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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선임 과정 설명한 축구협회…결국 해명 못한 '공정성'
22일 장문의 글 올려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 설명
"최종 결정은 이임생 이사가"…절차 부재 해명 못해
 
울산광역매일   기사입력  2024/07/23 [17:53]

▲ 홍명보 신임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15일 오전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외국인 국가대표 코칭스태프 선임 관련 업무차 출국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울산광역매일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을 두고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자 대한축구협회가 지난 5개월의 과정을 직접 설명했다. 다만, 축구협회의 해명이 대중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축구협회는 22일 공식 홈페이지에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을 설명 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게시했다.

 

해당 글을 통해 축구협회는 "지난 2월부터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을 위해 진행했던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논의 내용과 기타 주요 진행 및 결정 과정을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축구협회가 지난 2월 경질된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전 감독의 후임으로 홍명보 전 울산HD 감독을 선임하자, 절차와 시스템, 공정성과 투명성이 사라졌다며 협회를 향한 쓴소리가 이어졌다.

 

이에 더해 박주호 전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의 폭로는 축구협회를 향한 비판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거센 비판 여론에도 축구협회는 "문제없이 절차대로 선임을 진행했다"는 태도로 일관했으나, 문화체육관광부가 감사에 착수하자 직접 구체적인 해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 정해성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이 지난 4월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제5차 전력강화위원회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울산광역매일



축구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6차 전력강화위 회의까지만 해도 대표팀 사령탑 물망에 오른 후보들은 모두 외국인이었다. 협회는 그중 1, 2순위 후보와는 실무 협상도 진행했다.

 

협회가 말하는 1순위 후보는 제시 마쉬 캐나다 대표팀 감독으로, 대중의 호응을 가장 많이 받은 후보 중 한 명이었다.

 

마쉬 감독에 대해 협회는 "초반에는 연봉 규모나 국내 거주 요건에 대해 호의적이었으나, 이후 구체적인 질의와 협상이 진행되자 불협이 있었다"며 "최종적으로 상대측에서는 '국내거주 문제와 세금문제로 감독직 제안을 포기한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임기 도중 해외에만 머무르며 논란을 일으켰기 때문에 국내 체류 조건을 중요하게 여겼다는 것이다.

 

2순위 후보 역시 소속팀과의 계약종료 확인서 제출이 늦어지면서 최종 결렬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협회는 "10차 회의까지 최종 후보 4명을 선정하는 과정에서도 홍명보 감독은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았고, 오히려 이전의 발언들로 인해 선임 가능성은 작았다"며 "'홍명보 감독 프리패스설'은 오해"라고도 전했다.

 

또한 정몽규 축구협회 회장은 최종 선택을 이임생 이사에게 오롯이 맡겼다며 감독 선임 과정에 정 회장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소문도 오해라고 해명했다.

 

이렇듯 축구협회는 지난 5개월의 과정과 최종 선택의 이유를 상세히 설명했다.

 

▲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본부 총괄이사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홍명보 축구국가대표팀 선임 관련 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울산광역매일



하지만 결국 축구협회가 내놓은 긴 해명의 결론은 지난 5개월간 협회는 10차례 이상의 회의와 검토, 면접 과정을 거쳤음에도, 최종적으로는 이임생 이사 혼자만의 판단으로 대표팀 감독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협회는 이 이사가 지난 2일 유럽으로 나서 최종 면담을 진행한 두 외국인 감독이 "각각 22페이지와 16페이지의 자료를 제시하는 등 대표팀 사령탑 자리에 열의를 보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협회는 "의욕과 성의가 대표팀 감독으로서의 능력과 경쟁력의 근거가 될 순 없다"며 "해당 감독들의 축구 철학과 방향성이 기존에 전력강화위에서 파악한 바와 맞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지도자들의 분명한 자기 축구철학이 협회의 기술철학과 접목이 될 것인가에 대해서도 확신은 들지 않았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홍명보 감독의 축구철학, 경력 등에 대해서는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다른 자료를 확인할 필요가 없었다"고 전했다.

 

5개월간 논의를 진행했으나 결국 후보들을 각각 다른 잣대로 평가했으며, 가장 중요한 최종 결정은 한 사람의 몫이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자체는 결국 협회 내에서 절차와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축구협회는 긴 글을 통해 지금껏 대중이 제기하던 비판에 대해 해명을 하고자 했으나 결국 문제를 인정하는 모양새가 된 것이다. 

 

결국 축구협회는 이번 해명을 통해 현재 대중들과 축구인들이 지적하는 문제의 핵심이 무엇인지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만 보여주고 말았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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