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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영의 무대매너
 
박정관 굿뉴스울산 편집장   기사입력  2016/07/13 [14:06]
▲ 박정관 굿뉴스울산 편집장     © 편집부
재작년 울산고래축제의 개막식 무대의 피날레를 장식한 가수는 윤수일이었다. 윤수일은 울산장생포 출신가수로서 어릴 때 혼혈이었다고 친구들에게 엄청 구박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장생포 연안을 배회하며 끊임없이 기타줄을 튕기었다. 파도처럼 가슴에 파고드는 설움과 뼈저린 고독을 곱씹으며 그는 노래에 인생을 걸었고, 마침내 성공했다. 울산고래 생태체험관 옆 작은 연안공원에는 영화 인디아나 존스의 실제모델이었던 로이채프먼 앤드루스의 동상이 있고, 바로 곁에 윤수일의 자작곡 ‘환상의 섬’의 노래비가 의젓하게 자리 잡고 있다.

군대를 전역한 사람이라면 김수희가 부르는 ‘남행열차’와 윤수일이 불렀던 ‘아파트’를 어찌 잊겠는가. 군인들은 비 내리는 호남선 남행열차에 흔들리는 찻잔사이로 주고받았던 연인간의 애절한 사연을 목이 터져라 불렀었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아파트에서 태어나고 자라 아파트는 삶의 터전이자 문화일 것이다. 그러나 윤수일이 불렀던 아파트는 별빛이 흐르는 다리를 건너 바람 부는 갈대숲을 지나 언제나 나를 기다리던 너의 아파트였고, 너와 나의 아지트이자 이상향(理想鄕, utopia)이었다. 그 노래를 수천 번 부르고 나면 제대날짜가 코앞에 와있던 군대생활이었다.
작년 울산고래축제의 개막식 무대의 피날레는 박현빈이 장식했다. 박현빈은 ‘오빠만 믿어’를 비롯한 ‘샤방샤방’ 등 그의 인기곡을 파도처럼 시원시원한 목소리로 부르며 무대를 달구었다. 그는 아쉬워하는 가운데 앵콜송을 부르고 떠났다. 축제의 현장에서 만난 연예인에게 눈길 한 번 더 가는 것은 인지상정, 그는 빡빡한 지방공연 일정을 분망하게 소화하느라 지난 4월 29일 서해안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가 아주 크게 났다. 다행히 병원치료를 받아 현재는 많이 회복됐다고 한다.

2016년 올해 울산고래축제 개막식에서 김기현 울산시장은 “거친 파도를 가르며 5대양을 누비는 고래는 바다의 왕이며 동시에 강력한 힘의 상징이다. 지금 우리 울산의 경제가 좀 어렵지만 고래의 기상으로 나가면 힘찬 경제도시로 도약할 것이다. 이 축제를 맘껏 즐기고 그 에너지를 충전해 가기를 바란다”고 축사했다. 곧이어 서동욱 남구청장이 큰 소리로 “고래의 숨결 살아 숨 쉬는 울산남구장생포에서 2016년 울산고래축제 개막을 선언한다”고 선포하자 축포가 터지고 참석자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터뜨렸다.

이 날 개막식이 진행되는 동안 간간이 흩뿌려지던 빗줄기에도 무대 좌석을 꽉 채운 시민들은 꼼짝하지 않았다. 그러나 빗발이 조금 거세지자 요동하며 일부 사람들이 자리를 떠나기도 했다. 다행히 빗발은 5월 하순의 기후와 맞물려 참을만했고, 차츰차츰 잦아들었다. 그때 개막식 마지막 무대를 장식하는 가수 홍진영이 등장했다.

홍진영은 ‘사랑의 배터리’를 비롯한 귀에 익숙한 노래를 풀어놓으며 관중을 사로잡았고, 이내 열기가 더해졌다. 그런데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어린 꼬마관객이 갑자기 무대 앞으로 돌진해버린 것이다. 홍진영이 말로 얼레고 달래도 잘 안 되자 아이 엄마를 불렀고, 관객들의 양해를 구하고 아이를 앉은 채 기념사진을 찍어 객석으로 돌려보냈다.

그러자 꼬맹이들이 약속한 듯 무대 앞으로 나갔고, 부모들도 덩달아 무대 앞으로 우르르 몰려나갔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어린 아이들도 얼떨결에 초대가수의 품에 안겨 엄마 아빠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게 되었다. 그녀는 그렇게 축제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엄지를 척하고 치켜세울 멋진 무대 매너를 선보였다. 그리고 마지막 앵콜송 ‘엄지 척’을 관객들과 함께 흥겹게 부르고 아쉬운 무대와 축제현장을 뒤로하고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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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7/13 [14:06]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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