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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흐르는 아침> 수종사 찻집에 앉아
 
이은봉 시인   기사입력  2023/05/21 [17:30]

은행나무도 두 그루다

강물도 두 줄기다

마음도 두 개로 흔들린다

 

까마귀도 두 마리

까악까악 하늘을 날고 있다

 

수종사 찻집에 앉아

중늙은이 두 사람,

둘이면서 하나를 생각한다

 

눈 살짝 감은 채

하나이면서 둘인 세상을.

 


 

 

▲ 이은봉 시인     © 울산광역매일

<시작노트>

 

 수종사는 경기도 양평군 양수리의 산 중턱에 있는 오래된 사찰이다. 다산 정약용의 생가와도 가깝다. 유배에서 풀려난 뒤에는 그가 직접 이곳 수종사에 방문했었다는 기록도 있다. 

 수종사에서는 우선 북한강과 남한강이 둘이면서 하나로 합쳐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어느 날 아내와 함께 곳에 갔었거니와, 아내와 나도 둘이면서 하나라는 소식(小識)을 얻을 수 있었다. 선불교의 화두인 불이(不二)를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곳에는 커다란 은행나무도 두 그루도 뿌리로 연결되어 있었는데, 이 또한 불이(不二)를 깨닫는 데 도움이 되었다. 

 여기서 정작 불이를 질문하게 된 것은 하나로 합쳐지는 두 개의 강, 곧 북한강과 남한강 때문이다. 이들 두 개의 강을 바라보며 이제는 두 개의 나라, 곧 북한과 남한도 둘이면서도 하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은봉

 

1953년 세종시(구, 공주) 출생. 1983년 《삶의문학》 제5호에 「시와 상실의식 혹은 근대화」를 발표하며 평론가로, 1984년 《창작과비평》 신작시집에 「좋은 세상」외 6편을 발표하며 시인으로 등단. 시집으로 『생활』, 『걸어 다니는 별』, 『뒤뚱거리는 마을』 등, 평론집으로 『시와 깨달음의 형식』, 『시의 깊이, 정신의 깊이』 등이 있음. 

(사)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 부이사장, 충남시인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고, 문예지 《삶의문학》, 《불교문예》, 《시와사람》, 《시와시》 등의 발간에 앞장서 왔음. 현재, 광주대학교 명예교수, 대전문학관 관장, 등으로 일하고 있음. 김달진 문학상-평론(2021) 수상, 풀꽃문학상-시(2021) 등 수상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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