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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흐르는 아침> 노래
 
유안나 시인   기사입력  2023/01/26 [19:33]

머리가 허연 가수가 

노래를 한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다 

 

가수 장사익이다

머리는 백발이 되었지만 

목소리는 카랑카랑하다 

그의 목소리엔 깊은 우물이 있다 

 

그 우물 속으로 들어간다

 

스물다섯 그 사람이 늙지도 않고 우물 속에 서 있다

한참을 서로 바라 보다 나는 그저 젖어서 나왔다

 

그의 눈빛 그의 휘파람소리 그의 옆모습 그의...

그 긴 세월에도 나의 피는 묽어지지 않는다 

 

장사익은 눈가에 깊은 주름을 지으며

흰 두루마기 자락을 가만 가만 출렁이며

-산 재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갇힌 기억들이 구멍마다 불을 밝힌다

그도 지금쯤 저처럼 늙어 왔을까

 

문득 저 가수에게 고백하고 싶다

이번 생은 버거웠다고 

어디 생이 마음대로 되더냐고

 

노가수의 노래는 휘파람 소리로 기억을 휘감고 넘어간다

 

 


 

 

▲ 유안나 시인     © 울산광역매일

<시작노트>

 

 코로나19로 답답해하며 지낼 때 트로트 열풍이 일었다. 즉 유행가는 답답하고 우울한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주었다. 유행가 가사는 사람 마음을 열고 그 속으로 파고들어 온다. 모두 자기 얘기 같다. 시도 그렇지만 유행가도 행복한 얘기보다 애절하고 그립고, 참회와 후회와 못다 한 사랑 얘기, 불효자 얘기 등, 비의悲意를 노래한다. 나는 특히 장사익의 `님은 먼 곳에` 라든가 `봄날은 간다` 이런 노래를 들으면 그만 노래 속으로 들어가곤 한다. 어쩌랴 그 속엔 빠지지 않을 수 없는 깊은 우물이 있으니.....

 

 

 

 

유안나

 

경희 사이버대학원 미디어문창과 졸업

2012년 애지로 등단 

2014년 서울문화재단 문학창작기금 수혜

시집 : 『당신의 루우움』 

시집 : 『내가 울어야 할 때 누가 대신 울어주는 건 더 아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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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1/26 [19:33]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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