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갈색따오기`가 울산들판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 (전경삼 사진가 제공) © 울산광역매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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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가 환경부와 국제단체로부터`국제 철새도시`로 공인 받았다. 국제 철새들의 이동거점 가운데 한 곳으로 지정된 것이다. 이는 주변 환경이 철새 도래에 적합한 생태적 조건을 갖추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 해당 지역에 철새보호 의무가 부과된다.
울산시가 13일 오후 3시 시의회 1층 시민홀에서 송철호 시장,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 더그 왓킨스 사무총장, 박병석 시의회 의장, 시의원, 기업대표, 환경단체 관계자 등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EAAFP로부터 `국제철새도시 등재 인증서`를 받았다.
이에 따라 울산 태화강, 외황강, 회야호, 선암호 등이 세계에서 150번째로 철새이동경로 연결망에 등재됐다. 또 울산에서 매해 5월 둘째 주와 11월 둘째 주 토요일에 `세계 철새의 날` 기념식이 열린다. 이번 인증은 국내에서 17번째이며 철새의 주요 서식지인 갯벌이 없는 동해안에서는 처음이다.
이날 행사 가운데 하나로 진행된 `울산형 철새보호 기반 구축 협약식`에는 현대자동차, 에쓰-오일, 고려아연, 대한유화, 경동도시가스 등 지역 5개 기업이 참여해 기업차원의 철새 서식 생태환경 조성의지를 다졌다. 협약서에는 울산 국제철새이동경로 등재 이후의 기업, 국제기구, 울산시의 철새보호 활동과 협력사업의 내용이 담겨 있다.
이날 시청 햇빛광장 내 정원에서는 `국제 철새도시 인증` 동판 제막식도 진행됐다. 동판에는 철새가 러시아의 극동지방과 미국의 알래스카에서 동아시아를 거쳐 호주와 뉴질랜드 등 22개국을 경유하는 경로와 울산 태화강 서식지의 주요 철새인 황새, 검은머리갈매기, 흰죽지, 민물가마우지, 백로, 왜가리 등이 기록돼 있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오늘 친환경 생태도시로 이어주는 튼튼한 다리가 하나 더 놓아진 것은 철새와 함께 살아온 수준 높은 시민들 덕분"이라면서, "앞으로 시민, 기업들과 함께 철새들이 더 편안하게 지내다 다시 돌아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국제적인 생태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내에 이름이 등재 않은 희귀철새가 최근 울주군에 왔다간 사실이 밝혀져 이날 행사에 의미를 더 했다. 열대, 아열대 조류인 가칭 `적갈색따오기`가 국내에서 세 번째로 지난 8일과 9일 양일간 울주군 회야강 인근 논에서 먹이활동 하는 모습이 대구 조류 사진작가인 전경삼 씨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 새는 국내에 이름이 없어 따오기과에 적갈색을 띠고 있다고 해서 가칭`적갈색 따오기`로 명명됐다.
울주군의 논과 주변 환경이 `적갈색 따오기` 서식에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어 청정한 논 환경이 유지되면 앞으로 새들이 본격적으로 올 때 서식지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 새는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유럽동부, 아프리카, 호주, 북아메리카와 중앙아메리카 등 아열대 및 열대지방에서 서식하는 종이다. 한국에서는 지난 2018년 4월 20일부터 30일까지 제주시 한경면에서 3개체가 처음 발견되었고 이어 지난해 5월 18일 경기도 고양시 장흥습지 인근 논에서 1개체가 다시 확인됐다. 이번 울주군 발견은 세 번째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울산시가 국제철새이동경로로 등재돼 국제적 철새도시가 된 만큼 새로운 종이 찾아올 수 있는 자연환경이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지표라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철새를 보호하고 활용한 생태관광 자원으로 적극 활용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