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재진 울산과학대 겸임교수  © 울산광역매일

 지난 1월 24일부터 26일까지, 영국 런던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에듀테크 박람회인 벳쇼에서의 화두는 단연 인공지능(AI)이였다. 전세계 130여개국에서 참가한 500여개의 기업으로 가득 찬 전시장내에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각종 하드웨어와 교수.학습 소프트웨어들이 즐비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구글 같은 글로벌 기업뿐 아니라 전 세계 스타트업들도 AI, 가상현실을 접목한 미래 교실의 모습을 선보였으며, AI를 최적의 환경에서 구현할 수 있는 최신 기기들도 눈길을 끌었다.

 20세기 후반부터 21세기 초반까지 교육 분야는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인터넷의 대중화와 함께 온라인 교육이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전통적인 교실 학습 방식이 점차 온라인과 혼합된 형태로 발전해 나갔다. 글로벌 온라인 공개수업(MOOC)의 등장은 이러한 변화를 가속화했으며,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누구나 양질의 교육을 무료로 접할 수 있게 되었다. 클라우드 기술의 발전은 교육 자료의 접근성을 높였고, 모바일 기기의 보급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학습 환경을 가능하게 했다. 플립 러닝 같은 새로운 학습 방법론이 등장하며 교육의 효율성과 효과성이 크게 향상되었다.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술이 에듀테크 산업에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했다. AI 알고리즘을 활용한 맞춤형 학습 솔루션은 학습자 개개인의 학습 스타일과 진도를 분석해 개인화된 학습 경로를 제시하며, 학습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이러한 기술은 학습자의 동기 부여를 증진시키고, 교육자에게는 학생들의 진도와 이해도를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함으로써 보다 효과적인 교육 방법을 모색할 수 있도록 도왔다.

 최근에는 VR과 AR 기술이 교육 분야에 더욱 깊숙이 침투하며, 학생들에게 현실감 넘치는 학습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가상 현실을 통해 역사적 사건을 직접 체험하거나, 생물학적 구조를 3D로 탐색하는 등, 전통적인 학습 방식으로는 불가능했던 경험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이는 학생들의 학습 몰입도를 높이고, 복잡한 개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며, 실제 환경에서는 실행하기 어려운 실험을 가상 환경에서 안전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해준다.

 AI의 발전, 특히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교육의 효율성과 질을 한층 더 향상시켰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은 다양한 질문에 대해 즉각적이고 다양한 답변을 제공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학습자의 개별적인 요구에 맞춤형으로 대응할 수 있는 학습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이는 교육자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어, 학습자의 이해도와 학습 진도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그에 따른 개선 방안을 모색할 수 있게 한다.

 AI 기반 교육 도구의 발전은 학습자 개인의 필요와 선호에 맞춘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교육의 접근성을 대폭 확대했다. 전 세계 어느 곳에서나 고품질의 교육 자원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고, 이는 지역적, 경제적 제약을 가진 학생들에게도 양질의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 하지만, AI와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 능력이나 창의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술적 혁신과 인간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교육 방식의 발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한민국은 AI 교육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선도적인 위치에 있으며, 이는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투자와 정책 지원, 기업들의 노력, 그리고 사회 전반의 AI에 대한 높은 인식과 수용성 덕분이다. 정부와 민간 기업은 AI 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으며, 이는 국가의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AI 교육의 확산과정에서 도시와 시골 간, 부유층과 빈곤층 간의 교육 기회 불균형 문제가 여전히 존재한다. 또한, AI 기술의 빠른 발전 속도를 교육 커리큘럼이 따라잡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갱신과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생성형 인공지능의 등장은 교육 분야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정보 제공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정보를 어떻게 분석하고, 비판적으로 생각하며, 창의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개인화된 교육과 기술 교육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교육 방식과 내용의 혁신이 시급하다. 교육자, 학자, 관련 기관들의 적극적인 노력과 협력을 통해 새로운 시대의 요구에 부합하는 교육 체계의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는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이며, 지속 가능한 발전과 사회적 포용성을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다.