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화가 사거리 횡단보도
`아내는 편도 암 말기`
구걸함 들고선 남자
오가다 마주치면
고해성사 보속 받은
자선 횟수 채우려고
일부러 바꿔둔
천 원 신권 빠빳 세워
천천히
구걸함에 펼쳐 넣었다
조금전
비싼 담배
몽롱하게 들여 마신 연기
코앞에 뿜는 그가 미워
호주머니로 들어가던 손에
브레이크 당겼다
두고 와 생각하니
여태 자선은 위선,
지갑서 돈 꺼낼 때
과신 늪에 빠져
구겨진 오장육부 역겨워
토 나온다
<시작노트>
지폐 한 장 구겨 넣는것이 자선이 아니듯
동전 몇닢 던지는 것 또한 자비가 아니기에
남자는 까맣게 그을린 얼굴로 그 자리에 매일 서있고
남자 앞에서면 주춤거리는 내가 미워 나는 매일 토한다.
박시학 (본명: 박성학)
출생지: 부산, 천마산자락에서 나고 자랐다
거주지: 직장 따라온 울산에 눌러앉아 ‘글’하고 잘 놀고 있다
이메일: psh7647@hanmail.net
《한국 현대 문화포럼》 2020신춘문예 당선 ‘동시’부문
『아동문예』 신인문학상 ‘동시’부문
『문학예술』 신인상 ‘시’부문
시집 『시시각각』
동시집 『노란하늘』
한국아동문예작가회 회원
한국문학예술가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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