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용 울산연구원 연구위원     ©울산광역매일

2025년 트랜드분석에 빠지지 않고 포함되는 단어 중 ‘아보하’라는 단어가 있다. 아보하는 '아주 보통의 하루'라는 뜻으로, 특별한 성공이나 이벤트보다는 평범한 일상에서 소소한 행복과 만족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 단어를 풀어보면 현대인은 과도한 경쟁과 소비 중심의 생활에서 벗어나, 내면의 평화와 심리적 안정, 지속 가능한 삶을 중시하고 지향하는 현대인 삶의 이상향을 이야기하고 있는듯 하다. 

현대 사회는 빠른 속도와 과도한 경쟁, 그리고 성과 중심의 문화가 지배적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이러한 환경 속에서 사람들은 끊임없이 성공과 성취를 추구하다가 심리적 피로감과 스트레스를 느끼게 됨에 따라 심리적 안정과 마음 챙김에 대한 관심 증가하고 있다.

심리적 안정과 웰빙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사람들이 자신만의 속도로 살아가고 일상에서 행복을 찾으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으며, 이러한 경향은 '아보하'라는 신조어를 탄생시켰고 이를 통해 ‘마음 챙김’을 실천하는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사람들은 더 이상 과도한 소비나 물질적인 성취를 행복의 절대 기준으로 삼지 않는 대신 내면의 가치를 채우는 지속 가능한 삶을 추구한다. 이러한 면에서 작은 만족감을 추구하는 '아보하'는 가치관의 변화를 반영하며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얻고 있어 각종 트랜드 보고서에 오르고 있는듯하다. 

‘아주 보통의 하루’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절대 기준치는 없다. 누군가에게는 아주 보통의 하루 일지라도 누군가에게는 간절히 기다리던 하루일 수도 있고, 아주 특별한 하루일 수도 있다. 하루를 평범하게 산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깨닫게 되는 듯하다. 특히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정이라면 더욱 뼈저리게 느끼고 있을 것이다.

울산광역시는 누군가에게 ‘아주 특별한 하루’였던 것을 ‘아주 보통의 하루’로 살게하고자 2025년 문화관광체육 분야에서 다양한 정책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그중에서 필자 눈에 띄는 사업은 ‘울산 아이 문화패스’ 지원 사업이다. 

‘울산 아이 문화패스’ 사업은 7세부터 12세까지 초등학교 나이대의 모든 아동이 다양한 문화ㆍ예술ㆍ체육 분야를 향유할 수 있도록 10만원 상당의 카드를 지급하는 사업으로, 시스템 마련 등 준비 과정을 거쳐 오는 3월 이후 시행될 예정이라고 울산시는 밝혔다.

‘울산아이문화패스’ 사업의 특징은 관내 문화예술, 관광, 체육분야 등의 모든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으로, 비슷한 특성을 지닌 ‘통합문화이용권’의 사용을 가입 가맹점으로 제한하고 있는 현재의 한계를 뛰어넘는다고 볼 수 있다.

각종 보도자료를 보면 지역 문화예술계가 어렵다고 하고, 민간 소극장 등은 운영의 어려움으로 문을 닫는다는 보도가 종종 눈에 띄는데, ‘울산 아이 문화패스’ 지원 사업은 어린 학생들의 문화ㆍ예술ㆍ체육 향유 욕구를 충족 시켜줌과 동시에 지역 문화ㆍ예술ㆍ체육 분야 종사자들에게도 어려운 시기를 잘 해쳐나갈 수 있는 사업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에 공공에서는 시스템이 차질없이 작동되도록 만전을 기해야하며, 민간 문화ㆍ예술ㆍ체육계에서는 울산 아이 문화패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3월 이전에 관련 프로그램과 콘텐츠들을 재정비하고 작지만 큰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할 것이다. 

울산의 모든 어린이가 성인이 되어 울산에 계속 거주할 수 있도록...또는 공부나 직장 문제로 타지역으로 떠나더라도 다시 돌아와 살고 싶은 울산이 될 수 있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