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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년전 쯤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 친구가 집에 놀러왔던 적이 있습니다. 애들 친구니까 뭔가 맛있는 것도 주고 재밌는 것도 보라고 나름 생각을 해서 재밌는 영화 한편을 보도록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영화 한편을 끝까지 보는 아이들이 많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아이들은 영화가 시작되자 몸을 비비꼬기도 하고 딴짓을 하더군요. 딴에는 제일 재밌는 영화라고 해서 고른 건데 예상밖의 반응이라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가 벌써 6~7년전이니까 지금 아이들은 벌써 대학생이 되었거나 성인이 되었겠지요? 영화를 너무 좋아해서 아이들과 애니메이션을 원어로 보게 했기 때문에 저희집 아이들은 그런 영화를 보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그러나 그 일이 있고나서 코로나가 터졌고 팬데믹은 아이들의 많은 것을 바꿨습니다. 그러나 사실 따지고 보면 그 이전부터 집중력에 대한 문제는 이미 진행중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도파민 시대의 문해력에 대한 책입니다. 요즘 가장 핫한 콘텐츠는 숏폼입니다. 1분도 채 되지 않는 영상들이 끊임없이 쏟아지고 사람들은 일정한 패턴에 따라 좋아하는 첫번째 숏폼을 미리보기 썸네일에서 고르기만 하면 관련된 영상을 끊기지 않고 계속 볼 수 있습니다. 하나의 영상은 길이가 매우 짧지만 그렇게 보다보면 끝도 없이 관련된 영상들을 보게 됩니다. 과거 TV를 바보상자라고 했던 이유는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 TV 프로그램을 맹목적으로 보다보면 이 채널, 저 채널을 보면서 생각도 하지 않고 끊임없이 TV만 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런 TV라도 최소한 1시간, 또는 최소한 몇십분의 방영시간을 갖고 있었습니다. 더욱이 사람들이 채널을 돌릴까봐 강력한 주제의식을 갖거나 자극적인 영상을 이어붙여서라도 주제를 유지하려고 애를 썼었죠. 그러나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유튜브는 자신이 시청한 영상을 통해 알고리즘을 구축하고 그 알고리즘에 따라 구독자 중심으로 영상을 살포하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이런 시청 습관은 뇌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줍니다. 도파민네이션이라는 책에서도 이런 시청행위는 일종의 도마핀 중심의 삶을 살게 해서 중독이라는 치명적인 올무에 걸리게 한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그래서 이런 사람들을 '도파민 인류'라고 칭하고 있습니다. 서사가 없이 뽑아내는 영상들은 기승전결없이 계속해서 자신이 원하는 본론의 자극적인 영상만 시청하는 습관을 만들게 되고 결국 책과 같이 기승전결, 도입부가 긴 매체는 멀리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을 양산해 냅니다. 따라서 문해력은 당연히 떨어지게 됩니다.
모든 것을 25초내에 정리해서 전달하고자 하는 습관은 유튜브, 숏폼의 맥락을 일상생활 속 깊이 주입시키고 있으며 자신의 모국어 능력을 현격하게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런 도파민 인류에게는 과거 방식과는 다른 문해력 수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이 책은 듣기를 바탕으로 대화, 읽기까지 확장하는 문해력 상승의 방법을 제시합니다. 요즘 들어 젊은 청년들인데도 귀가 잘 들리지 않아서 말을 하면 못들었다며 뚱한 표정을 짓는 사람들이 많아진것 같습니다. 말소리가 작다고 하지만 젊은 나이를 생각하면 청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입니다. 그도 그럴것이 거의 하루종일 이어폰을 끼고 있는 경우가 많고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적용한 이어폰들은 아예 바깥 소리를 차단하고 음악 소리에만 집중하게 만들면서 청력을 더욱 떨어뜨리는 것 같습니다.
물리적으로 청력 자체가 떨어지는 경우에 더해서 말을 듣긴해도 이해하는 능력이 떨어져 소통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른바 국어능력이 떨어지는것인데 이는 책에서 설명한 것처럼 담화의 능력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관심과 호기심이 떨어져서 무슨 말을 해도 흘려듣거나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경우, 대화는 매우 힘들어지게 됩니다. 요즘 세대를 국어능력이 떨어진다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상황과 맥락을 이해하는 능력도 필요합니다. 곧이 곧대로 이해하는 것은 팩트를 이해하는 것이라고 착각할 수도 있습니다.
개떡 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직원이 있는 반면, 아무리 친철하게 설명해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는 점은 문해력의 차이입니다. 상황판단을 넘겨짚기로 오해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상황을 이해했다고 생각하지만 소프트 스킬 역시 문해력에서 기반합니다. 그런면에서 알잘딱깔센이라는 말은 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있게 라는 말로 문해력을 잘 설명하는 말인것 같습니다. 이 책의 문해력 처방을 잘 읽어보시고 실천한 부분들을 따라해보시기 바랍니다. 피해야 할 표현들만 잘 읽어봐도 본인이 평소 어떤 말을 하지 말아야 할지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독서모임에 참여해서 처음부터 흐름을 잘 따라가면서 대화를 해보는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독서라는 기본 인풋이 있기 때문에 여기서 나오는 대화는 뜬금없은 오해나 파편화된 대화, 오해 등을 그나마 줄일 수 있고 대화에 집중해 볼 수 있습니다. 이 책의 내용을 보고 생활속에서 실천해보시기 바랍니다.
[출처] 2024년 5월 8일 오늘의 책 : [도파민 인류를 위한 문해력 수업] 이승화 (문헌정보팀 WE) | 작성자 문헌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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