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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 칼럼> 자존감 회복하기
 
울주군 구영중학교 교감 김영희   기사입력  2022/05/23 [17:12]
▲ 울주군 구영중학교 교감 김영희     © 울산광역매일

 학생들이 불러주는 스승의 노래를 들으며 가슴이 먹먹했고 이 아이들에게 내가 어떤 존재인가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어떻게 학생들 앞에 서야 할지를 되새기는 오월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그 노래를 들어본 기억이 희미합니다. 지금의 학생들은 스승의 노래를 알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청탁금지법의 시행으로 꽃 한 송이도 선생님께 건네지 못하는 현실이라 많은 부분이 바뀌긴 했지만 노래마저 사라진 것은 학생과 교사의 관계도 많이 달라졌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의 원인은 시대의 변화에 따른 관계의 변화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삶이란 사람과 사람의 관계라고 했듯이 학생의 배움과 성장의 축이었던 교사의 역할이 다양한 매체와 시설을 통해 이루어지면서 약화되고 왜곡돼 버린 부분이 있습니다. 예전의 불편했던 스승의 날의 부정적인 면은 당연히 변해야 하지만 교사와 학생의 관계마저도 많이 퇴색되어 버렸습니다. 

 

 지금 우리는 4차 산업혁명으로 역사상 가장 급격한 변화에 중심에 서게 되었습니다. 2016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 데이터, 로봇, 3D프린팅, 나노기술 등이 핵심 주제로 다루어졌습니다. 그러면서 교육에서 창의성, 창의적 융합인재가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습니다. 

 

 창의성 교육은 7차 교육과정을 시작으로 여러 번 교육과정을 개정하여 적용하고 2022 개정 교육과정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만들어 가는 교육과정인 고교학점제도 시행되었습니다. 이에 교사들도 다양한 교육 방법론으로 접근하여 시도하고는 있으나 교육문화 전체와 맞물려 학교에서의 노력도 큰 힘을 발휘하기가 어렵습니다.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학교생활이 행복하지 않고 교사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산업화나 민주화 시대보다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영위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문제 상황이 어렵다면 `본질로 돌아가 심플해지라`고 했던 스티브 잡스의 말이 떠오릅니다. 결국 혁신은 불필요하고 중요하지 않은 것들은 모두 사라지고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것들만 남게 되어 본질과 마주하는 것이라 했습니다. 

 

 교육도 시대 요구와 변화에도 불구하고 교육의 본질을 되살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사는 진정으로 학생을 위하고 돌봐 주는 어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 사람의 기댈 수 있는 어른의 역할을 교사가 담당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학생의 성장을 지원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학생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며 지켜보는 교사는 학생의 미래를 열어줄 수 있는 중요한 영향력을 지녔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교사의 역할은 쓰러진 학생들을 일으켜 주는 것이 아니라, 쓰러진 아이가 자존감이라는 기둥을 붙들고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응원하는 것이라 했습니다. 

 

 자존감이 개인의 행복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말한 사회심리학자인 데이비드 G. 마이어스도 삶의 만족도가 가정생활의 만족, 친구 관계, 금전적 수입 등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한 만족도에서 온다는 사실을 임상실험으로 밝혀냈습니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즐거워하는 사람이 생활 전반에 대해 행복하게 느낀다는 것입니다. 자존감이 높은 아이들은 스스로 자신을 일정할 줄 알고, 용서할 줄도 알며, 실패와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자기 발전을 위해 꾸준히 노력한다고 했습니다. 회복탄력성이 있을 때 시대가 요구하는 창의성도 계발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지칭하기 애매할 때 가장 흔히 쓰는 호칭이 선생님인 것 같습니다. 세상에 선생님은 너무나 많은데 정작 학교에서는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존중의 의미가 깃들어 있는 선생님 대신 `쌤`이라는 호칭을 주로 사용합니다. `쌤`이라는 말에는 단순히 부르는 의미 외에 상대에 대한 존중이 묻어나지 않습니다. 줄임말이라지만 단순한 부름의 말로서는 교사를 존중하는 학생의 마음이 전달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학생은 자신의 성장을 지원하는 어른이라는 시선으로 교사를 바라볼 수 있는 마음, 선생님에 대한 존중의 마음이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얼이 담긴 말부터 `쌤`대신 `선생님`이라 부를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 합니다. 학부모도 학생 교육을 위해 교사를 인정하고 최소한 존중하는 마음으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때 교사의 자존감도 높아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교육은 학생과 교사의 자존감을 회복시킬 수 있을 때 시대가 요구하는 창의성을 계발할 수 있는 강력한 바탕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교사와 학생의 자존감이 회복되어 이루어지는 교육은 힘찬 동력이 되어 새로운 시대를 준비할 수 있으리라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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