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민들은 오랫동안 실질적 의과대학이 없이 대학병원이라는 허울만 갖춘 울산대학병원 한곳으로만 고급의료 서비스를 제공받아 왔다. 당연히 암 등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병에 대한 의료서비스는 수도권까지 원정진료를 가야만 하는 수고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무엇보다 2022년 기준 울산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전국에서 가장 높음에도 삶의 질의 결정하는 의료서비스 수준은 전국 17개 대도시 중인 중하위에 머물고 있다. 더욱이 최근 의대증원 사태로 인해 응급실 운영의 난맥상이 낱낱이 드러나면서 의료서비스 환경이 열악한 울산에도 안정적 응급의료체계 구축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현장에서 나온다.
울산시가 지난 10일 울산대학교에서 개최한 2024년 울산 3S 응급의료 학술토론회에서 나온 말이다. 3S란 Speed(빠르게), Safely,(안전하게), Save lives(생명을 구하다)를 뜻한다. 소방 및 지역 응급의료기관 관계자 등 22기관 80여명이 참석해 진행됐다. 의료 응급상황과 관련하여 이날 발표된 `2024년 울산의 구급활동 현황 및 응급환자 이송ㆍ전원체계에 따르면 지난 2014년 2만7천419건이었던 구급활동 이송 건수가 지난 2023년 3만4천659건으로 26.4%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동안 응급의료기관 증가가 전문한 것과 비교하면 기존 응급의료기관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가 도달한 것 아닌가 판단된다.
지난해까지 최근 10년간 연평균 응급환자 이송건수는 3만409건에 이송 인원은 3만1천247명에 이른다. 올해도 비슷한 부준을 유지했는데, 11월말 기준으로 2만8천839명이 이송됐다. 적지않은 숫자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전공의의 파업사태로 전국 응급의료기관에서 응급환자를 받아주지 않아 소위 장시간 응급실을 찾아 헤매는 `응급실 뺑뺑이`로 인해 응급환자가 사망하는 사례가 빈발했을 때 울산은 그 같은 이슈는 없었다. 이유는 정부가 상급의료기관이 전무한 울산에 상급의료기관의 임무를 맡기고, 권역외상센터 역할을 할 의료기관으로 울산대학교병원을 지정해 두었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보건복지부나 정부의 역할 없인 울산지역 의료서비스 질 향상이나 응급의료시스템 구축이 어렵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이번 학술토론회에서 울산대학교병원 내 권역외상센타로 응급환자 이송이 급증하면서 볼멘소리가 나왔다. "권역센외센터의 지원은 초라하고, 의료진은 점점 지쳐간다"며 "이대로 방치하면 권역회센터 현장도 소리없이 무너질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또 "울산시의 지원이 절실하다. 서울시는 현장 의료진을 위해 예산을 지원하고 있는데, 울산시도 의료체계 전반을 유지하기 위해 검토달라"고도 했다.
이제 공은 울산시로 넘어왔다. 열악한 울산의 의료서비스체계를 울산시 힘만으로는 부족하겠지만, 당장 응급의료 공백만 없도록 울산시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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