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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기획-한국 문인협회 워싱턴지부> 내고향 내조국
 
이춘혜 시인   기사입력  2024/05/15 [16:45]

▲ 이춘혜 시인  © 울산광역매일

 이 세상에 고향을 싫어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고향! 그곳은 정다움이 넘치고 포근함이 있는 곳, 그 고향을 지금 생각해보면 동리의 웃어른들이 계시고 정답던 이웃들과 내 어릴 적 뛰놀던 숲속이며 철없을 때 항상 오르내리며 알밤과 도토리를 주우러 다녔던 정다운 뒷산 ㅡ 그 옛 산은 지금도 변함없는데 그때 그 다정하던 이웃들과 친구들은 지금 어디에서 무얼 하며 지낼까?

 

 내 마음을 추억이라는 금 고리로 붙들어 맨 듯한 고향! 눈감으면 아득하고 아련하게 떠오르는 고향 동리의 산, 언덕, 그리고 시냇가에서 물고기를 잡던 모습마저 희미한 기억이 아련한 슬픔이 되어 앙금처럼 침전한다.

 

 예전처럼 달빛은 온 산을 훤히 밝히고 인적조차 없는 산속은 고적 하기 만 한데 그 산밑에 있던 옛날의 집들은 어디 가고 이젠 이름조차 모를 생소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가? 미풍에 흐느적거리는 갈대 숲 속을 헤치며 꿈을 쫓던 어린 시절에 나는 가-끔 목적지도 없이 무작정 한길을 마구 달려 보기도 했었다. 실컷 달리며 놀다가 초가집 굴뚝에 밥 짖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 오를 무렵이면 왼지 두려워 황망히 집으로 줄달음쳐 오곤 했었다.

 

 학교에 오가는 길 중간에 보리밭 옆을 지나칠 땐 어린 마음에 무서운 짐승 또는 사람이라도 숨어 있다가 덥석 나와서 나를 해칠 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고 소름이 오싹오싹 끼치곤 하여 한참 동안을 마구 달려와서 동네 입구가 보이면 그때야 겨우 안심을 하곤 하였었다. 

 

 내 고장 시골! 마당에다 커다란 멍석을 펴고 말리던 윤이 반들거리도록 나던 새빨간 고추! 그 위에 한가로이 날아다니던 고추잠자리는 시골 소녀의 가없는 넋인 양 외로이 떠돌고 ㅡ 밤이면 반딧불을 잡으러 같이 다녔던 옆집에 살았던 오장이 와 재정이는 지금쯤 어디서 무얼 하며 어떻게 지내는지? 어느 무덥던 한 여름 밤에  옆집 언니와 나는 마당에 멍석을 펴 놓고 별 하나, 나 하나, 별 둘, 나 둘, 별을 세어 보다 가사조차 제대로 못 외우는 유행가를 실컷 불렀던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물씬한 향수를 느끼게 한다. 달빛마저 처량한 밤! 개 짖는 소리만 주위의 정적을 깨고 컹컹 울릴 때 어느덧 졸리어서 집으로 돌아갔던 유년의 고향 집! 아! 그리워라 생각할수록 그립고 아릿한 고향의 추억을 뉘라서 아름답다고 아니할까?

 

 참으로 각박한 이민 생활 속에서 살아도 살아도 정이 들지 않는 타국 에서 언제까지나 떠돌이 이방인처럼 살아 가야 할런지ㅡ 정작 동화 되었다고 해도 마음의 뿌리는 내가 태어난 모국에 있게 마련이므로 현제 모국의 여러 면이 시애틀 보다 마음에 안드는 일이 있다 하더라도 마치 나를 낳아 준 부모님이 아무리 못난이 또는 병신이라 해도 부모님을 바꿀 수 없듯이 내가 태어난 나라는 바꿀 수 없는 법. 예를 들어 고난의 여정을 통한 연어의 신비한 모천회귀(母川 回歸)를 생각해 보자. 망망 대해를 떠다니던 연어가 수수 만 리 험난한 여정을 파도에 시달리며 깎아지른 바위틈새도 지나고 폭포수를 거쳐서 고향인 모천에 돌아오는 동안 비늘이 떨어지고 살갗이 찢어지는 온갖 아픔을 겪으면서 결국은 모 천에 당도하여 마침내 눈을 감는 연어의 일생을 통한 귀소(歸巢)본능을 생각해 볼 때 사람이 어찌 자기의 태어난 고향을 한시인들 잊을 수가 있으랴!  

 

 고향! 그곳은 내가 태어나서 내 잔뼈가 굵어진 곳. 내 젊음이 슬며시 바래저 가도 모르고 정들어 살아온 땅! 언제나 돌아 가려나! 나의 고향! 머리 속에 만 가지 상념이 스며 있는 고향! 들판을 가로질러 달려 온 바람이 나를 반기고, 산 모퉁이 끝 자락만 보여도 가슴은 설레어 발걸음은 하늘을 날고, 마음은 벌써 사립문으로 들어 선다. 

 

 나는 가-끔 내 방에 동 쪽으로 난 창을 열고 내 조국을 향하여 조국의 안녕을 위해 하나님께 기원한다. 

 

 나는 순간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내 혈관을 타고 흐르는 단일민족의 끈끈한 혈맥! 그것 때문에 내 고향, 내 조국이 더욱 소중하고 그리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소중한 고향이건만 막상 고향에 가려 해도 갈 수 없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나의 부모님은 고향이 황해도 평산 이신데 나의 어머님은 작년에 돌아 가셨으며, 나의 아버님은 요즘 건강이 별로 좋지 않으시다. 나의 조부모님께서는 이미 고인이 되셨으니 일부러 이북에 찾아 가야할 필요는 없지만, 아버님 살아 생전에 고향에 한번 다녀 오실 수만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으실 터인데, 현재 시애틀에서는 이북을 왕래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있지 않으니 매우 안타깝다.

 

 하루 속히 남북통일이 이루어져서 보고 싶은 고향산천을 아무때나 자유왕래 할 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다린다.

 

 나는 이민을 와서 살면서 조국에 대한 그리움과 동경으로 눈물을 흘린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다행히 부모 형제가 시애틀에 거주하게 되어 외로운 줄 모르고 지낼 수 있었지만 아마 홀로 떠나온 사람들은 많은 시간을 방황하며 조국에 대한 그리움으로 눈물지으며 낯선 외지에서 적응하지 못해 많은 괴로움을 겪었을 것이다. 그래서 누구나 조국을 떠나오면 더욱더 조국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지도 모른다. 조국! 그곳은 내가 태어나서 내 잔뼈가 굵어진 곳, 꿈에도 못 잊을 나의 조국은 나의 고향! 나는 한시도 사모하는 내 조국을 잊어 본적이 없다. 우리 민족은 흰옷이 드러내듯 백의민족의 순결무구(純潔無垢) 한 심성으로 타국을 침략 할 줄도 모르고 선량하게 살아왔다. 우리의 조상들은 수차레에 걸쳐 외적의 침략을 당할 때마다 단일민족 특유의 슬기로운 지혜를 모아 불굴의 의지로 힘을 합하여 외적을 물리치고 조국을 지켜왔다. 이제 내 조국 이 강 산에 쓰디쓴 아픔과 고뇌는 사라지고 희열과 감사와 평화가 깃들 날도 멀지 않으리. 그러나 국토의 분단이 거의 반세기를 훌쩍 넘었어도 아직도 이루지 못한 통일 ㅡ 냉전이 장송곡을 울리는데도 언제까지 분열과 갈등만을 거듭한다면 조국의 앞날은 어찌 될 것인가? 한 겨레가 살아 남기 위해서는 남북이 서로 통제에만 힘쓸 것이 아니라 정치적 경제적 군사적 외교적인 협력을 통해 진정으로 민족 공동체적인 방어체제를 마련 해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 아닌가 사려 된다. 한겨레의 갈림길 그 쓰라린 고통의 멍에에서 벗어날 획기적인 계기를 마련할 수는 없을까?  

 

 오! 사랑하는 내 조국의 통일은 과연 언제 이루어 질 수 있을까? 남북으로 갈라진 조국의 암담한 현실 앞에 가슴 아프고 비통한 마음 금할 길이 없다. 남북한의 대표가 화해와 협력으로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열어 자유 왕래로 이산 가족들의 아픔과 쓰라린 상처를 아물게 하여 헐벗고 자유에 굶주린 북한 동포들을 위하여 이제 우리는 남과 북이 서로의 막힌 담을 헐고, 단일 민족으로서 서로 사랑하고 하나로 뭉쳐서 우리 민족 스스로가 자주 평화 통일의 길로 매진하여 기필코 민족의 소원인 통일을 이루어야 할 시기가 온 것이다. 우리가 통일의 길로 가는 첩경은 강한 국력의 배양을 바탕으로 세계를 향하여 세련된 외교술을 발휘하면 통일은 반드시 머지 않은 장래에 꼭 이루어 지리라고 나는 생각 한다. 통일은 이민족 최대의 과제이며 애국 애족이요, 반드시 이룩해야 할 민족의 의무라고 나는 생각한다. 겨레의 염원인 통일이 속히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소망 하면서 북녘 하늘을 바라본다. 제가 영영 못잊을 고향에 대한 시를 한편 올리겠습니다.

 

 

고향

 

언제나 돌아 가려나

새하얀 아카시아꽃이 

짙은 향 토하는 내 고향

눈 감아도 떠오르는 낯익은 동리, 푸른 산, 시냇가

소달구지가 덜컹거리며 다니던 신작로

새벽 녘에 여우가 닭서리를 해가던 산골

 

가물거리는 등잔불 밑에서 

군인 아저씨께 위문 편지를 썼던 어릴 적

동리 아낙들과 가련 산에 올라 

싱아대도 꺾어 먹고(도라지, 기루기, 곰취, 두뤂 등)

산나물을 뜯었던 옛 시절이 그립구나

 

서울로 시집간 큰딸 자랑이 넘치던 선녀 엄마

재너머 돌 중이 수상 타는 둥 

시간을 팽개치고 

수다를 피우던 동리 아낙들! 

지금도 고향에 살고 있을까

언제든 돌아 가야지

몽매에도 그리운 내 본향으로

 

어느 날 숲에서 산딸기를 따 먹다 보니

청머루 순이 뻗어나와 

내 전신을 휘어 감고 돌았다

또 고향 꿈을 꾸었나 보다. 

 

 


 

 

약력 [이춘혜]시인. 수필가. 소설가.

** 한맥문학 시부문 당선 등단 [2001년] 

** 제 14회 월간 한맥문학상 수상.[2008년]

** 해외문학 신인상 수필당선수상[2008년]

** 한국문인협회 워싱턴  주 지부 창설자[ 김성령. 김학인. 이춘혜] 2007년 2월 창설 

** 한국문협 워싱턴 주지부 초대 [시분과회장] 역임. * 1918년 본협 감사.

** 해외문학 18대 [시부문] 대상수상. * 해외문학 작품상 수상 [매미]

** 제1회 북한 인권문학상 단편소설 부문 장려상 수상.

** 2010년 미주 재림문학 단편소설 당선.[치한과의 조우] 

** 한맥 문학 북미주지회 이사.  

** 한국문협 본국회원. * 전 미주시인 회원.

** 미주 재림문협회원 미주 재림문학에 [제 1집부터 14집까지 시 게재]

** 전 서북미 문협 회원. 뿌리 동인.

** 해외문협 워싱턴 주 편집위원.

** 전 문예운동 [공동발행인] 탈퇴

** 시애틀 문학인협회 회원

**시집 ㅡ 시애틀의 단풍 [2009년10월] 

** 제3회 워싱턴주한인의날 축시 당선 [영원한 한인의 날]낭송

** 시애틀 한국일보 신년시. 미디어한국 .

** 시애틀 중앙일보 신년시 [2006 ㅡ2012년까지]

** https://WWW.seattlen.com/hot/18319  이춘혜시인의 신앙시 [2014 년부터 ~ 2023]

** 시애틀 라디오한국 창사 기념 축시와 신년시20년 연속 게재.

** 라디오한국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음 [2020년 10월 1일]  

** E- mail : choonlee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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