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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7회> 소나무에게 부치는 서간문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23/04/23 [18:08]

나는 알고 있다 물가의 소나무 네가 얼마나 외로운지

왜 슬픔의 그늘을 짜고 있는지

그게 아니라고 너는 손사래를 젓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너의 외로움이 

넓게 그늘을 편다는 것도 작은 바람에도 출렁인다는 것도

이미 알고 있었다

 

한 여름 불볕더위가 수면을 달군다

소나무 그늘 아래로 물고기들이 모여든다

그늘이야 하늘을 가리고 남지만 

그 많은 은빛 비늘들을 받아들이기에는 수고가 너무 크다

 

물고기들이 꼬리를 흔들 때

보라

여기저기서 수런대는 나무들의 따가운 시선들

화살이 되어 너를 향해 날아온다

그것들 모두

바늘이 되어 네 가슴을 쪼아댄다

어찌 온 몸이 따갑지 않겠느냐

너는 또 그게 아니라고 말하겠지만

그렇수록 더 외로운

소나무야 물가의 소나무야 

떨어지는 네 눈물이 발아래 푸른 강을 만든다

 

알고 있다

사랑도 사랑받는 만큼 외로워야 한다는 것을

 


 

 

▲ 정성수 시인     © 울산광역매일

서간문書簡文은 편지 형식의 글로 수신자 또는 수신자 주변의 안부를 묻거나, 발신자 또는 발신자 주변의 소식이나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는 데 목적이 있다. 안내, 초대, 소개, 추천, 주문 등의 내용을 적는다. 전 근대시대에는 학문적 의견을 교환하는 방법으로 편지를 많이 사용해 논설적인 글도 있다. 대표적으로 사단칠정四端七情에 대해 서로 편지로 논의한 고봉高峯 기대승奇大升과 퇴계退溪 이황李滉의 서간문을 들 수 있다. 안부 서간으로는 내간內簡을 들 수 있다. 내간은 조선 중기 이후 여성들이 한글로 쓴 서간을 주고받은 것으로, 내간체라는 문체 형식이 발달할 정도로 활발하게 교류했다. 문학의 한 장르에 서간 문학이 있다. 서간체(^편지체)로 쓴 시나 소설을 말한다. 서간체의 시는 사랑ㆍ우정ㆍ초대ㆍ추천ㆍ위문 등의 내용을 편지로 전달하는 문장 형식이다. 로마의 시인 호라티우스Horatius와 오비디우스Ovidius의 작품에서 뿌리를 찾을 수 있다. 그 후 괴테 Goethe와 낭만파 작가들에 의하여 이런 작품들이 많이 쓰였다. 서간체 소설은 전편 또는 대부분이 한 사람 또는 몇 사람의 편지로 이루어진 소설 형식이다. 편지를 쓴 사람은 따로 있고 엮은이는 서문이나 발문을 쓴 것처럼 꾸미는 경우도 많다. 리처드슨Richardson의 파멜라Pamela를 비롯하여 루소Rousseau의 신新 엘로이즈La Nouvelle Heloise, 괴테Goeth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등이 서간체 소설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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