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는 고리 원전 1호기를 폐로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국내 원전에 대한 불안에 휩싸인 여론을 의식한 정부의 조치다. 정부의 이러한 결정에 대부분의 국민들이 찬성하였고, 고리 1호기는 앞으로 수십 년에 걸쳐 점차 폐로 될 것이다. 하지만 막연히 원자력이 위험하다는 이유하나만으로 폐로하기로 결정한 조치는 다소 성급한 감이 있다. 자원이 부족한 한국의 상황에서 원자력은 단순한 에너지의 차원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한국은 자원이 풍족한 나라가 아니다. 지구상의 몇 산유국들은 지형적 혜택으로 국가의 부를 축적하는 등 그 풍족함을 누리고 있다. 반면, 한국은 에너지 자원 보유 측면에서 보면 자원 빈국중의 하나에 속해 있다. 이 같은 현실에도 불구하고 전기료를 걱정하지 않고 공장을 가동하고 가정에서 편리하게 전기기구를 사용 가능한 것은 국내 원자력의 기술 덕분이다. 단 1g의 우라늄으로 석탄 3t의 열량을 낼 수 있는 에너지원인 원자력을 대체할만한 에너지원이 있을까?
이 같이 소량으로 거대한 열량을 내는 에너지원인 원자력은 국내외에서 그 안전성 또한 확보된 상태다. 국내 많은 사람들이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그 예로 들며 원전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의 원전은 그 설계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일본의 원전이 원자로가 터빈과 바로 연결된 비등경수로의 방식으로 원전을 건설한 것과는 달리 국내 원전은 고압의 압력에도 견딜 수 있는 돔 형태의 가압 경수로를 바탕으로 한다. 게다가 한수원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후속대책으로 고리원전의 해안방벽 증축, 부지별 이동형 발전차량 확보, 주요 안전설비의 침수방지를 위한 방수문 설치 등 극한의 자연재해에 대한 국내 원전의 안전성확보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였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원자력의 수명을 연장하는 분위기다. 그 대표적인 예로 미국의 경우 고리 1호기와 같이 노화된 원전들을 대상으로 60년 운전허가를 하였다가 그 규정안을 수정하여 자그마치 80년간 운전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이는 원전이 위험하다는 불안감에 휩싸인 반원전 여론을 의식하여 신중한 검토없이 고리 1호기를 폐로하기로 조치한 한국 정부와는 판이하게 다른 결정이라 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원전을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에너지를 개발해야 한다고 그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태양력이나 풍력과 같이 무한히 공급되고 환경오염 없이 그리고 전혀 위험하지도 않은 에너지원들이 주요한 전력원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이러한 대체에너지에 대한 기술력은 현재 턱없이 부족하다. 가령 풍력발전이나 태양력은 기상상황에 매우 민감하며 이들이 낼 수 있는 전력량으로는 현재 우리가 소비하는 전력량을 따라잡기에 너무나 부족하다. 또한 이들 재생에너지설비를 수리하고 유지하는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국내의 원자력 산업은 자원 빈국인 우리에게 값싼 전기료의 혜택으로 경제성장의 원동력을 제공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안전성에 대한 신중한 검토도 없이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국가 성장의 원동력이 되는 에너지원의 핵심인 원자력. 이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원자력에 대한 보다 치밀한 연구와 기술개발이 이루어져야하며 국가는 이 에너지원에 대한 정부와 국민 그리고 환경단체와의 소통을 보다 효과적으로 이끌어내야 한다. 이를 토대로 바람직한 원전에 관한 정책결정이 이루어지길 기대해본다.
부산 기장군 기장읍 박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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