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청춘들이 꽃잎처럼 지던 날
못다 핀 꽃들이 하염없이 떨어져
하늘이 크게 울던 날
2010년 3월 26일
우리는 그날 밤을 잊지 않았습니다
영원히 잊을 수가 없습니다
천안함이 가라앉고 46명의 장병들이 용사답게 떠날 때
바다와 산이 부둥켜안고 울던 밤은
이 세상에서 가장 길고 긴 봄밤이었습니다
3월의 금수강산에 목련꽃처럼 아름답던 청춘이여. 그대들의 뜨거운 피 차마 끓기도 전에 바닷물에 뒤섞이어 어디로 흘러갔느냐. 소리쳐 불러도 찢어지는 이 가슴을 어이하라고 대답조차 없느냐. 이 나라의 꽃들아! 송이송이 못다 핀 꽃들아! 푸른 파도로 출렁이다가 다시 피어 오거라.
사랑하는 아들들이 있었니라. 자랑스러운 너희가 있었느니라. 그리하여 46명의 장병들이 천안함을 지켰느니라. 이 나라를 구했느니라.
올해도 3월 26일은 어김없이 돌아와
바다는
이 가슴을 헤집고 봄이 되어 출렁거립니다
천안함 피격사건天安艦 被擊事件은 2010년 3월26일 밤 9시22분 경 백령도 근처 해상에서 해군 초계함 1천200톤급 천안함이 선미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이 일어나 침몰했다. 사건 발생 직후 인천해양경찰서 소속 해안 경비정이 출동해 천안함에 탑승하고 있던 승조원 104명 중 58명을 구조했다. 40명은 사망했고, 6명은 실종됐다. 이 46명의 영결식은 4월29일 제2함대사령부에서 거행되었으며, 국립대전현충원 사병3 묘역에 천안함 희생자 합동 묘역으로 조성했다. 전사자에 대한 호칭은 `천안함 46용사`로 결정하고, 전원 1계급씩 추서 진급되었다. 민군 합동조사단을 구성한 정부는 침몰 원인에 대해 `북한의 어뢰 공격`이라고 발표했다. 사건 초기 천안함 실종자 수색 과정과 천안함 사고 원인이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으면서 사고 원인에 대해 어뢰설, 기뢰설, 내부 폭발설, 피로 파괴설, 좌초설 등 다양한 의혹이 제기됐다. 침몰 원인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정부는 천안함의 침몰 원인을 규명할 민간ㆍ군인 합동조사단을 구성하였고, 오스트레일리아, 미국, 스웨덴, 영국 등 5개국에서 전문가 24여명으로 구성된 합동조사단을 꾸렸다. 이어 미국과 유럽 연합, 일본 외에 인도 등 비동맹국들의 지지를 얻어 유엔 안전보장이 사회의 안건으로 넘겨져 안보리는 북한의 소행을 규탄한다는 내용의 의장 성명을 채택했다. 그러나 북한은 어뢰 공격을 부인하며 자신들과 관련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남북 간의 긴장이 고조되었으며, 침몰 원인에 대해 각기 다른 해석으로 갈등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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