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생각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더 킬러] 데이빗 핀처
 
울산광역매일   기사입력  2023/11/15 [09:45]

https://www.netflix.com/kr/title/80234448

 

동명의 프랑스 코믹스 그랙픽노블을 스릴러 영화의 거장 데이비드 핀처가 넷플릭스와 손잡고 만든 영화입니다. 주인공은 전문 킬러로 자기 일을 프로페셔널하게 완벽하게 끝내기 위해 철저한 원칙을 지키려 애씁니다. 심지어 심박수가 60대가 되어야 안정이 되어서 타깃을 저격할 방아쇠를 당기는 최적의 타이밍이라고 믿습니다. 사람을 죽이는 암살을 위해 최고의 루틴을 만들어서 완벽한 살인을 기획하는 킬러지만 뜻밖에도 그렇게 공을 들인 암살에 실패하고 맙니다. 영화는 킬러가 암살을 실패한 이후로 오히려 살인청부기관에 의해 타깃이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영화의 포스터가 1917년 제1차 세계대전의 징병모집 포스터였던 Uncle Sam의 'I want you' 의 포즈와 매우 유사하다는 점입니다. 엉클 샘은 미국 정부를 의미하는데 손가락으로 포스터를 보고 있는 사람을 노골적으로 가르칩니다. 이 영화의 포스터는 아래 링크한대로 성조기 모자대신 킬러의 벙거지 모자를 쓰고 있고 손가락 대신 권총을 겨누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암살을 기획하고 준비하는 동안 내내 독백을 이어갑니다. '계획에 충실하라, 예측하되 임기응변하지 마라, 공감하지 말라. 공감은 나약함이다' 등등 암살 업무를 마치 공적인 업무처럼 메뉴얼화합니다. 그리고 첫번째 암살은 실패하지만 자신의 개인적인 복수는 완벽히 성공합니다. 

 

데이빗 핀처라는 명감독과 마이클 패스벤더, 틸다 스윈튼 같은 명배우들이 작품의 퀄리티를 올려놓으며 스타일리쉬한 킬러 느와르물을 완성했습니다. 암상을 위해 내면에서는 약간의 망설임이 있는듯 하지만 영화의 슬로건처럼 그는 빠르고 정확한 실행으로 자신의 일을 처리해나갑니다. 물론 살인입니다. 챕터 6과 마지막 에필로그까지 총 7개의 챕터 동안 각국을 옮겨다니며 암살 실패에 대한 조직의 대처에 복수로 응징합니다. 그러나 그에게 어떤 분노도 볼수 없고 사람을 죽이는데도 다른 영화같은 흥분이 느껴진다기 보다는 매우 차분한 상태에서 살인이 이루어집니다. 

 

세상 사람들은 모두 공감받기를 원하고 계획에 없는 것도 때로는 임기응변처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주인공은 영화내내 단 한번도 쓸데없는 일을 하지 않습니다. 독백에서는 약간 갈등할때도 있지만 실행은 언제나 신속 정확했습니다. 주인공은 챕터 내내 자신을 죽이려 했던 암살자들을 찾아내고 그 암살을 지시했던 자신의 오랜 지인도 처단합니다. 자신이 살아남는 것이 성공이라고 생각하는지 망설이지 않고 모두 죽이는데 가족에게 사망보험금을 주기 위해 사고사로 위장해달라는 여자의 소원을 들어주지만, 우화를 꺼내 우회적으로 암살을 해야 했던 자신의 처지를 이해해달라는 다른 킬러의 부탁은 거절하고 계획을 바로 실행합니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은 실행이 모든 것이라고 말합니다. 사람을 죽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에게 살인은 불가능한 미션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주인공은 전문 킬러이고 여기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실행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그는 공감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가장 많은 말을 한 뉴욕의 킬러에게도 마지막 자비를 베풀어 여지를 주지 않고 바로 실행을 해버립니다. 그 자신의 룰을 따른 것이지요. 

 

문제는 그의 최종 목표가 안전해지고 싶다는 것입니다. 영화의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그는 너무나 평화로운 오후를 보내며 영화가 끝이 납니다. 그동안 아무렇지 않게 사람을 죽이고 엄청난 돈을 벌어 평생 벌지 않아도 될 정도의 돈을 가진 그는 아마도 은퇴한 것으로 보입니다. 주인공의 표정에는 어떤 불안함이나 두려움도 없이 그저 평안합니다. 그러나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상당한 모순이 있습니다. 

 

영화는 주인공이 오로지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안전하게 만들어서 자신이 얻고자 했던 모든 것을 얻으며 끝이나지만 현실 속에서 그는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 살인마이기 때문입니다. 비록 최고의 감독이 최고의 배우를 기용해 만든 영화긴 하지만 현실속 킬러의 모습은 그저 살인자라는 점입니다. 살인을 저지르고 그 댓가로 얻은 평안은 진짜 평화가 아닐 것이 분명합니다. 심지어 그가 소시오패스처럼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자라 할지라도 그의 영혼은 설혹 현실에서 위협적인 요소가 모두 제거된 상황이라 할지라도 영적 문제로 고통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인간은 그런 존재로 창조되었기 때문입니다. 

 

장르 영화의 거장이라는 감독들이 만들어내는 영화는 너무 잘 만든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입니다. 게다가 너무 뛰어난 배우들이 그 영화에 출연한다면 사람들은 영화의 메시지에 더 빠져들게 됩니다. 킬러는 아무리 멋진 사람이 연기해도 살인자일뿐이고 살인을 전문적인 업으로 삼고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원수를 모두 없애고 안전해진다 해도 진정한 평안이 있을수는 없습니다. 영화에서처럼 평생 쓰고고 남을 돈이 있고 경치가 좋고 뷰가 좋은 곳에 산다고 해도 그의 마음과 정신, 영혼은 지옥일 수 밖에 없습니다. 평범한 불신자에게도 평안이 없는데 그런 살인자에게 평안이 있을 수 있을까요? 평화로운 마지막 장면 속에 숨겨진 불안과 어두움을 볼 수 있는 눈이 필요합니다. 결국 하나님 떠난 모든 사람에게 있는 그 두려움 말입니다. 

                                                    

[출처] 2023년 11월 15일 오늘의 영화 : [더 킬러] 데이빗 핀처 (문헌정보팀 WE) | 작성자 문헌지기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23/11/15 [09:45]   ⓒ 울산광역매일
 
롯데백화점 울산점 https://www.lotteshopping.com/store/main?cstrCd=0015
울산공항 https://www.airport.co.kr/ulsan/
울산광역시 교육청 www.use.go.kr/
울산광역시 남구청 www.ulsannamgu.go.kr/
울산광역시 동구청 www.donggu.ulsan.kr/
울산광역시 북구청 www.bukgu.ulsan.kr/
울산광역시청 www.ulsan.go.kr
울산지방 경찰청 http://www.uspolice.go.kr/
울산해양경찰서 https://www.kcg.go.kr/ulsancgs/main.do
울주군청 www.ulju.ulsan.kr/
현대백화점 울산점 https://www.ehyundai.com/newPortal/DP/DP000000_V.do?branchCd=B00129000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