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그릇의 곰국을 위하여
생을 지탱했던 소의 네 다리뼈를 무쇠 솥에 넣고 장작불을 지폈다
아침부터 저녁때 까지
국물 위에 뜬 기름 걷어내고 대파 송송 썰어 넣어 만든
곰국 한 그릇
앞에 놓고 허한 속을 달래려니 손이 떨린다
살은 살대로 어떤 술꾼의 안주가 되었으리라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우려먹다니
한때 콧김을 뿜어대며
산 아래 긴 밭은 갈아엎던 시절이 있었으리라
멍에 자욱 깊어도
뼈 쑤신다는 말 하지 않았으리라
밤이면 외양간에서 밤하늘별을 바라보던 곡진한 생이
뜨거운 곰국 한 그릇이 되었다
아버지 당신은 뿔 없는 한 마리 소였다
뿔은 보통 초식 동물에게 나 있다. 대부분 새끼는 뿔이 없고 성체만 있다. 초식 동물의 신체 구조는 발끝이 발굽으로 되어 있어서 도망가기를 잘한다. 그러나 공격 수단인 발톱에 비해 부족한 면이 있어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뿔이 난 것이다. 결국 초식 동물의 뿔은 방어 수단의 비중이 높은 셈이다. 육식 동물의 경우 이빨과 발톱이 강하고 날카로워서 굳이 뿔이 없다. 육식 동물이라고 모두 뿔이 없는 것은 아니다. 카멜레온 일부나 공룡 중 케라토사우루스, 카르노타우루스 등 육식공룡들은 머리에 뿔이 나 있다. 이들의 뿔은 초식 동물과 달리 몸을 방어하기 위한 뿔은 아니다. 뿔 중에는 특이한 뿔이 있다. 앞니가 길게 났지만 실제로 뿔이 아닌 일각돌고래의 뿔, 촉각으로 더듬이인 달팽이 뿔, 피부가 자라서 단단해진 코뿔소의 뿔, 두개골의 융기인 기린과 수컷 오카피의 뿔 등이 있다. 싸울 때 이것으로 상대를 공격하지만 무기로는 별로 유용하지 않다. 화가 난 모습을 속되게 `뿔났다`라고 표현한다. `뿔-나다`는 표준국어대사전에도 실려있는 유래 깊은 동사로 간혹 특정 집단의 반발이 큰 이슈를 다룰 때 `~가 뿔났다` 식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또한 `쥐뿔도 모른다`는 속담은 쥐뿔만큼 즉 아무것도 모름을 가리키는 말로 `기본적인 것도 모른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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