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모니카 소리가
장 바람 몰고 오는
오일장 터
북덕북덕 사람들 사이
온 몸으로 손수레 밀고 오는
동전 몇 닢 지페 몇 장에도
해바라기 같은 식구들 얼굴 떠올라
싱글벙글 미끄러지듯 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여린 살 잘린 나무토막 틈새
오체투지 애벌레처럼 꿈틀꿈틀 세상을 밀고가는
장터 털보아저씨
<시작노트>
털보아저씨는 걸을 수 없는 불구의 몸으로 장터에서 엎드려 손수레를 밀고 다니면서 일용품을 파는 아저씨인데
참 안되셨다 하면서도 남의 도움을 안받으려고 저렇게 열심히 살아가시는 모습을 보면 가슴 짠 해져 시를 지어보았습니다.
이영식
1957년 부산생
2018년 부산시단 등단
새부산시인협회회원
시산맥 회원
2020년 첫시집 《꽃, 응가》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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