식품규격위원회에서 회원국들이 이미 국제 표준으로 정했으며, 이번에 ISO 24220으로 제정되는 내용은 쓰촨의 염장채소인 파오차이에 관한 사항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기사를 읽고 안도하며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유치원생 딸 아이 둘을 두고 있는 여선생님한테 김장을 언제 하는지 묻자 김장을 한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친정엄마가 해주시나 보다 했더니 아니라고 했습니다. 자기 부부는 물론이거니와 아이들도 김치를 싫어해서 전혀 먹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순간 가슴이 덜컹했습니다.
`다름을 인정하자!` 하루에도 몇 번씩 되새기면서 지내 오지만 김치 앞에서 의연해지기가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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