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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회> 조금만 더
 
하송 시인   기사입력  2021/01/12 [16:44]
▲ 하송 시인     © 울산광역매일

잘 지내고 계신지 어머니께 문안 전화를 드렸습니다. 교회에 못 나가셔서 얼마나 답답하신지 여쭤보자, 기다렸다는 듯이 불만을 쏟아내셨습니다. 교회에 나가지 못하고 지내는 요즘 여기저기 몸이 안 아픈 곳이 없다는 것입니다. 속을 끓이니까 마음이 아프고 결국엔 몸까지 아프다면서 제일 큰 효도는 어떻게든 나를 업어서라도 교회에 데려다 주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교회에 출석 안하고 집에서도 하나님이 함께 계신다고 힘주어 말씀드렸습니다. 교회 못 나가시는 것에 대하여 마음 편히 가지시라며 요즘 코로나 시국에 사람 많은 곳은 어디든지 위험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랬더니 어머니께서는 하나도 겁이 안 난다며 하늘나라에 가는데 뭐가 걱정이냐고 하셨습니다. 답답한 마음이 들면서 목소리 톤이 올라가려고 했습니다. 심호흡과 함께 마음을 가라앉히며 그런 말씀 하시지 말고 건강하게 오래 사실 생각하시라며 부랴부랴 끊었습니다.

 

 

연세 많으신 부모님 두 분께서 지내시니 전화를 자주 드립니다. 우리 큰 딸이 최고라며 반가워하십니다. 전화를 끊을 때는 전화를 해줘서 고맙다는 말씀을 잊지 않으십니다. 그런데 정작 내 마음은 통화 한 후에 더 답답해질 때가 많습니다. 부모님과는 세대 차이를 비롯한 여러 방면에서 생각 차이가 많습니다. 본인의 믿음과 철학, 삶의 방식에 대하여 일체의 양보가 없이 확고하십니다.

 

그리고 나이 먹어가는 자식들한테도 부모님의 생활 철학을 주입하려 하십니다. 오늘도 부모님께 최대한 부드럽게 말씀드리며 전화를 끊은 후에 안도의 숨을 내쉽니다. 몇 달 전 일입니다. 그날도 평소처럼 어머니께 문안 전화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평소보다 목소리에 기운이 없으셨습니다. 무슨 일이 있으신지 여쭤봤더니 아무 일 없다고 하시더니 자꾸 반복해서 여쭤보니 한숨과 함께 말문을 여셨습니다. 막둥이 동생이 교회를 가시지 말라고 극구 말린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머니를 모시면서 함께 교회를 다니는 막둥이 동생 가족들은 코로나19 발생 이후에 위험하다며 비대면 예배를 드리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끝까지 교회에 출석해서 예배드리기를 고집하시는 어머니를 위하여 어머니만 교회에 모셔다 드리고 예배 끝나는 시간에 맞춰서 집에 모셔다 드렸던 것입니다. 그런데 전국 교회 여러 곳에서 코로나19환자가 집단으로 발생하면서 되도록이면 비대면 예배를 국가에서 권유하자, 막둥이 동생은 어머니를 교회 못나가시게 말린 것입니다.

 

그런데 어머니께서는 죽어도 교회에 가서 죽겠다고 맞서며 트러블이 생긴 듯 했습니다. 막둥이 동생 부부는 나이가 젊지만 만약의 경우 직장에 피해를 줄까봐서 조심중인데 어머니께서는 대면예배만을 고집하자 서로 많이 서운한 상황인 듯했습니다. 막둥이 동생의 입장을 어머니께 설명하면서 위로해드렸습니다.

 

이어서 막둥이 동생에게 문자를 해서 어머니께서 많이 속상해 하시니 빨리 전화 드리라고 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그 뒤로 많이 위험한 상황이면 집에서 비대면 예배를 드리고 상대적으로 우선해지면 대면 예배를 드리면서 막둥이 동생과의 사이에 평화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비대면 예배 때는 많이 힘들어 하시는 것이 문제입니다. 너무 우울해지셔서 걱정입니다.

 

 

외식, 모임이 안 되어서 며칠 전 어머니 생신 때도 마스크 착용한 채 선물하고 용돈을 전해드리고 왔습니다. 남편하고 둘이 부모님 댁을 방문해서 총 인원이 4명이었습니다. 요즘 주거지가 다른 가족이 5명 이상 모이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아는 지인이 시아버님 기일이어서 시골 가서 제사를 모시고 왔다고 했습니다.

 

법을 지키느라 자녀들도 떼어놓고 가서 시어머니까지 5명이 참석했다고 했습니다. 4명만 가능하다고 말하자 5명까지는 괜찮은지 알았다고 했습니다. 5명 이상이니까 5명부터 해당된다고 하자, 잘못 이해했다고 했습니다. 우리에게 2020년은 특별한 한 해였습니다. 이제까지 겪어보지 못했던 난생 처음 겪는 일의 연속이었습니다. 학교에서는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아이들이 친구들과 손잡거나 팔짱끼는 모습을 볼 때마다 `거리두기`를 외치면서 떼어 놓을 때가 제일 마음 아픕니다. 이제 2021년이 되었습니다. 올해는 희망의 해입니다. 2월 말부터 백신 접종이 시작될 예정입니다. 올해 안에는 손잡고 팔짱 낄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 마음을 모아 힘을 냈으면 합니다. 조금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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