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20대 윤석열 정부가 출범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으로서 헌법 제 69조에 명시돼 있는 대로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 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라고 선서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개인과 가문의 영광이기도 하다. 그러나 취임 선서를 하는 그 시각부터 국민은 대통령에게 나라와 국민을 위하여 묵묵히 일하여달라며 어깨에 멍에를 얹혀놓고 쟁기질을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고 대통령은 국민이 바라는 대로 쟁기를 당겨야 하고 거친 땅이 옥토가 될 때까지 쉼 없이 일해야 한다. 국민이 바라는 대로 가지 않고 엉뚱한 곳에서 맛있는 풀만 뜯어 먹는다면 국민의 회초리가 소의 등짝을 사정없이 후려칠 것이다.
예전에 어느 정당은 당 엠블렘(상징)에 황소를 넣고 `황소 힘이 제일이다. 밀어주자 00당`이라는 포스터로 유권자에게 지지를 호소했었다. 대통령을 소에 비유한 것은 그만큼 일을 하겠다는 것과 일을 시켜 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어떻게 일을 하여야 할까. 그것은 대통령의 취임선서문과 같이 헌법을 준수하고 대통령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하는 일이다. 많은 국민은 새로운 정부의 탄생에 거는 기대가 크다.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현재 당면 과제가 무엇인지를 파악하여 그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어느 장관, 어느 비서관 한두 사람, 전문가라 하는 몇 사람만의 의견만 들어서는 안 된다. 옛 속담에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한다는 말과 같이 국민과 함께 일을 해 보고 체험해 보아야 대통령과 정부가 국민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를 아는 것이다.
소를 사육하는 어느 축산가가 종일 일을 해도 말도 없이 서 있거나 아니면 쭈그리고 앉아있는 소의 생태를 알아보기 위해 마구간에서 소와 며칠 밤을 같이 지내고 보니 소도 잠을 잘 때, 피곤할 때, 아플 때 어떠한 행동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어 사육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대통령은 국민 속에서 함께 할 때 정책의 방향을 잡을 수 있는 것이다. 국민이 바라는 현 정부의 당면 과제는 오랫동안 지속이 되어온 코로나19의 방역 대책으로 지친 피로감과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주택가격, 경제 살리기와 청년 일자리 창출, 냉전으로 치닫고 있는 남북한 관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쟁 장기화로 우리나라에 미치는 대책과 외교 분야에서의 나라의 위상 제고 등 이루 말할 수 없이 산적해 있다.
이런 문제들에 얽혀진 매듭을 하나하나 풀어나가며 국민에게 좋은 소식을 전해주는 배달부가 되는 것이 이 정부의 책임이다. 대통령의 발걸음이 옮겨질 때마다 희망과 즐거움과 행복이 넘쳐나야 할 것이다. 머리는 어떻게 하면 국민이 편안하게 살 것인지를 생각하여야 하며 두 가슴을 넓혀 모든 국민을 따듯하게 포용하여야 하며 두 눈은 불의를 보지 아니하고 항상 아름다운 것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하며 두 귀는 국민이 하는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가 있도록 쫑긋 세워야 하며 두 손은 착하고 남을 구제하는 손이 되어야 할 것이며 국민에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가가는 발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대통령이라는 소를 어떻게 부려야 하는가?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가 변해야 한다. 대통령이 모든 일을 다 하도록 바라서는 안 된다. 물질문명 중심의 가치관에서 인간 중심의 가치관, 도덕 중심의 가치관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우리의 권리로써 선택한 대통령에게 나라의 번영과 평화와 자유, 복지 국가 건설을 위해 힘쓸 수 있도록 힘껏 조언도 하고 응원할 때 평화롭고 살기 좋은 국가가 건설될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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