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밟고 지나간 자리에 꽃이 피었다는 것을 몰랐다
돌아오면서
꽃을 보고 알았다
내 발걸음 소리 찍힌 자리마다 지천으로
민들레꽃 피어 있었다
왜 피었느냐며 수 없이 물었지만
민들레꽃은 말이 없었다
미워하면서 한참을 걸어오는데 대답 소리 들여왔다
너는 왜 사니
왜 사느냐고?
민들레꽃이 악을 쓰고 있었다
유명 가수가 부른 노래 `일편단심 민들레야`가 공전의 히트했다. 노래는 트로트 곡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화암 류종판에 의하면 이 노래는 남편을 그리워하던 이주현이란 72세(1981년 당시) 여성이 가사 응모전에 투고한 글을 다듬은 것이라고 한다. 좌판을 하며 평생 모은 돈을 남편이 다닌 동아일보에 남편의 이름을 붙인 `수남기금장학금`이란 이름으로 기부했다. 이야기는 1981년 4월 28일 자 경향신문에 실린 `햇빛 본 할머니의 꿈`으로 발표되었다. 가사 내용 중 `그 여름의 광풍`은 1950년 6ㆍ25전쟁을 가리키는 말이고, `낙엽 지듯 가시었나`는 그해 가을 무렵 동아일보 총무국장이던 납북된 남편을 가리키는 것이다. `하늘만 바라보는 것`은 천국에 간 남편을 그리워함이다.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그 목소리`는 남편이 떠나면서 "걱정하지 마, 잘 다녀올게"라고 했던 그 목소리라고 한다. 이때부터 민들레는 일편단심一片丹心이라는 사자성어와 한 몸이 된 것이다. 예전에는 고려말 선죽교善竹橋에서 왕자 이방원李芳遠에게 철퇴로 맞고 죽은 포은圃隱 정몽주鄭夢周의 단심가丹心歌라는 시조에 등장하는 불변의 충심을 대변하는 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민들레의 일편단심은 한 사람으로만 향하는 꼿꼿한 사랑의 이데아를 만들었다. 민들레는 한의학에서 포공영蒲公英이라고한다. 포공영은 민들레꽃이 피기 전인 전초全草를 채취해서 말린 것이다. 포공영은 한방에서 생약으로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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