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공영방송인 KBS에서 세계적인 초능력자로 이름을 떨치고 있었던 유리겔러를 불러들여 마술 시범을 보여 준 적이 있다. 초능력자라 자처하는 유리 겔러가 손을 대지 않고 숟가락을 구부리는가 하면 고장이 난 시곗바늘을 돌렸다. 어떻게 해서 이렇게 놀라운 일을 해낼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이렇게 뭇사람들에게 신기한 초능력을 보여주며 초능력에 대한 선풍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그였지만 나중에 이것이 초능력이 아니라 마술로 속임수를 했다는 것이 밝혀져 망신당했다.
마술이란 보통 사람들이 보기에는 신기하기 짝이 없다. 보는 사람의 바로 코앞에서 있는 것도 없게 하고 없는 것도 있게 하니 신기하다 못해 아닌 말로 귀신이 곡할 노릇이 마술이다. 마술은 여러 가지 도구를 미리 준비해두고 손재주로 사람의 눈을 속여 이상한 일을 하여 보이는 재주를 말한다. 그러나 마술이 어떻게 하여 이루어지는지를 알게 되면 아! 마술이란 그것이 별거 아니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되지만 그때는 이미 마술사한테 속은 후에야 알게 되는 것이다.
요즘 국내를 떠들썩하게 한 마술과도 같은 사건이 있으니 포항의 가짜 수산업 사기 사건이다. 보도로는 이 가짜 수산업자는 고급 승용차를 굴리고 다니며 포항에서 거대한 수산업을 하는 사장으로 재력(財力)가라고 하며 정치인과 법조인, 언론인, 예술 분야의 종사자와 인맥을 형성 후 이들에게 고급 승용차와 명품 골프채 등을 선물하고 금품과 향응을 제공하였다 한다. 또한 이를 미끼로 많은 사람에게 수산업에 투자하면 큰 이익을 볼 수 있다며 투자자들을 끌어모은 후 거금의 투자금을 갈취하였다는 내용이다.
정치인과 법조인 언론인 예술인들은 공인(公認)들이다. 국가나 공공단체, 사회단체 등에서 어떤 자격 따위를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은 사람들이 어떠한 처신을 하였길래 가짜 수산업자의 입에 오르내린단 말인가. 공인은 몸가짐은 엄정히하고 항상 온화하며 조금이라도 구린내 나는 무리들을 따라 가지 말아야 할 뿐 아니라 항상 겸손히 하여야 하는 것이다. 가짜 수산업자의 입에 오르내린 사람들은 어쩌면 이 수산업자가 어떠한 사람인지 한 번쯤은 생각해 볼 수 있을 법도 한 위치에 있기도 한데 그러하지 못했다는 것은 눈에 헛것을 보지 않고서야 그럴 리가 있겠는가하는 생각도 든다. 하여튼 이번 사건은 가짜수산업자가 경찰에서 자기 만의 진술이고 보니 정확한 것은 경찰과 검찰에서 수사를 통하여 밝혀져야 할 부분인 만큼 수사당국에서는 한점 의혹도 없이 밝혀야 할 것이다. 또한 이번 가짜 수산업자의 입에 오르내린 정치가, 법조인, 언론인, 예술인들은 자기의 처신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에 위정자와 고위 공직자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여있다는 말들을 한다. 이러한 것은 적당주의, 한탕주의가 어우러졌기 때문이다. 일이 생기고 나면 "나만 걸려들었네! 참 재수가 없다. 그게 무슨 죄가 되느냐?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하지 않았나?"라며 반성은 커녕 자기 합리주의로 치닫고 있으니 웃기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공인에 있는 사람들이 사사로이 마술과 같은 가짜에 현혹되어 그 곁을 기웃거린다면 누가 공인이라 하겠는가.
대선을 앞두고 나라가 시끄럽다. 대선 주자들은 권력에 대한 집착으로 나라의 경제와 국민의 평안은 안중에도 없는 듯 상대방을 헐뜯고 있어 국민에게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공자는 "예(禮)가 아니면 보지도 말고 예가 아니면 듣지를 말며 예가 아니면 말하지 말며 예가 아니면 행동하지도 말라"라고 가르쳤다. 그러기에 동몽훈(童蒙訓)에는 "관직에 있는 자가 지켜야 할 법은 세 가지니 첫째가 청렴, 둘째가 신중, 셋째가 근면, 이라 했다. 이 세 가지를 지키면 나라가 부강하고 백성이 편안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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