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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9회> 꽃보다 아름다운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22/04/10 [17:32]

하루를 불같이 살다가 지는 해는 아름답다

며칠을 꽃답게 살다가 지는 꽃은 아름답다

 

불같이 사는 일이나 꽃같이 사는 일이나

제 할일을 다 하는 것들

몇이나 될까 세상에

제 할일을 다 하지 못하는 것들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지는 것은 다 아름답다

한 생을 살다 가는 것만으로도 아름답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꽃이다

제 할일을 다하고 지는 꽃이다

꽃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사람답게 살다가 

지는 해가 된 사람이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 꽃보다 아름다운

 


 

 

▲ 정성수 시인     © 울산광역매일

흔히 꽃이나 황혼이 물든 석양 또는 여성을 아름답다고 얘기하곤 한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개별적으로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들이지 아름다움 자체는 아닐 수 있다. 아름다움에는 외적 아름다움, 내적 아름다움을 비롯한 음악적 아름다움, 미술적 아름다움, 건축적 아름다움, 생성과 소멸의 아름다움 등 수 많다. 아름다움 중에서 으뜸은 ‘생명의 아름다움’이다. 봄날 척박한 땅에서 싹이 트는 노란빛 눈이나, 달걀을 깨고 나온 병아리, 모판에서 터진 볍씨, 장독대 옆에 핀 앵초꽃 등 생명이 있는 모든 것들은 아름답다. 한 가정에서 태어난 아기만큼 축복이자 아름다운 일은 없다. 아이의 울음소리와 웃음소리는 기쁨이자 희망이다. 고대의 왕가에서 왕권을 이어받을 후손이 생겨나는 것은 가장 나라의 경사였던 것처럼 왕가의 미래가 보장되어 백성들까지 크게 기뻐했다. 아름다움이란 새로운 존재의 확인이고, 한 사람의 미래를 밝혀주는 등불이다. 보라! 산속 나무처럼 다양하고 물결처럼 출렁이는 생명의 결을… 뜨거운 숨결처럼 넉넉한 마음이 아름답지 않은가? 아름다움은 꽃이 피는 정원과 같다. 그 가치는 생명이 거룩한 모습을 그대로 내보일 때다. 그러므로 자신을 그대로 내보이는 것이야말로 아름다움을 실현하는 것이다. 겉으로 드러난 아름다움은 포장에 불과하다. 보통 예쁘다, 귀엽다는 표현을 많이 쓴다. 하지만 아름답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살맛 나는 세상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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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04/10 [17:32]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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