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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9회> 산의 말씀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21/05/30 [16:28]

산은 깊은 말씀이다

누워있는 저 산

해야 할 일 알고 있다 당연히 할 일 다 하고 있다

말이 없어도

봄이면 잠자는 나무들을 깨우고

가을이면 뼈마디 부딪치는 소리

하늘을 보는 산

그 많은 소음과 공해에 가는 귀가 먹어

먹먹해진 요즘 세상에

제 할 일 알아야 한다는 단단한 말씀이다

산은

그러나 인간들만 할 일도 모르면서 

일어서서 걷고 별 볼일도 없으면서 열나게 뛴다

쓸데없이 주둥이를 까대며

산의 깊은 말씀 우습게 안다

너는 아느냐

수천 수만년 동안 가부좌를 틀고 있는 저 산의

깊은 말씀을

물컹한 한 듯 단단한 말씀에 오늘 귀 기울려야 한다

 


 

 

▲ 정성수 시인     © 울산광역매일

 아침에 눈을 뜨면 거대한 도시가 앞을 막는다. 대나무처럼 자란 빌딩이 보이고 수많은 차들이 앞을 가로 막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도블록 사이로 얼굴을 내민 민들레가 새롭게 보이고 가로수 가지에 앉아있는 새가 특별하다. 이런 날 등산을 간다는 것은 그야말로 축복 중 축복이다. 등산의 기쁨은 정상에 올랐을 때 가장 크다. 그러나 최상의 기쁨은 험한 산을 기어 올라가는 순간에 있다. 산길이 험하면 험할수록 가슴은 뛴다. 인생에 있어서 모든 고난이 자취를 감췄을 때를 생각해 보라! 그 이상 삭막한 것이 없으리라.  니체의 말이다.

 

 정상이란 반드시 산의 꼭대기가 아니다. 하나의 종점인 동시에 선(착함)이 모여 드는 곳으로 소재가 생성하고 자신의 모습을 바꾸는 지점이라는 뜻이다. 이 지점은 ‘유’가 '무'로 전환되는 곳으로 모든 것이 완결되는 끝이며, 마력이나 자력처럼 사람을 끌어당기는 곳이다. “왜 산에 오르는가?” 이 물음에 마르쿠스 슈무크Marcus Schmuck(1957년 오스트리아 브로드 피크 원정대장)는 대답할 말은 없다. 다만 ‘어떻게 해서든지 올라가야겠다.’ 는 것뿐이라고 했다. 등산은 험준한 산을 기어오르려는 단순한 야심과는 다른 것으로 정열을 산에 바치는 것이고 이 세상에서 받지 못하는 보수를 산에게서 받는 것이다. 등산은 산을 정복하고 영웅이 되어 돌아가기 위해서가 아니다. 두려움과 고난을 통해서 산을 알고 새롭게 산을 느낄 때 등산의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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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5/30 [16:28]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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