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기본에 충실하자는 말을 많이 한다. 그 말은 기본에 충실하지 못했다는 말과도 통한다. 지난해 많은 사건사고가 생긴 것도 기본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메르스 사태도 기본을 지키지 않은 인재였다. 세월호나 마우나 리조트 붕괴 사고도 기본을 지키지 않은 사고였다. 이처럼 나라가 흔들리고, 사회가 흔들리고, 가정이 흔들인 것은 모두 기본을 지키지 않아서이다. 사회질서법이 무시되고, 학교의 교권이 추락하여 무질서를 만든 것도 기본이 제대로 서지 않아서이다. 많은 인종이 살고 주(州)마다 법이 다르지만 미국이 흔들리지 않는 것은 그런 차이 속에서도 법을 지킨다는 데 있다. 즉, 기본을 지킨다는 것이 국격을 높이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반면 우리는 어떠한가. 법은 있지만 떼법이 더 우선하는 사회를 우리 스스로 만들고 있지는 않는가. 논어(論語)에 보면 이런 말이 있다. 군자무본 본립이도생(君子務本 本立而道生), "군자는 기본에 힘을 써야 한다. 기본이 제대로 서야 나아갈 길이 생긴다"는 뜻이다. 프로야구 감독들은 이런 말을 자주 한다. "기본을 중시하는 야구를 하겠다." 프로스포츠 감독이 기본 운운하는 것은 그만큼 잔재주보다 기본이 더 중요하다는 말일 것이다. 프로야구 구단주를 오래하면서 느낀 것은 기본에 충실한 선수는 슬럼프에 빠져도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사회가 제대로 움직이는 것은 결국은 기본이 작용하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기본이 바로서야 좋은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감독의 말은 야구와 무관한 사람도 한 번 쯤 되새겨 볼 말이다. 우리는 기본을 지키는 것이 언제부터인가 무관심해지고 손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기본이 얼마나 중요한지 제대로 가르치지 않은 우리 사회에 그 책임이 있다. 우리 삶에서 기본은 가정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가정이 바르게 서면 사회가 바르게 되고 그러면 국가가 바르게 되는 것이다. 국가와 국민, 교사와 학생, 부모와 자식에 기본이 서지 않으면 그 사회는 불가불 무너져 내리는 길로 접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가 몸담은 사회가 튼튼하게 자리하고 오늘보다는 내일이 나은 사회가 되자면 사회 구성원 각자가 자기 자리에서 기본을 지키고 상대방도 기본을 지킬 수 있도록 배려해주어야 할 것이다. 아무리 세상살이가 어려워도 구성원 서로가 기본만 잘 지키면 세상은 살 만하게 원만히 돌아갈 것이다. 2016년은 우리 사회가 보다 더 건강하고 행복해지기 위해 무엇보다 기본을 소중히 해야 한다. 그래서 새해 아침에 우리 모두의 화두로 본립도생 사해개춘(本立道生 四海開春)이란 말을 드리고 싶다. "근본이 서면 길이 생기고, 온 세상에 봄기운이 열린다"는 뜻보다 더 귀한 화두가 또 있을까. 우리는 지금 국내외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하나둘이 아니다. 숨 가쁘게 빠르게 변화하는 내외 환경 속에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의 혁신이 필요할 것이다. 정치인은 물론이고 정부나 국민까지 변혁하려면 모두 변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우리는 사해개춘(四海開春)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세계는 지금도 끊임없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변하지 않으려면 변해야 한다. 변화를 갖되 기본에 충실해야 하며, 혁신 역시 기본에 충실할 때 바람직한 결실을 거두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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